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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정부는 이미 준비가 ‘끝났다’는 것이다. 남은 것은 우리가 어떤 대응을 통해 이러한 정부의 의도를 무력화 시킬 것인가 뿐이다. 현실을 왜곡하는 정부의 논리를 깨고, 자본과 노동의 대립, 자본의 착취 구조를 전 사회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총자본에 대항한 노동자 분할을 통해 노동자 권리의 ‘전부’를 노리는 정부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은 노동의 전면적 불안정화를 의도하는 것
노동자를 죽이고, 자본을 살찌우는 모든 개악에 반대한다!


1. 2014년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 개괄

- 2014년 2월 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제출되고, 이어 3월 초 세부실행과제가 제출되었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과제로 규제완화를 통해 노동유연성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설정했다. 첫째는 공공부문 개혁으로, 이에 대한 내용은 방만경영 근절과 부채관리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여 2013년 말부터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으로 제출되고 있는 것으로, 정책의 주요 내용은 단협 및 노동조건, 인사조치 등과 관련하여 노조의 동의권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권한 행사가 기업의 인력운용을 저해한다며 기업의 권한에 대한 전면적 강화계획을 제출하였다. 또 부채관리 명목의 공공부문 축소 및 자산 매각은 국가기간시설 사업을 지연 ․ 축소하고, 민간자본에서 유치하도록 하는 민영화 방편이었다.
- 둘째, 비정규직과 관련해서는 고용공시제도 시행 및 사내하도급법 제정 등을 제출했다. 사내하도급법안은 간접고용 ․ 불법파견을 제도화 ․ 합법화하는 것으로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반대해 오고 있는 것인데 이를 보호 명목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며, 게다가 파견규제 합리화 명목으로 파견업무의 범위와 기간을 확대 하겠다고도 밝혔다. 파견확대와 관련해서는 2013년 말부터 고령자 파견 확대 등을 중심으로 개악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책도 다양한 근로 유형이라는 명목으로 불안정 노동을 확산시키는 정책이었다.
- 셋째, 상생적 노사관계 구축이라는 제목 하에 포함된 내용은 연공급 체계를 지양하고 직무 ․ 능력 ․ 성과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것, 임금피크제를 확산시키는 것, 기업 내부 유연성 확보를 위해 기업의 효율적 인력 활용을 가로막는 노조동의권 등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것 등 노동의 유연성을 더욱 높이는 방안이었다.
- 전체적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노동부문 만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시장경제 활성화, 균형 경제 등을 명목으로 한 다양한 과제들을 제출하고 있는데, 이는 안정된 노동과 생활의 가능성을 열기보다는 자본이 활동할 수 있는 길을 더 열어주고 시장을 넓혀주며 노동력 활용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방편들이었다.

- 이러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내용은 뒤이은 7월 말 최경환 새경제팀의 201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주되게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라는 명목으로 세제 개혁 방안을 냈고, 비정규직 확대와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그림, 그리고 지속적인 공공부문 구조개혁 방안이 담겼다. 세재 개혁과 관련해서는 임금, 투자, 배당에 일정 퍼센트를 규제하여 기업이 사내유보금을 쌓아두지 않도록 강제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제도의 구성 자체가 임금 인상을 강제할 방안은 없고, 전반적으로 임금은 오히려 유연화의 압박에 처해 있으며, 투자 역시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은 없었다. 결국 배당을 통해 다시 자본의 주머니로 가져가는 것을 막을 길 없는 제도였다.
- 비정규직과 관련해서는 규제 합리화를 명목으로 파견을 확대하고, 노동안전과 관련해서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세제혜택을 주거나 안전을 산업화 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제출되었다. 특히 파견은 고령자와 전문직, 농림어업 등을 중심으로 확대하는 정책이 제출되어, 전 산업으로의 파견 확대를 위한 틀을 닦고자 하고 있다. 또 공공부문 구조개혁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무엇보다 규제개혁과 관련해 경영계 쪽과 핫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실제로 이 핫라인을 통해 자본의 다양한 요구들이 정부로 수렴되고 있는 듯하며, 대한상의가 성역규제 운운하며 파견법 확대 등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 2015년 경제정책방향 역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틀 속에서 제출되었다. 특히 노동에 대한 공격은 정규직/비정규직의 이중구도를 넘어 ‘노동시장 2중 구조’라는 대립 구도를 설정하고 노동자들을 여러 갈래로 분할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가운데 ‘정규직 과보호’ 논리, 정규직 노동의 과보호로 비정규직이 확대되고 저임금 상태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논리는 정규직 노동에 대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노동권의 전면적 후퇴, 비정규직 유연성을 고도로 높이기 위한 정책의 본질을 가리는데 적극 사용되고 있다. 이는 현재 진행되는 ‘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노사정 공동선언’이라는 제하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논의를 통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의 형식을 갖추어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하고자 하고 있다.

