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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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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은 실로 정리해고의 정당성 요건을 가장 뒤로 후퇴시킨, 해고 면죄부 판결이다. 대법원은 전국의 사업장에서 정리해고가 남발되어 노동자들이 곤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할 것이다. 우리 법률가들은 이 논평을 통해 대법원의 그러한
콜텍 정리해고 사건 판결에 대한 논평
- 이 판결은 정리해고의 정당성 요건을 가장 뒤로 후퇴시킨, 해고 면죄부 판결이다. -



대법원(제1부)는 2014년 6월 1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콜텍지회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사건(2014다12843)에서 콜텍지회 노동자들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법원이 그동안 정리해고의 정당성 요건, 특히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요건을 완화시켜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콜텍지회 노동자들에 대한 이번 판결은 정리해고 정당성 요건을 더욱 뒤로 후퇴시키면서 자본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판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하에서 위 판결의 핵심적인 문제점을 검토한다{위 2014다12843 판결문에는 사건의 쟁점 및 그에 대한 판단이 거의 설시되지 않고 있는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2010다3629)(이하 ‘제1대법원판결’이라 함), 이후 파기환송심인 서울고등법원의 판결(2012나21609 판결)(이하 ‘파기환송심판결’이라 함) 및 위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이하 ‘최종대법원판결’이라 함)을 총괄하여 검토합니다}.

대전공장의 채산성 악화만으로 회사 전체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

콜텍 주식회사는 2007. 7. 10. 대전공장을 폐쇄하며 대전공장 소속 노동자 전원을 정리해고하였는데, 당시 회사는 지속적으로 대규모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회사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66억 내지 117억(7년간 총 635억, 평균 9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2006년 부채비율은 30.48%에 불과하여(같은 해 동종업종 평균 부채비율 168.4%였다) 재무구조 또한 거짓말 같이 안정적이었으며, 자본은 대규모로 축적되어 2001년 342억원이던 것이 2006년 625억원으로 증가하였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원고(노동자)들이 생산직으로 근무하고 있던 대전공장의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동안 대법원은 기업 전체의 경영사정을 기준으로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었고(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참조), 다만 한 법인의 사업 부문이 재무와 회계가 분리된 독립된 사업부문으로 인정될 경우 그 사업 부문만을 따로 떼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다30580 판결 참조).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형식적으로는 대전공장이 재무와 회계가 분리된 독립된 사업부문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회사 전체의 경영사정을 기준으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대전공장의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는 대법원이 합리적 이유도 없이 기존 입장을 변경한 것이자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의 요건을 한층 완화시킨 것이다.

합리적인 이유없이 감정결과를 배척하였다.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는 주식회사 콜텍의 경영상황에 대한 감정이 실시되었다. 감정은 제1대법원판결에서 추가심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법원이 지정한 회계사’가 감정인으로 선임되어 실시되었다. 감정인은 2013. 8. 16. ‘주식회사 콜텍 및 대전공장 경영상황 감정보고서’(이하 ‘감정보고서’라 함)를 재판부에 제출하였다. 감정보고서에는 ‘① 대전공장을 주식회사 콜텍과 구분되는 독립적인 사업부문 또는 조직으로 간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② 주식회사 콜텍의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통기타사업의 수익성이 양호하므로 대전공장의 영업손실 상황이 경영상의 긴박한 사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③ 대전공장 영업손실의 수준은 향후 주식회사 콜텍 전체의 경영악화로 전이되어 위기상황을 초래할 만한 재무적 요인을 발견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처럼 감정보고서의 내용도 콜텍지회 노동자들의 주장에 상당한 정도로 부합되고 거기에 구체적인 근거까지 적시되어 있는데도,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은 납득할 만한 이유를 기재하지도 않은 채 위 감정결과의 내용과 상반되는 판결을 하였고 최종대법원판결도 같은 취지에서 노동자들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해고제한법리가 무너졌다.

콜텍지회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의 법률적 쟁점은 단순하다. 대규모 흑자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는 회사가 물량을 해외로 이전시키며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소속 노동자 전원을 정리해고 하는 것이 우리 법률상 허용되느냐 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인건비가 싼 해외로 물량을 돌리고 국내공장을 폐쇄하는 것이 이윤이 더 많이 남는다는 이유로 정래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가 전체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대법원은 이윤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는 방법이면 이는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래에 위기가 올지 오지 않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데도 말이다.

콜텍지회 노동자들에 대한 위 정리해고 판결은 해고제한 법리를 무너뜨린 것이다. 위 판결로 인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어야만 정리해고를 할 수 있다는 근로기준법 조항은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위 판결에 의하면 대규모 흑자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기업도 언제든지 정리해고를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실로 정리해고의 정당성 요건을 가장 뒤로 후퇴시킨, 해고 면죄부 판결이다. 대법원은 전국의 사업장에서 정리해고가 남발되어 노동자들이 곤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할 것이다. 우리 법률가들은 이 논평을 통해 대법원의 그러한 책임을 단호히 지적해 놓는 바이다.


2014. 6. 17.
노동법률단체 일동
(이하 연명)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법률원(민주노총,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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