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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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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운동을 생각한다

 

2020년 철폐연대의 활동 방향과 계획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2020년 철폐연대 활동 방향을 제출하며

 

2020년 철폐연대의 활동 방향을 세우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의 노동정책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노동자들의 투쟁은 어디까지 나아갔는지를 돌이켜 봅니다. 인천공항을 찾으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일소하겠다, 최저임금을 1만 원까지 올리겠다 공언했던 것을 다시 되새기는 것은 이제 지긋지긋할 정도입니다. 정부가 지키지 않은 약속이 너무도 많기에 ‘그때 그렇게 약속했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하는 것은 너무도 무용합니다.

모두들 알다시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활발한 곳에서는 일부 안정적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성과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권리 없는 무기계약직으로, 자회사라는 또 다른 간접고용으로 옮겨갔을 뿐이고, 민간위탁 노동자들은 아무런 정책적 영향도 없이 간접고용이 합리화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두 해 연이어 급격히 인상시켰지만, 오히려 제도를 개악해서 비정규직이나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에게는 충분한 인상 효과를 주지 못했고,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한 것은 대기업에게는 압박이 될 수 있지만, 비용부담을 호소하자 오히려 직무임금을 도입해 비용부담을 줄이라고 하고, 작은 사업장의 장시간 노동은 계속 방치상태에 있습니다.

오랫동안 권리를 박탈당해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지난 한 해 ILO 기본협약 비준을 요구하며, 특히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조 할 권리를 많이 외쳤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불법파견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직접고용을 요구했습니다. 계속된 노동자들의 죽음에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문제제기도 많았습니다. 발전소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뿐만 아니라, 계속된 사망 사고들이 있었기에 노동자들과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외주화를 멈추라는 요구도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요구들이 그대로 산적된 채 우리는 2020년을 맞고 있습니다. 그간 외쳐온 많은 요구들의 의미는 오롯이 남아 있고, 우리는 오히려 비정규직을 방패 삼아, 노동조합이 없는 미조직 노동자를 방패 삼아 정부가 민주노총에 엄포를 놓는 모습들을 자꾸만 보게 됩니다. 기존 노동조합은 정규직 중심이라 비정규직을 대변할 수 있는 노동회의소와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거나,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야기하고 청년고용을 압박하는 연공급제를 직무급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거나, 무조건 노동법 적용을 요구하는 고루한 형태를 벗어나라거나, 노동3권이 노동자에게 너무 유리한 것이 많으니 사용자와 공평하게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거나. 그 모든 정부 정책의 흐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노동조합 없는 노동자들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큰 피해를 입히게 되지만, 정부는 뻔뻔하게도 비정규직을 위해서라며 노동권을 후퇴시키는 정책들을 여전히 펼쳐내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움직였습니다. 2018년 말부터 1,100만 비정규직 공동행동을 통해 ‘비정규직 이제그만’하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여러 산별노조로 흩어져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체로 나서, 비정규직의 권리를 위해, 스스로 움직이고 행동하기 위한 결사체입니다. 그러나 이 목소리는 아직 작습니다. 더 큰 울림이 되기 위해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되어 함께 울려야 할 것입니다. 그에는 사회적인 지지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정규직 전환 정책을 꺼내 들면서 사회적으로 비정규직이 마치 정부 정책에 기대어 불로소득을 얻으려는 것처럼 매도합니다. 경쟁으로 지치고, 비정규직이 만연한 사회가 만들어낸 부스럼이겠지만, 그런 시각들은 권리를 박탈당해 온 비정규직, 이제 권리를 위해 한발 더 나아가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처 입혔습니다. 왜곡된 공정의 논리가 권리의 무게를 외면한 채, 경쟁으로만 달려가는 사회의 모습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020년 철폐연대의 활동 방향을 세우는 논의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과제는 오롯이 남아 있고, 불안정 노동 철폐를 위한 과제들은 계속해서 더 늘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역량은 한계가 있지요. 그 과제와 한계 사이에서 가장 철폐연대답게, 해 오던 역할을 꾸준히 해내면서, 조금이라도 불안정 노동 철폐 운동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2020년 철폐연대의 활동 방향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외쳐 온 노동자성 쟁취, 원청 사용자책임 인정, 위험의 외주화 반대 등의 투쟁 의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는 치열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권리 보장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뿐만은 아닙니다. 이러한 의제들은 변화된 상황 속에서 더 의미가 구체화되고 확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정부 정책으로 인해 자회사 형태의 간접고용이 공공부문의 주된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는 점이나 직접고용을 위한 투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청을 상대로 한 투쟁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고, 투쟁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지, 위험의 외주화에 맞서는 운동이 모든 외주화에 맞선 투쟁으로 어떻게 번져나가게 할 수 있을지, 플랫폼 노동의 확산에 대응해 노동자성 쟁취라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오랜 요구는 어떻게 폭넓은 권리의 언어로 재구성될 수 있을지, 또 직접고용을 하는 가운데도 직무분리와 직무임금 등을 통해 노동자 차별을 제도화하는 흐름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등이 그런 부분입니다.