2.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자본의 전략

-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정부는 지속적으로 위기 논리를 펴고 있다. 정부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대자본은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도 투자를 하고 있지도 않고,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의 낙수효과가 사라지고, 기업의 소득이 가계 소득으로 전환되지 않아 내수 침체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은 다시 노동유연화다. 정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며, 그 대책이 한국 노동시장의 전면적 개편이라고 말한다. 노동에 대한 규제를 완전히 풀고, 노동을 전면적으로 불안정화하는 것을 통해 자본을 먹여 살리겠다는 전략, 그래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전략.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하는 정부 ․ 자본의 전략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 그런데 소위 ‘노동시장 2중 구조’ 운운하며, 정규직 과보호를 깨고, 비정규직을 위한 정책을 펴야한다고 하는 지금의 정부 정책은 그들 스스로도 밝히듯 정규직/비정규직의 대치시키고 그로서 정규직을 공격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더 복잡하게 노동자들을 서로 대립시키면서 전체 노동권을 공격한다. 정부가 이런 해답을 내놓는 것은 자본의 이윤축적을 위한 전략이 지금의 비정규직 활용으로는 한계에 와 있다는 진단이기도 하다. 2006년 비정규직법 제정 이후 비정규직 노동이 제도화되고 확산되어 왔다. 그러나 2008년 경제위기를 맞자 2009년 다시 비정규직 사용을 4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정부는 주장했고, 비정규직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악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속되는 노동자들의 투쟁과 정리해고 및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응, 비정규직의 자유로운 활용에 대한 그 나마의 규제가 주는 불편함, 제도의 개악이 있어도 노동조합을 통한 단체협약 구조가 있는 곳에서는 온전히 관철하지 못하는 점 등 자본의 보다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서는 거추장스러운 규제들을 털어내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 그래서 박근혜 정부는 기존 노동에 대한 프레임을 변화시키고, 보다 공격적 형태로 전환했다. ‘비정상의 정상화’, ‘규제의 합리화’는 노동조합을 통한 노동자 권리의 증진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노동권에 대한 최소한의 수준을 보장하는 노동법을 규제로 파악한다. 이의 공격을 위해 정규직/비정규직이라는 분할 통치로는 더 이상 주도권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좀 더 교묘한 논리를 들이민다. 정규직/비정규직 뿐만 아니라 여기에 대기업/중소기업, 유노조/무노조 대립 구도를 형성한다.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노동시장 2중 구조다. 단순히 정규직, 비정규직의 격차가 아니라 이 세 축의 노동시장 2중구조가 양극화를 만들고, 비정규직의 열악한 실태를 야기하고 자본의 경제 활동을 가로막는 요소라고 지적한다. 그 속에서 대기업 사내하청 노동자등 1차 밴더는 강자로 분류되고, 중소 자본은 약자로 분류된다. 노동자를 정규직/비정규직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 즉, 기업규모에 따라서도 대립시키고, 노조가 있느냐, 없느냐에 다라서도 대립시킨다.
- 이것이 얻는 효과는 바로,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립 구도를 폐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말하는 노동시장 2중 구조 해소를 위한 정책 대상에 ‘자본’은 없다. 이 구도가 의미하는 것은 자본은 쏙 빠지고 노동자간 대립구도를 복잡하게 형성하면서, 결국 대기업-유노조-정규직을 현재 노동자 민중이 처한 위기의 주범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3.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립 구도 파괴가 의미하는 것

- 정부는 그간 각종 제도적 변화들이 있을 때 노동자들의 집단적 대응이 있었고, 그 대응은 주로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 중심으로 진행되어 결국 제도적 변화의 혜택이 일부 노동자들의 혜택으로만 돌아갔다고 평한다. 그것이 노동자간 양극화를 불러왔다고 하며, 지금의 정년(해고), 노동시간, 통상임금(임금)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어서 문제라고 한다. 실제로 노동자간 격차가 존재하고, 그 격차가 고용형태간, 기업규모간, 또 성별에 따라서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에는 꼭 짚어야 할 점이 세 가지가 있다.

