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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노조 대법 판례 의미와 이후 과제

조현주 (공공운수노조법률원 변호사)

 

 

1. 이 사건 경위와 대법원 판례

 

가. 이 사건 경위

 

1999년 11월

재능교육교사노동조합 결성

1999년 12월

재능교육교사노조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설립신고증 교부 받음

2000년 11월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이하 ‘학습지노조’)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설립신고증 교부받음

2006년

재능교육교사노조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로 변경

2007년 4월

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변경신고증 서울지방노동청장으로부터 교부 받음

2007년 말

주식회사 재능교육이 2007년도 단체협약 일방 해지 통보

2008년 말

노조 탈퇴하지 않은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계약해지

2012. 11. 1.

서울행정법원(2011구합20239·2011구합26770 병합) 학습지노조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상 노동조합 인정, 부당노동행위 인정. 학습지교사의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상 근로자성 부정

2014. 6. 20.

학습지노조와 ㈜재능교육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도출

2014. 8. 20.

서울고등법원(2012누37274·2012누37281 병합) 학습지노조가 노조법상 노조 아니라고 판결. 학습지교사의 근기법상 근로자성 부정

2018. 6. 15.

대법원(2014두12598·2014두12604 병합), 학습지노조의 노조법상 노조 인정, 부당노동행위 일부 인정. 학습지교사의 근기법상 근로자성 부정

 

나. 학습지노조 대법 판례(대상판례)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2014두12604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기타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노무를 제공 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법은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기 위해 제정된 근로기준법과 달리,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통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과 근로자에 대한 정의규정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할 것은 아니다.

 

2. 대법원이 판례로 확립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에 의하면, 원고 학습지교사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 비록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노동3권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 학습지교사들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업무 내용, 업무 준비 및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학습지교사들이 겸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여, 참가인으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원고 학습지교사들의 주된 소득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② 참가인은 불특정다수의 학습지교사들을 상대로 미리 마련한 정형화된 형식으로 위탁사업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보수를 비롯하여 위탁사업계약의 주요 내용이 참가인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③ 원고 학습지교사들이 제공한 노무는 참가인의 학습지 관련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것이었고, 원고 학습지교사들은 참가인의 사업을 통해 학습지 개발 및 학습지 회원에 대한 관리・교육 등에 관한 시장에 접근하였다.

 

④ 원고 학습지교사들은 참가인과 일반적으로 1년 단위로 위탁사업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기간을 자동연장하여 왔으므로 그 위탁사업계약관계는 지속적이었고, 참가인에게 상당한 정도로 전속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 학습지교사들은 비록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참가인의 지휘・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⑥ 원고 학습지교사들은 참가인으로부터 학습지회원에 대한 관리・교육, 기존 회원의 유지, 회원모집 등 자신이 제공한 노무에 대한 대가 명목으로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⑦ 비록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특정 사업자에 대한 소속을 전제로 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고용 이외의 계약 유형’에 의한 노무제공자까지도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한 노동조합법의 근로자 정의 규정과 대등한 교섭력의 확보를 통해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참가인의 사업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참가인과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는 원고 학습지교사들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서 참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원고 학습지교사들에게 일정한 경우 집단적으로 단결함으로써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인 참가인과 대등한 위치에서 노무제공조건 등을 교섭할 수 있는 권리 등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이 헌법 제33조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2. 학습지노조 대법원 판례의 의미

 

가. 의의

 

1) 종래 대법원 판례는 노조법상 근로자성 인정범위가 근기법상 근로자성 인정범위보다 넓다고 하면서도, 취업 중인 자나 구직 중인 자가 아닌 취업 중인 노무종사자와 관련해서는 골프장캐디에 대한 두 건의 사례 외에는 실질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과 달리 판단한 사례가 없었고,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구체적인 판시가 없었습니다. 대상판례는, 취업 중인 노무제공자에 대해서도, 노조법상 근로자성 인정범위가 근기법상 근로자성 인정범위보다 넓음을 분명히 하였고, 근기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과 다른 노조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판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2) 과거 대법원은 학습지노조가 노조법상 노동조합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다39136판결(원심 서울고법 2005. 6. 14. 선고 2005나5586판결). 대상판례는 2005년 학습지노조 판결을 사실상 변경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 한계

 

1) 2006년 학원강사 판례(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판결) 이후 근기법상 근로자성 판례의 흐름

 

첫째, 사용자의 지휘‧감독의 정도와 관련하여 종전 판례에서는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을 요하고 있던 것을 ‘상당한 지휘감독’으로 완화하고 있습니다.

