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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 포커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비정규직 노동 공약들은 어디로 갔는가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 공인노무사)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노동공약 이행수준은 처참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말하며 찬란한 노동의 시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발간한 보고서에서, 정부의 노동정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지나치게 점잖은 평가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은 전국 성인 1,004명에게 분야별 수행도 평가를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차본오차 ±3.1%) 결과를 발표했는데, 고용노동과 경제 부분에 있어서 긍정률 20%로 낙제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서울신문과 함께 관련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분야별 주요 국정과제 세부항목 이행률’을 점검했는데, 노동의 경우 공약 내용이 축소․변질된 항목이 52.5%, 진행이 없는 공약이 21.1%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를 합하면 약 73%에 달하는데, 분야별로 축소․변질 공약이 27.2%, 진행 없음이 18.5%임을 감안하면 단연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했다. 이러한 일련의 평가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실패하고 있거나 심각하게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정규직 공약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공약을 중심으로 좀 더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문재인 정부의 공약집을 살펴보면, 비정규직 감축 및 처우개선을 위하여 크게 4가지를 약속했다. ① 상시·지속적 업무 정규직 고용원칙 정착으로 비정규직의 규모를 OECD 수준으로 감축하고, ②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을 제정할 것이며, ③ 간접고용에 대해 원청기업이 공동사용자 책임을 지도록 하겠으며, ④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하고 생활임금제를 확산하겠다는 것이었다. 결론을 먼저 밝히면, 비정규직 공약은 제대로 이행 완료된 항목이 하나도 없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를 보여준다.

먼저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한 정규직 고용원칙 정착과 비정규직 규모의 감축을 살펴보자.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김유선 이사장은 비정규직 비율이 2016년 8월 44.5%에서 2018년 8월 40.9%로 매년 2% 정도씩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러한 영향에는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정책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OECD 평균수준으로의 비정규직 축소를 달성하겠다던 목표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표이다. 이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정책의 한계와도 연동된다.

우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정책은 직접고용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간접고용 비정규직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상시고용 업무에 대하여는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는 큰 틀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상시·지속적 업무의 범위가 여전히 좁아서, 적용대상에서 배제된 비정규직이 정부통계에 따르더라도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35%인, 11만 1천 명에 달하였다. 특히 국립대병원과 출연연구기관 등의 경우에는 전환율이 사실상 0%라는 충격적인 보고와 증언이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환의 방식에 있어서 자회사 방식을 허용하였다는 점에서 그 실효성은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웠다. 자회사는 또 다른 간접고용일 뿐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자회사 방식을 허용하였고, 그 결과 정규직 전환방식의 절대다수가 자회사 방식을 취했으며, 전환을 해야 하는 기관들 중에서도 대다수가 자회사로의 전환을 노동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단계로 실시 예정이던 민간위탁 부문에 대하여 정부는 기존의 입장을 선회하여, 기관별 자율검토로 진행하게 함으로써 사실상 정책을 포기하였다.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은 축소·변질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하여 비정규직 사용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특정한 업무에 대하여만 기간제를 사용하도록 사용사유를 제한하려면 기간제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송옥주 의원 등 21인이 2016년 8월 발의한 동일한 취지의 개정법률안도 전혀 처리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정부는 국정과제, 일자리로드맵, 고용노동부 업무계획으로 진행될수록 상시․지속적 업무 전체에 대한 정규직 고용 원칙에서 예외적인 경우 또는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로 점차 축소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업무계획에 따르면 생명·안전업무의 기간제·파견 노동자 사용금지로 축소되었다.

기타 비정규직 고용부담금제 도입을 통해 기업의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고자 했던 공약과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을 통해 차별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공약은 국정과제에서 제외됨으로써 일찌감치 폐기되었다. 다만,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은 기간제법, 파견법 및 근로기준법 개정안 제출을 통해 동일 사업장 내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에게 다른 임금체계 설정을 금지하고, 다른 임금체계 설정 시 설명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설명의무 미이행 시 임금 차별을 무효화하도록 했다.

 

 

 

공약

진행

1

비정규직 규모 감소를 위한 로드맵

2017.10.18. 일자리 로드맵이 발표되었으며 기간제 사용 대신 정규직 채용원칙을 세우도록 할 예정임을 밝힘. 국정과제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까지 비정규직 로드맵 추진을 위한 법률(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미이행

2

공공부문 상시적 일자리 정규직 전환

상시․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었고, 3차에 걸쳐 민간위탁기관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음. 그러나 정규직 전환의 방식에 자회사 방식이 포함됨으로써 그 의미가 퇴색되었으며, 전환범위가 매우 좁고 전환 이후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 부각

3

고용형태에 따른 연계 인센티브 확대

공공조달제도를 일부 개편하여 비정규직 사용 비중에 따라 가감

4

고용형태공시제에 비정규직 사용목적‧주요업무 공시 의무화

일부 법률 개정했으나 비정규직 사용목적‧주요업무를 공시하는 것은 아님

5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 제도 도입

축소·변질

6

비정규직 전환지원 확대(60→100)

미이행

7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제 도입

국정과제에서 제외됨으로써 폐기

8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

국정과제에서 제외됨으로써 폐기

 

원청에게 근로조건 결정 및 산업안전 분야 등에 대하여 공동사용자성을 인정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전면개정을 통해 원청사용자의 안전보건의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후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 근로조건 결정에 있어서 공동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근로기준법 개정 등은 전혀 진행되고 있지 못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 임금 등 근로조건 승계를 의무화하겠다던 공약은 국정과제에서 제외됨으로써 사실상 폐기되었다.