- 첫째, 기업간 규모에 따라 격차를 발생시키는 원인은 바로 대자본에게 있다. 한국 산업구조의 큰 특징은 대자본을 정점으로 한 다단계 하도급, 수직적 하청계열화 구조이다. 이 구조 속에서 원청 대자본은 핵심 기술의 권리에 대한 독점과 하위 자본에 대한 강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하여 이윤을 수렴해 간다. 그리고 이는 노동의 단순화, 파편화, 유연화를 통해 본질적으로 달성된다. 대자본의 하청으로의 비용전가, 하청 자본의 노동자 착취, 대자본이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간접고용, 이것이 기업규모에 따른 노동자간 격차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노동자들이 그에 맞서 원청을 상대로 노동자의 권리와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법의 이름으로 가로막힌다. 그런데도 노동시장 2중 구조 논리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모든 자본과 총괄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대자본은 배제한 채, 대기업 노동자와 작은 기업 노동자의 격차를 말하고, 그 책임이 대기업 노동자에게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둘째, 정부는 지금까지 제도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중소영세사업장이나 비정규직에게 불리하게 구성하고 시행해 왔다. 예를 들어 2004년 노동시간에 대한 법제도가 바뀔 때, 정부는 대기업에서 변화된 제도를 우선 시행하고 기업규모에 따라 순차 시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노동시간 단축을 전면적으로 시행한 것이 아니라 작은 기업은 적용을 뒤로 미루었던 것이고, 그 이유는 바로 노동자가 아니라 중소자본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법제도 운용은 결국 작은 기업에서 발생하는 장시간 노동을 야기시켰고, 작은 기업 노동자들의 권리 증진을 방해했다. 대기업 노동자들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휴일은 축소되고, 노동시간 유연화의 압박은 심해졌다. 이는 최저임금 결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대자본은 자기 몫을 내놓지 않으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적극 반대한다. 정부와 자본은 업종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등의 논리를 펴면서 자본집단을 호위한다. 중소기업까지 최저임금이 한꺼번에 오르면 대자본도 중소자본도 그만큼 이윤을 착취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자본은 대자본이든 중소자본이든 한 덩어리가 되어 서로를 옹호한다. 그런 논리로 인해 결국 작은 기업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계속해서 축소되어 왔던 것이다.

- 셋째,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격차를 극복하고 평등을 회복하려하는 움직임을 가로막은 것은 정부이고 공권력이다. 지금까지 노동관계 법제도의 변화 과정에서 노동권을 보호한 것은 오로지 노동조합이었다. 노동조합의 투쟁과 그를 통한 단체협약이 현 수준의 노동조건을 유지하도록 하는 힘이었다. 그러다보니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 특히 무노조가 많은 작은 기업의 노동자들은 제도의 혜택에서 배제되거나, 제도가 야기하는 악영향이 집중되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히 법의 보호 범위 밖에 그들을 두었기 때문이다. 물론 노동자들도 항상 전체를 위해 싸운 것은 아니다. 자기 사업장의 이해에만 관심을 두기도 하고, 작은 기업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가 함께 증진되고, 격차가 극복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노동권 향상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나서 싸우고자 할 때 그 싸움 또한 법과 제도로 가로막혔다. 노동자들이 격차 극복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고,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함께 싸우고자 할 때조차 그 권리는 가로막혔다. 노동자의 집단적이고 단결된 투쟁, 더 폭넓게 연대하고자 하는 흐름은 늘 정부에 의해 가로막혔다.

-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를 막고자 했던 전 시민적 연대인 희망버스는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으로 호도했고 지금까지 사법탄압에 노출되어 있다. 또 정리해고 ․ 비정규직 ․ 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은 집시법과 도로교통법 등 온갖 법률 규정으로 탄압받고 처벌당하고 있다. 권리를 진정 쟁취하고, 평등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은 더 많은 노동자들의 집단적 단결과 투쟁이다. 그 길을 다 가로막아 놓고, 대기업-유노조-정규직의 요구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요구가 집중되어 약자들의 권리가 훼손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노동자의 집단적 요구를 일부에 유리한 것으로 왜곡하면서 자본과 노동의 대립을 은폐하고, 노동자간 갈등을 유발한다. 그렇게 자본의 모든 책임을 은폐하고,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립구조를 파괴함을 통해 정부는 ‘노동조합’이라는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체의 정당성 자체를 박탈해 가려는 것이다.

