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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지역에서 철폐연대 동지들은

 

권리 없는 ‘잡월드’를 투쟁으로 바꾸는 노동자들

권미정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 대표, 철폐연대 집행위원)

 

 

지난 10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이 자회사 형태로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제기가 나왔다. 이용득 의원에 따르면 중앙부처 산하 공공기관 334개 중,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중앙부처 산하 공공기관의 파견·용역노동자 54.7%는 자회사 형태로 전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직 정규직 전환이 확정되지 않은 기관이 많아서 자회사 방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중앙부처 산하 공공기관에서 일방적으로, 자회사라는 형태를 도입하겠다는 곳 중 하나가 ‘한국잡월드’이다. 한국잡월드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노사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규직 전환 논의를 시작했지만, 가장 많은 인원인 강사직군을 배제한 채 진행되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들이 결정한 자회사 방침이 민주적 절차로 결정된 좋은 방안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잡월드, 직업의 세계에서, 권리를 위한 투쟁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 한국잡월드분회는 4월 1일 노조를 결성한 이후 비로소 노사전협의체에 참여하고, 노사교섭도 진행했다. 사측은 강사직군을 배제시킨 채 진행한 노사전협의체에서 자회사 방침을 주장해왔다. 늦게 노사전협의체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자회사 방침을 거부하며 출근집회·중식집회를 하고 사업장휴일인 월요일에는 청와대 앞 집회를 하고, 노동부 앞 집회, 투쟁 결의대회도 진행했다.

7월 18일, 더운 여름날에 천막농성투쟁을 시작했고 연대단위와 함께하는 투쟁문화제를 통해 힘을 모았다. 농성을 시작하며 투쟁을 지지하는 방문객들도 생겨났다. 사측은 조합원들의 사내 집회를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을 출동시키기를 반복하더니, 8월 1일에는 노동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업무방해가처분신청소송을 냈다. 공공운수노조 간부들은 집회 1회당 500만 원, 분회 간부들은 1회당 1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이었다.

 

1.jpg[출처: 한국잡월드분회]

 

조합원들은 사측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 9월 7일~8일에 걸쳐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94.3% 찬성률로 대응했다. 파업 찬반투표 가결 이후 9월 18일 분회의 첫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20일에는 사측의 업무방해가처분소송이 기각되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투쟁의 힘을 몰아갔다. 9월 28일 비정규직철폐총력투쟁대회 파업출정식을 통해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장이 단식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하루 동조단식을 하면서 출퇴근 집회, 점심시간 단식집회, 게릴라파업, 수요 집중집회 등을 하며 직업체험관이 공공기관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하는지, 자회사 전환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이에 사측은 노사전협의체에서 형식적 논의를 지속하면서 자회사법인 등기를 진행하고, 청소‧시설‧주차‧경비 노동자들이 속한 용역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면서 자회사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설명회에서 노동자들이 자회사의 노동조건이 어떤지 물어보면 아직 시뮬레이션 중이라 모른다거나 훌륭한 자회사 사장이 와봐야 안다거나 하는 식의 답변만 하고 있다. 임금이 얼마인지 아직 모르지만 지금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거라는 경영컨설팅업체의 말을 믿으라는 사측이다.

다른 고용노동부 산하기관들(한국폴리텍대학, 근로복지공단, 산업인력공단 등)은 모든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인데도 한국잡월드에서는 자회사 말고 다른 선택은 없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1회 체험시간을 줄이고 회차를 늘리는 방식으로 편법 운영하는 사측에 맞서 잡월드분회 조합원들은 게릴라파업을 진행하고 사측은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게릴라파업, 하루전면파업으로 투쟁을 이어왔던 잡월드분회 동지들은 10월 16일 국정감사 대응을 위해 하루파업, 분회 간부동지들의 무기한 선도파업을 벌였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잡월드의 자회사 설립이 절차에도, 업무적 성격에도 맞지 않다는 제기가 있었음에도 한국잡월드 사측은 노사전협의체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 했다. 이렇게 싸우며 공공경기본부장 동지는 22일간의 단식투쟁을 마무리했고, 10월 19일 전면파업을 시작한 한국잡월드분회는 10월 24일 청와대 앞 단식과 집단노숙 투쟁에 돌입했다.

