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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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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구조개편 논의가 지난해 10월부터 노사정 위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노동문제의 핵심 쟁점을 다루는 노사정위원회의 현재 논의는 사회적 합의를 끌어낸다는 형태를 띠고 있으나, 사실상 정부의 친기업적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기업의 이해를 충실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개선특위 공익전문가 의견 비판

노동시장 구조개편 논의가 지난해 10월부터 노사정 위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노동문제의 핵심 쟁점을 다루는 노사정위원회의 현재 논의는 사회적 합의를 끌어낸다는 형태를 띠고 있으나, 사실상 정부의 친기업적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기업의 이해를 충실히 대변한 지난 2월 27일, 3월 6일 제출된 '공익전문가 그룹 의견'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 그룹 의견은 노동시장 현안 쟁점을 중심으로 한 1그룹,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시장 2중구조 문제를 다루는 2그룹 의견으로 나누어 제출되었다. 2월 27일 전체회의에 제출된 1그룹 전문가 검토의견은 통상임금,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제도 정비, 임금체계 개편의 쟁점을 다루었다. 사실은 이 세 의제 모두가 노동자의 권리를 법제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의제이다.

먼저 통상임금과 관련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논의의 핵심은 통상임금 판단의 기준과 관련 노사합의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이다. 기준과 관련해서 경영계는 1임금 지급기 이내의 임금항목만 인정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노동계에서는 재직자 요건을 없앨 것을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의 주장은 수차례 법원 판결로 확인된 내용을 후퇴시키는 것으로 배척하는 것이 타당하고, 노동계가 주장하는 재직자 요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고정성 요건으로 파악하였으나, 이는 일률성에 대한 판단으로 충분한 것으로 법원 판결의 오류를 입법과정에서 수정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 그룹은 기업의 경영상 부담과 분쟁의 발생을 이유로 배척하였다. 노사합의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법이 정하는 것이 최저기준이고 강행규정이기에 그를 상회하는 내용에 대해 합의가 가능한 것이지 노사합의로 법 적용을 회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 그룹은 노사자치의 가능성을 핑계로, 또 이미 근로기준법 상 예외 조항이 많다는 것을 이유로 노사합의를 통한 통상임금 배제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이는 통상임금의 입법화를 통한 명확화라는 목적과 배치되는 것임에도 기업 경영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공익의 노력은 스스로 앞뒤 다른 말을 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둘째, 노동시간 관련 부분에서는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노동시간 유연화, 노동시간 적용제외제도 등을 다루고 있다.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산입 문제는 애초에 법원의 판결이 일관되게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산입하고 있는 반면, 산입하지 않는 노동부 지침의 충돌로 인해 현장에서 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고자 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확대된 사안이다. 노동부의 지침 변경이라는 간단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 이제 법개정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되어 버렸고, 이에 대해 기업의 비용부담을 지나치게 우려한 일각에서는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산입하되 전체 노동시간을 오히려 확대하는 방안을 법안으로 제출하기도 했다. 이번 공익위원안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공익위원안은 현재의 왜곡된 52시간(주 40시간 + 연장 12시간)에 휴일근로 8시간 이상을 더 할 수 있는 장시간 노동을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휴일 및 연장근로가 중복될 경우, 이는 당연히 '장시간 노동의 규제'라는 점에서 중복 할증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이를 '노사간 분배 및 비용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공익전문가의 시각이다.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수가 없다.
기존에 정부 여당이나 자본이 주장해 왔던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에 대해서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확대 시점과 상한선 설정에 대해서만 노사간 협의를 하자는 것이다. 또 노동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대상을 확대하는 안을 제출하고 있다.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해서는 적용제외 축소를 원칙으로 하되 중기과제로 밀어놓고, 재량근로 확대 및 화이트칼라 노동자에 대한 노동시간 규제 적용제외  등을 통해 노동시간 유연성을 확대해 주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 경우 이는 기업의 직접적인 비용상 이익을 안겨주고, 노동자들에게는 노동시간의 불안정, 임금의 감소를 가져다주게 된다. 여기에서도 노동시간이라는 최소한의 노동자의 일과 생활의 안정을 위한 규제를 피하고 '원칙론적 접근'이 아니라 실태를 통해 접근법을 모색하겠다고 한다. 그 실태에서 주되게 고려될 것은 기업의 비용부담이나 생산성 등 자본의 논리일 수밖에 없다.