또한 새롭게 사회 주체로 등장하는 노동자들과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단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불안정 노동자 주체의 조직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나가려 합니다. 그 속에서는 불안정 노동자의 권리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제기하는 활동을 통해 불안정 노동 철폐 운동의 의제를 더 확장해 나가는데 역할을 하려 합니다. 기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외쳐왔던 요구를 실질적으로 쟁취해 내는 것, 그리고 그를 보다 확장해 내는 것, 그것으로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와 권리 확장으로 나아가는데 일조하려 합니다.

실질적인 권리의 쟁취를 위해서는 비정규직 주체들의 조직과 투쟁에 더 힘을 실으려 합니다. 조직된 비정규직 주체들의 발언력이 사회적으로 커지는 것이 아직 노동조합으로 모이지 못한 노동자들의 조직화에도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주체들의 힘은 아직 미약하지만, 독자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공동투쟁을 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지원하고 지지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발적 투쟁이 노동운동 진영 내에서도, 또 사회적으로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리하자면, 철폐연대는 2020년, “불안정 노동자 권리 확장 및 비정규직 주체의 세력화”를 사업의 기조로 하여 활동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 기조에 따라 ▲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 ▲ 비정규직 투쟁 정책 마련 ▲ 비정규직 주체의 세력화 지원 ▲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 및 투쟁의 장기전략 준비라는 네 가지의 활동 방향을 세웠습니다.

 

첫째,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라는 사업 방향에는 반월시화공단노동자 권리찾기모임 월담의 활동, 작은 사업장 조직화를 위한 활동, 문화예술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활동, 장애인일반노조 활동의 지원 등을 구체적 활동으로 담았으며, 또한 조직된 주체들의 투쟁이 미조직 불안정 노동자들과 공유되고 사회적 권리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다리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합니다.

둘째, 비정규직 투쟁 정책 마련에서는 위험의 외주화에 맞선 투쟁, 노조법 2조 개정을 위한 정세 투쟁에 함께하고자 하는 계획을 담았습니다. 또 공공부문 간접고용 문제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대응 정책을 마련해 갑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투쟁, 새롭게 등장하는 플랫폼 노동 등 노동권에서 배제된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정책 마련과 투쟁 지원에도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셋째, 비정규직 주체의 세력화 지원은 ‘1,100만 비정규직 공동행동 비정규직 이제그만’에 함께하며, 비정규직 주체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사회적으로 더 많이 알려지고 의미가 새겨질 수 있도록 철폐연대만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찾아 수행하고자 합니다.

넷째, 노동의 불안정화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사회의 노동 정책이나 관련 법제도는 그를 따라잡기에는 한참 멀었지요. 비정규직 운동의 전략, 정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장기적으로 모두의 권리를 위해, 보다 폭넓은 노동권의 보장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마련해 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철폐연대가 2019년에 ‘노동권연구소’를 설립했는데요, 연구소를 통해 이후 장기적인 정책 마련에도 힘을 쏟고자 합니다.

 


2020년도 철폐연대와 함께!

 

2020년도 바삐 걸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2월 7일 금요일 저녁 7시에 철폐연대 17차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위에서 기술한 활동의 방향은 이날 총회에서 세부 계획과 함께 논의될 예정입니다. 철폐연대 모든 회원 동지들과 힘을 모아, 불안정 노동 철폐를 위해 한발 더 나아가려 합니다. 2020년 한 해도, 꼭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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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7. 철폐연대 17차 정기총회 [출처: 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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