4. 노동권의 완전한 해체를 의도

- 그리고 노동시장 구조개편이라는 이름으로 노동권을 하나하나 해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정규직 과보호를 위해 완화하거나 털어내야 한다고 말하는 규제는 전체 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 수준을 후퇴시키는 방식으로 제도화 되려 하고 있다. 그 권리 후퇴, 박탈에 있어서 정규직, 비정규직, 대기업, 중소기업이 따로 있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정부 자본은 모든 노동권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 첫째, 이중구조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해고유연화를 이야기한다. 정리해고 규제 강화를 요구한 노동자의 요구는 간데없고, 정부는 정리해고만이 아니라 통상적인 해고 자체를 완화하고자 하고 있다. 노사정위 논의 가운데 해고의 유연화는 “서면계약 관행 정착과 더불어 근로계약 해지 및 근로조건 변경의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는 방안”이라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실내용은 통상해고의 사유에 업무의 성과에 따른 징계 및 해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해고 전에 직무나 배치전환, 훈련, 재교육 등 개선의 기회를 노동자에게 부여하고 개선이 되지 않는 경우 해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간 인력퇴출프로그램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던 KT의 실적부진자 퇴출프로그램과 동일한 것이다. 노동자의 업무라는 것이 계량적으로 측정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고,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상당수 개입되는 것이 현실이다. 성과의 계량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업무성적이나 평가 저하라는 이유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해고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도저히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를 때 사용자가 마지막 수단으로서 행하는 것이며, 한국의 현실에서 노동자의 삶 자체를 파괴할 수 있기에 그만큼 신중하게 행해져야 한다. 단순히 업무 성과가 부진하다는 것은 사용자측에 교육의 의무가 더 부과될 수 있을지언정 해고의 사유가 될 수는 없다. 결국 자본에게 해고의 자유를 더 열어주고, 정리해고 관련 법제를 굳이 손대지 않더라도 실적부진을 이유로 해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며, 정리해고에 대한 그 나마의 규제조차도 무력화시키는 방안이 된다.

- 둘째, 임금 및 노동시간의 문제이다. 통상임금 판례 및 정년 연장 등을 이유로 기업의 비용 부담을 이야기하면서 임금을 유연화해야 노동자의 일자리 유지에도 좋다고 위협한다. 그래서 연공급을 없애고 직무, 성과급 중심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책에는 안정적이고 충분한 기본급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결국 기본임금을 통해 생활이 가능하다는 전제를 만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금의 변동성을 높이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결국은 임금의 성과연동성을 강화하는 가운데, 기본임금은 최소화될 것이다. 그리고 임금체계 변형의 유연한 안착을 위해 우선 임금피크제를 확대 도입하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방향은 정년연장의 효과도 없애고, 결국 장기근속 노동자들의 퇴출을 더 압박할 뿐이다. 노동시간 역시 합리적 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총량에 대한 규제를 하는 대신 노동시간을 더 유연화해야 한다고 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고, 화이트칼라 노동자에게는 노동시간 등의 규제를 적용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그리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중소기업은 또 단계적으로 적용하여 장시간 노동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다. 이 역시 임금과 노동시간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합리화 명목으로 노동법의 규제에 구멍을 더 키우겠다는 것이다.

- 셋째, 이러한 제도 변화가 지금까지 작은 기업이나 무노조 사업장에서는 통용되었지만,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는 단체협약으로 권리 후퇴를 막아왔기 때문에 이를 해체해야 제대로 권리를 철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노동조합을 통해 최소한 방어해 왔던 구조를 없애기 위해 집단적 동의권을 배제하려 한다. 이미 올해 초부터 정부는 단체협약 가운데 노동조합의 동의권 조항이 해고나 임금 유연화 등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를 점검하겠다고 나섰었다. 더 나아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제정하는 취업규칙에 대해서도 과반수 노조의 동의,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 및 의견 수렴 등을 없애겠다고 하고 있다. 집단을 상실한 개별 노동자들을 상대로는 훨씬 쉽게 제도를 개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마치 노동조합이 개별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 집단인 것처럼 왜곡하고, 노동조합으로부터 노동자들을 이탈시키는 것을 의도하고 있다.

5. 비정규직은 더 확대하고 유연성을 극대화

- 그렇게 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 노동자들을 개별화시키는 것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비정규직 확대 정책이다. 정규직 과보호 운운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정규직이 내놓아야 하고, 비정규직을 위해 정부가 정책을 만드는 것처럼 선전하지만, 정규직에게서 빼앗는 것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에게서 빼앗아 가는 것이고, 그렇게 빼앗아 간 것은 비정규직에게 다시 돌려지지 않는다.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양산될 뿐이다.

