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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규탄성명] 


아시아나비정규직 농성장 철거를 규탄한다!
서울시와 종로구청과 경찰청은 사과하고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하라!

 

 

어제(6/23) 오후 4시 종로구청과 경찰은 아시아나 금호문화재단 앞에 있는 아시아나하청노동자들의 농성천막을 강제철거했다. 최소한의 행정대집행의 절차인 영장 제시도 없이,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의 고통은 외면하며 종로 거리 한복판에서 대낮에 물리력으로 쫓아냈다. 

 

이번만 벌써 세 번째 천막철거다.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5월 11일 해고된 후, 5월 15일 금호문화재단 앞에 농성천막을 차렸다. 금호문화재단은 KO 같은 아시아나항공의 재하청업무를 수행하는 회사의 100%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하청노동자들의 인건비로 수 십 억원을 배당받고 있다. 그런데고 사측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통한 해고 회피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농성을 시작하자마자 종로구청은 집회 신고된 농성장이었음에도 천막을 불법적치물로 간주하며 도로법 위반이라며 5월18일 철거하였다. 도로법 위반를 근거로 한 천막철거는 법적 쟁점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종로구청은 5월 26일 갑자기 종로 일대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상의 집회금지구역으로 지정하였다. 그를 근거로 6월 16일 새벽 6시반 단 3명의 노동자가 있을 뿐인 천막을 두 번째로 철거하였다. 근거법만 바뀔 뿐 농성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농성장을 철거했기에, 철거의 목적이 감염예방이 아니라 금호문화재단이라는 항공재벌에 대한 노동자들의 항의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종로1가 금호문화재단 앞은 서울시가 정한 집회금지구역이 아니라는 점, 농성이 시작한 지 10일 후에 감염병예방법을 내세우며 종로구청이 집회금지 구역으로 새로이 지정하였다는 점, 당시 집회금지 구역으로 지정할 만한 사건이 해당 지역에 없었다는 점, 농성 초기에는 도로법을 근거로 철거한 점 등은 이러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한다.

 

무엇보다 이번 농성천막 철거는 감염병예방법의 공백을 근거로 한 기본권 침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민주주의와 인권에 위협을 가하는 사건이다. 무조건적인 집회 전면금지와 철거는 과도한 기본권 침해로 공권력 남용이다.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농성자 평상시 10~50여명 정도의 소규모 인원이며, 피케팅이나 집회도 안전을 위해 집회참가자들 전원이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등 보건위생 규칙을 지키고 있음에도 감염병예방법을 근거로 원천적으로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국제인권기준에도 맞지 않다. 

 

이미 지난 4월 14일 유엔 평화로운 집회와 결사의 자유 클레망 블레 특별보고관은 “COVID 19 위협에 대한 국가의 대응은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 된다”며 평화로운 집회와 결사의 자유 10대 원칙을 발표하였다. 클레망 블레 특별보고관은 “새로운 법적 조치가 인권을 존중하도록 보장”해야 하며,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권리 침해의 구실로 사용되지 않도록” 국가는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프랑스에서 인종차별 시위를 경찰이 막은 사건에 대해 프랑스행정법원은 “집회 시위에 대한 금지는 현재의 보건위기 상황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집회와 시위의 권리는 국민의 기본적인 자유”라며, “모든 시위는 보건위생 수칙을 지키고 사전에 당국에 집회사실을 신고하고 공공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지 않는 한 허용되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에 집회금지의 대상과 절차, 기준 등이 없는 허점을 악용해 무조건적으로 집회를 금지하며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중앙 정부 및 지방정부의 대응이 모든 사람의 동등한 건강권과 생존권을 확보하는데 실효적이려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 집회를 무조건적으로 금지하여 노동자, 시민의 목소리를 차단하기만 한다면 코로나19 대응책은 실패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으로 그 제한에 있어서도 비례성과 최소침해의 원칙을 따라야 하나, 행정고시 하나로 즉시 강제력을 행사하는 점은 조속히 시정돼야 할 것이다.  

 

이에 인권․종교․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행정권력 남용으로 정리해고된 아시아나하청노동자들을 세 번이나 철거한 서울시와 종로구청, 경찰청을 규탄한다. 코로나19라는 재난의 결과가 힘없는 약자에게 더 가혹한 현실에서 정부가 이들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탄압하려 했다는 점은 더 심각한 문제다. 실제 직장갑질119가 전문설문기관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5개월 동안 실직, 소득감소, 감염위험 모두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 등에게 집중 됐다. (소득감소 정규직 17%, 비정규직 52.8%, 특수고용직 67% 경험) 문재인 정부는 항공업계에 수조 원을 지원하면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기업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더니 항의집회마저 막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나아가 천막을 강제 철거한 서울시와 종로구청, 경찰청장은 이에 대해 사과하고 감염병예방법을 악용한 기본권 제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20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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