 

2.jpg[출처: 한국잡월드분회]

 

자회사는 또 다른 용역업체 정책일 뿐

한국잡월드는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이다. 그곳에는 소속외 인력인 파견·용역노동자가 338명이 있고 정규직 임직원이 50명 있다. 338명의 비정규직들은 7개의 용역업체로 나뉘어있다. 2년마다 재계약하는 업체, 1년마다 재계약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에 의해서 관람객 520만 명을 돌파한 한국잡월드가 유지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직업체험관은 청소년체험관 42개 체험실(66개 직업), 어린이체험관 41개(54개 직업)로 운영되고 있고 여기서 교육하는 강사직군 275명은 (주)서울랜드 용역업체 소속이다. 관람객의 다수는 직업체험을 위해 방문하고 있고 7개의 용역업체 중 강사직군으로 구성된 용역업체가 가장 크다. 이들을 제외하면 가장 큰 업체에 28명의 노동자가 속해 있고 2명, 3명 등으로 구성된 업체들이다.

338명의 비정규직들은 한국잡월드에서 임시로 필요한 일을 맡고 있지 않다. 그들이 없으면 기관 자체가 운영될 수 없다. 비정규직 모두가 상시적으로 고용되어 있었고 상시고용되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애초 한국잡월드는 업무 관리나 운영의 적시성 등을 위해 직접고용을 검토했던 바가 있었으나 다른 공공기관들의 흐름을 따라가듯 자회사로 입장을 결정하고 노사전협의체에서 합의는 못하고 사측 주장만 내세웠다.

사측은 10월이 되어 한국잡월드의 7개 용역업체 중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업체의 노동자 54명을 대상으로 자회사 전환 채용절차를 시작했다. 이제 계약기간이 끝나는 업체들의 노동자들에게는 계약만료로 해고를 당하거나 자회사로 가거나 투쟁으로 직고용을 쟁취해야 한다는 선택이 남았다.

잡월드분회 동지들은 투쟁으로 직접고용을 쟁취하고자 한다. 자회사로 전환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사측-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규직화에 대한 부담감뿐이다. 이미 민간업체 최초로 정규직 전환의 모범사례로 극찬 받았던 SK브로드밴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의 상징적 시작이었던 인천공항,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등 사례는 많다. 사용자는 SK이거나 인천공항이거나 철도공사인데 관리는 자회사를 통해 하는, 여전히 사용자의 책임을 피해가는 구조다. 용역업체에서 자회사로 명찰만 바꾼 채, 간접고용 비정규직 형태는 해결되지 못한다.

어느새 자회사는 예외적 방안이 아니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주요방안이 되었다. 이를 통해 비정규직 제로가 아니라 변형된 비정규직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조건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고용형태도 달라지는 것이 없는데 계약서만 바꾼 채 비정규직이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

 

 

3.JPG

[출처: 한국잡월드 홈페이지]

 

노동자권리는 우리 힘으로, 직업세계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투쟁

한국잡월드 홈페이지에 가면 “한국잡월드에서 예고 없는 파업으로 인해 체험에 차질이 생겨서 죄송하다”며 “고객 여러분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팝업창이 떠있다. 지금,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비정규직들을 정규직화하는 것이다. 직접고용하는 것이다.

한국잡월드는 국내외 최대 규모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종합직업체험관임을 강조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노동인권교육도 하고 근로계약서쓰기 이벤트도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국잡월드에서는 노동인권이 지켜지고 있지 않다. 지켜지지 않고 있는 노동인권을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고용노동부는 간접고용 방식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자회사 방식의 고용전환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되지만 공공부문정규직화추진단 과장은 바람직한 자회사 모델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정책, 허구적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절차를 깨고 노동자들의 힘으로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한국잡월드분회 동지들은 다양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전면파업, 게릴라파업, 부분파업, 간부파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부를 상대로 힘찬 투쟁을 할 것이다. 이 투쟁은 한국잡월드 사측만이 아니라 고용노동부와 문재인 정권을 향한 싸움이다. 자회사 전환을 철회시키고 직접고용을 쟁취하기 위한 한국잡월드분회 동지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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