- 정규직 노동만 유연하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완전히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그 나마의 규제라고 할 만한 것조차 약화시키고 없애겠다는 것이 지금 정부가 시도하는 비정규직법 개악이다. 기간제 노동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파견을 확대하려 한다. 이는 모두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정부의 거짓 논리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기간제 노동 사용기간을 연장하는 문제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의견을 직접 듣겠다고 노동부 장관이 말한다.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왜곡은 여기서도 등장한다. 비정규직법의 악법성을 감추고, 기간제 사용기간을 늘리면 마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덜해질 것처럼 선전한다.
- 파견 역시 마찬가지다. 고령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해 현행 파견법은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자본은 파견의 전면적 확대를 주장해 왔고, 노동자들은 파견과 같은 간접고용이 중간착취와 노동권 침해를 낳기 때문에 파견법을 폐지하고 원청이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그를 부정하고 파견법이 허용 업무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파견업체를 통해 일자리를 구해야 할 고령 노동자들이 일할 곳을 찾지 못한다고 한다. 또 파견법상 2년이 지나면 직접고용 의무를 지우는 규정은 보호의 필요성이 덜한 고소득 전문직 노동자들에게는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파견제도 내에서도 보호가 필요한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를 나눈다. 농림어업에도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손이 부족해 파견을 통해 노동자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비정규직 확대 정책은 일부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전면적인 비정규직 활용의 가능성을 여는 것이 될 것이다.

- 즉, 정규직 과보호 논리로 정규직 노동만 깨는 것이 아니며, 정규직 노동의 몫을 비정규직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규직 고용을 악화시키고, 비정규직은 더욱 확대한다. 비정규직을 더욱 악화시켜서 완전한 고용유연화의 틀을 형성하면서 남아있는 정규직 노동까지 불안정한 노동으로 만들어 가려는 것이다. 둘 중 어느 하나를 위한 것도, 어느 것이 우선인 것도 아닌, 두개가 세트로 달성되어야 정부와 자본이 목적하는 ‘고용의 전면적 불안정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6. 모든 개악에 반대한다.

- 노동시장 구조개편에 대한 노사정위 논의에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대승적 차원에서의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자고 한다. 그런데, 자본은 무엇을 내놓고 있는가? 막대한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도,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최소한의 임금 유지나 보상도, 비정규직을 스스로 축소해 가는 어떤 노력도 없다. 자본이 주장하는 것은 오로지 노동자의 ‘고통분담’이다.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있는 대자본이 그 자금을 노동자에게, 중소자본으로, 그도 아니라면 최소한 투자로라도 내어놓지 않으면서 노동자에게 고통분담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돌이켜 보면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서 정부와 자본은 늘 ‘정규직 노동자’가 문제의 주범인 것처럼 호도해 왔다. 그리고 현실에서 자본이 비정규직을 계속 늘리면서 정규직의 고용안전판으로 활용하기도 했고, 비정규직 문제와 정규직 노동자의 권리가 다른 문제이거나, 혹은 서로 대립되는 것처럼 선전해 왔다. 그 속에서 자본은 어떤 것도 내놓지 않았다. 비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착취, 그를 이용한 정규직 노동자의 권리 제한, 지금 대자본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자금은 그로부터 나온 것이다.

- 그리고 지금은 그렇게 비정규직을 확대해 왔으면서도 거추장스러운 마지막 규제조차 털어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이윤을 획득할 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착취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이고, 그 전략의 제도적 형태가 지금 우리가 직면한 ‘노동시장 구조개편’, ‘비정규직법 개악’이다. 정규직을 공격하면서 전체 노동자의 기본 권리 자체를 완전히 뒤로 후퇴시키고, 비정규직을 더욱 활성화하는 제도 개악을 통해 노동의 전면적 불안정화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 이를 노사정 논의 형식을 갖추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부는 이미 준비가 ‘끝났다’는 것이다. 남은 것은 우리가 어떤 대응을 통해 이러한 정부의 의도를 무력화 시킬 것인가 뿐이다. 현실을 왜곡하는 정부의 논리를 깨고, 자본과 노동의 대립, 자본의 착취 구조를 전 사회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총자본에 대항한 총노동의 결사 투쟁, 지금 그것이 필요하다.


2014년 12월 22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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