 

둘째,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정할 수 있는 것은 편면적 징표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즉 만약 그러한 징표가 있다면 당연히 이는 근로자성을 인정하는데 유리한 징표이지만,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성을 배제하는 징표로는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임금의 지급방식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고 실적 내지 업무결과에 따라 비례하여 지급하는 형태의 금원지급도 그 임금성을 인정하고 있고 이를 근로자성 부정의 징표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과 관련하여 2006년 학원강사 판결 이후 이 부분이 여전히 근로자성 판단의 요소로 되어 있지만, 이는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이 요소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위임계약서 등에서 정한 해지사유를 징계에 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셋째, 근로자의 개념은 근로자와 사업자 사이의 구별을 위한 것인 만큼 특정 노무공급자의 근로자성은 근로자적 징표뿐만 아니라, 사업자적 징표까지 함께 고려하여야 합니다. 근로자가 아니라면 당연히 사업자적 징표들이 확인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종전 1994년 판례(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판결)는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라고 제시하고 있었고 종전 판례에 대하여 노무공급자의 사업자성에 대한 판단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어 왔습니다. 이에 2006년 학원강사 판례는 여기에 ‘....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를 추가함으로써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서 사업자성을 같이 고려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전문성과 경제적 능력을 가지는지 여부, 다른 사업자와도 거래할 수 있고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사업운영에서 비롯되는 위험도 인수하고 있는지 여부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2) 학습지교사의 근무실태

 

첫째, 학습지교사들은 다음과 같이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았습니다.

- 원고 근로자들이 학습지교사로 일하겠다고 하면 회사 연수원에서 4박 5일간 교육을 받도록 하였음/ 연수가 끝나면 참가인회사는 학습지교사들을 지국별로 배치하고 과목을 배정해 주었음

- 지국장은 아침조회에서 원고 근로자들에게 회사 영업방침, 업무지침 등을 전달하였음/ 신규교재가 출간되면 신규교재에 대한 교육을 받기도 하였음

- 원고 근로자들은 지국에서 배정해준 관리구역에 있는 회원들을 관리‧교육하였고 신규회원을 모집하였음/ 원고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관리구역과 교육대상을 임의로 선택할 수 없었으며 가르치는 과목도 점차 전과목을 가르치도록 요구받게 되었음/ 원고 근로자들은 회원의 집을 주 1회 방문하여, 한 과목당 15분씩 재능교육의 교재를 가지고 회원을 교육하였음/ 원고 근로자들은 방학 때 지국 교육장에서 특강을 하였음

- 원고 근로자들은 jei-victory.com 홈페이지에서 회원관리내역을 입력하였고, 회원들의 진단평가 결과를 입력하면 참가인회사는 전산을 통해 앞으로의 진도를 정해 주었음

- 원고 근로자들은 매달 요일별 회원수대로 회원관리카드를 작성하였음/ 참가인회사는 회원관리카드를 보고 진도가 너무 빠르다거나, 타과목도 진행하라는 등 지시를 하였음/ 원고 근로자들은 관리현황을 작성하여 참가인회사에 보고하였음

- 원고 근로자들은 매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참가인회사에 보고하였고 참가인회사는 이를 취합하여 월 업무추진계획을 잡았음

 

둘째, 원고 학습지교사들은 참가인회사의 ‘재능선생님 업무지침’의 적용을 받았고 그 성격은 취업규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점은 원고 학습지교사들의 근기법상 근로자성을 긍정하는 징표로 볼 수 있습니다. 가사 원고 학습지교사들의 임금이 실적에 따라 성과급 형식으로 지급되었다거나 업무지침을 취업규칙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기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징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셋재, 학습지교사는 ⅰ) 참가인회사가 제공해 준 교재‧시설 등으로 업무를 하고, ⅱ)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할 수 없으며, ⅲ) 다른 학습지회사에 겸직할 수 없으며, ⅳ)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원고 학습지교사들에게는 사업자성이 없습니다.

 

3) 대상판례의 한계

 

위와 같이 근기법상 근로자성 판단 표지가 변화되고 있고 학습지교사들의 근무실태는 근기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될 정도의 종속성이 있다고 보임에도 불구하고 대상판례는 근기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하였습니다.

 

 

3. 이후 과제: 노조법 개정

 

2017. 10. 9. ‘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규약 위원회(UN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전반을 심의한 후 내리는 최종 권고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유엔 사회권 위원회는 실질이 근로자이나 형식적으로 위탁계약을 체결한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노동법이 적용되도록 하고, 노동조합에 자유롭게 가입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하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 4. 6. 고용노동부장관에게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거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근로자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포함되도록 관련 조항을 개정할 것”을 권고하였고, 고용노동부는 2017. 10. 17.경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적극 고려해 2017년 하반기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실태조사와, 노사정 및 민간전문가 간의 사회적 논의를 통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기본권 보호를 위한 법률 개정 또는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입법적 보호방안을 마련․시행하겠다는 수용 입장을 회신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ILO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정부와 국회는 하루 속히 ILO 결사의 자유 협약을 비준하고 노조법을 국제수준으로 개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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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변백선 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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