도급과 파견 기준의 마련과 관련해서는 판례 및 사례 등의 분석을 통한 기존의 파견-도급 구분기준에 대한 재정립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진행된 사항은 확인되지 않으며, 불법파견 판정 시 즉시고용(고용의제) 제도화에 있어서는 아무런 계획도 없어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관련하여 2016년 8월 고용의무 조항을 고용의제 조항으로 개정하는 파견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었지만 아직도 처리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공약

진행

9

근로조건 결정 및 산업안전분야 공동사용자책임 법제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공동사용자책임 중 안전보건조치의무 강화는 진행됨. 그러나 전반적인 공동사용자책임 인정은 아니며 특히 임금 등 근로조건 결정에 있어서의 공동사용자성 인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은 미이행

10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 임금 등 근로조건 승계 의무화

국정과제에서 제외됨으로써 폐기

11

도급과 파견 구분기준 마련 및 불법파견 판정 시 즉시고용(고용의제) 제도화

기준 마련은 미이행, 즉시고용 제도화에 대하여는 계획이 전무하여 폐기된 것으로 보임.

 

문재인 정부는 대선 당시 최저임금 1만 원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여, 최저임금 1만 원을 2020년까지 이루겠다고 약속했고, 2017년과 2018년 상당한 최저임금 인상을 이루었다. 그러나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법 개정을 통해 상여금의 25%, 복리후생급여 7%가 최저임금 산정기준에 포함됨에 따라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7월 공식적으로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폐기하였다. 다만 최저임금 전담 근로감독관을 신설하고 상습·악의적 최저임금 위반사업주를 제재하겠다는 공약은 아직까지는 이행되고 있지 않으나, 근로감독관 자체의 수를 확대하는 방안은 진행 중인 사업으로 평가된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1년 미만 근속자에게도 퇴직급여를 보장하겠다는 공약은 2017년 12월 이원욱 의원 대표발의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어 있지만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두루누리 지원사업에 건강보험을 추가하여 지원하겠다는 공약은 진전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공약집상 비정규직 감축 및 처우개선 부분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부분에 있었지만, 비정규직 고용보험 확대 공약은 비정규직 보호방안으로 볼 수 있다. 공약에 따르면 실업급여 수급기간 180일을 완화하여 실업급여 대상을 확대하고, 특히 초단시간 노동자의 경우 90일로 수급요건을 완화하겠다고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는 아직 개정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65세 이상 실업급여 적용 확대에 관하여는 고용보험법이 개정되어 시행 중이지만, 특수고용노동자 및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방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공약

진행

12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인상

공약 철회

13

최저임금 전담 근로감독관 신설

미이행

14

1년 미만 근속자에게도 퇴직급여 보장

미이행

15

두루누리에 건강보험 추가 지원

미이행

16

비정규직 고용보험 확대

경비·청소 등 65세 이상 노동자 실업급여 적용 확대는 개정안 통과, 특수고용·예술인 고용보험 적용방안은 국회 계류 중. 그러나 초단시간 노동자 실업급여 수급조건 완화 등은 미이행

 

그 외에 공정임금제 도입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축소하겠다는 공약은 아직까지 제대로 논의되거나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 이에 조직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공정임금제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하여 공공부문 계약에 있어서 시중노임단가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2017년 하반기부터 시행 중이며, 정부 및 공공부문 발주 용역 및 건설 계약 사업에서 노동자의 임금을 보장하는 적정임금제 도입도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시행 중이다. 그러나 민간으로의 확대까지는 아직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공약

진행

17

공정임금제 도입

진행사항 없음.

18

적정임금제 도입과 시중노임단가 적용

시중노임단가 적용은 시행 중이며, 적정임금제는 진행 중임.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공부문에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완전 이행이 이루어진 공약을 찾아볼 수 없으며,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비정규직 고용부담금제 도입,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 용역업체 변경 시 근로조건 승계 의무화와 같이 중요한 공약들은 모두 폐기되었다. 또한 두루누리 지원사업에 건강보험을 추가하는 것이나 비정규직 전환지원금을 증가하는 것과 같이 의지만 가지고 있으면 바로 시행할 수 있는 사항들도 미이행되었거나 진행 상황이 없다. 많은 공약이 일부만 이행되거나 의미가 축소·변경됨으로써 공약의 이행을 통한 비정규직의 감소 및 처우개선이라는 목적을 이루기는 어려워졌다고 하겠다.

이는 비정규직 부문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성과연봉제 폐지, 주52시간 상한제 강화 등 이행공약이 없는 것은 아니나, ‘칼퇴근법’ 도입, 근무시간 이후 전자기기를 이용한 업무 지시 근절, 포괄임금제 규제, ILO 핵심협약 비준, 노조가입률과 단체협약 적용 확대를 위한 법·제도 개선, 청년일자리 보장을 위한 정책도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시도를 통해 오히려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입법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낙제점 정부, 깊은 성찰과 과감한 변혁을 위해서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의 평가에 있어서, 노동 부문에 대한 평가는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비정규직 규모에 있어서 일부 수치적인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성 비정규직은 더욱 증가했으며, 공공부문 정규직화가 자회사 방식으로 이루어지면서 비정규직의 처우는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열악해지거나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는 2년 만에 초심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촛불정부라는 근간을 퇴색시켰다. 임기 3년차부터는 권력 누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강력한 의지가 없이는 정책을 밀고나가기 어렵다. 때문에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던 초심을 되새기며, 스스로의 방향성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적당히 노사를 화합시키고 양보에 기초하여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남은 3년,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이 만든 공약을 되돌아보고, 공약 이행을 위해 과감하게 정책을 밀어붙임으로써 노동정책에 있어 최소한의 성과를 남기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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