셋째,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 및 직무, 숙련, 성과 등을 기준으로 한 임금체계로의 개편을 이야기하고 있다. 임금피크제의 경우 60세 정년연장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정년을 연장할 때 연공급에 기반한 임금체계에서는 기업의 비용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2013년 노동자의 평균 근속년수는 6.4년에 불과하다.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은 되어야 평균근속년수가 10년을 넘는다. 60세로 정년을 연장한다 하더라도 한 직장에서 계속 상승된 임금을 받으면서 일하는 노동자는 거의 없다는 뜻이다. 정년연장이 실제로 기업에 부담이 되어서라기보다는 고령노동자들을 저임금화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것이다.
연공급이 아닌 직무, 숙련,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역시 노동자의 저임금화를 위한 것이다. 이전에는 고령 노동자가 생산성이 떨어짐에도 많이 받아가는 임금체계가 불합리하다면서 직무 등을 중심으로 한 임금체계로 이전해 가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령자의 생산성 저하를 이야기 할 때에는 장기근속 노동자의 숙련은 고려되지 않았고, 청년층 노동자의 생산성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초임은 무시했었다. 오히려 초임 삭감이라는 방식으로 기업의 비용을 줄이려 했었다. 지금은 비정규직 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이야기하면서 직무 등에 따른 공평한 임금체계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는 직무 등을 중심으로 한 임금체계가 다른 노동 다른 임금, 즉 임금 차별을 합리적인 것으로 포장하는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직무에 대한 평가가 공정할 수 없다는 사실, 기존의 저임금 직종에 대한 저임금을 합리화한다는 사실을 다시 무시한다. 그리고 낮은 기본급을 중심으로 직무중심 임금을 설계하고 성과와 연동되는 임금체계로 전환하면서 기업에 낮은 비용과 고강도 노동을 통한 높은 성과를 보장해 주려는 것이다.

이처럼 노동현안에 대한 노사정위원회의 '공익전문가 1그룹 검토의견'은 기업의 이해를 대변한 것이고, 기업만을 살리려는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일 뿐이다. 2그룹 검토의견 역시 다르지 않다. 2그룹 검토의견은 3월 6일 발표되었는데, 이에서는 노동시장 2중구조 문제와 사회안정망 확충을 의제로 다루고 있다.

먼저 노동시장 2중구조 부분에 대해 살펴보면 첫째, 원하청,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정규직 노동자에게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대기업 노사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지만, 하청 및 중소기업의 어려움의 원인이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높은 임금요구이고, 그를 포기하라는 요구를 숨기지 않는다. 노사의 책임이라고 하지만 기업들은 한번도 사회적 책임을 진 적이 없다. 하청노동자에게 산재가 집중되어 나타나고, 그것이 원청의 단가후려치기로 인한 것일 때에도 단 한차례 법적 책임을 진 적이 없고, 불법파견이 적발되어도 처벌된 적이 없다. 다만 노동자에게 다시 노동자를 위해 권리를 포기할 것은 전문가 의견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둘째,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35세 이상에 대해 기간을 연장하는 정부안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고, 정규직 전환으로 유인하기 위해서 다시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되풀이 한다.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저임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더라도 비용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야기인 것이고, 비정규직의 저임금에 대한 정규직 책임 논리의 반복이다.

셋째, 이러한 논리는 차별 시정과 관련해서도 반복된다. 직무 등에 기초한 임금체계로 개편되어야 불합리한 차별이 해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다시금 반복한다.

넷째, 파견 및 사내하도급 등 간접고용에 대해서는 불법파견을 합법화하는 사내하도급법을 제정을 공익전문가 안으로 내놓고 있고, 파견에 대한 규제를 풀어 하도급을 파견으로 유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는 불법파견에 지나지 않는 사내하도급에 대해 파견노동과 달리 규제법이 없어 사내하도급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정부 논리의 답습이고, 파견노동의 열악성이 법이 있어서 완화될 수 있다는 거짓을 유포하는 것이다. 파견이 고용유연성을 유지하면서 노동조건을 보호하고 고용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공익전문가 의견은 '노예노동 = 파견 노동'이라는 현실을 애써 외면한 것일 뿐이다.

다섯째, 실적을 이유로 한 통상해고 확대에 대해서는 '해고'를 둘러싼 노사간 분쟁을 소모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입법적으로 노사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여, 실적 해고제의 법제화를 인정하고 있다. 현재 기준이 불명확해 근로계약 해지 기준 및 절차를 명확히 입법화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는 사용자가 정규직 노동자를, 혹은 계약기간 중이라도 노동자를 해고하고 싶을 때 해고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동자를 쉽게 잘라낼 수 있어야 기업이 경영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경영자들의 인식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퇴출프로그램과 같은 기형적 해고행태를 막는다는 등의 말을 덧붙이더라도 결국 더 자유로운 해고를 '법에 기반해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일 뿐이다.

여섯째, 취업규칙 변경 절차와 관련해서는 '공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말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여지를 축소시켜주는 의견을 내놓았고, 변경 절차와 관련해서는 전체 종업원 과반수 지지를 받는 근로자 대표 또는 종업원 대표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종업원 대표 제도 등은 제도 자체의 장단과 무관하게 현재 한국의 노동조합에 대한 정부로부터 조장되는 적대적 인식속에서 노동조합을 약화시키는 것이 되기 십상이다.

사회안전망과 관련해서는 사각지대 해소, 실업급여 개선, 소득보호 강화, 직업능력 개발, 고용서비스 선진화, 산업안전에 대해 전문가 의견이 제출되었다. 몇 가지만 살펴보면, 사각지대 해소와 관련해서는 두루누리 사업 효과성 평가 및 사각지대 실태조사를 통한 개선방안 모색, 신규가업 제고를 위한 체계 정비, 특수고용 노동자 등 확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되었다. 실업급여와 관련해서는 구직급여로 원칙을 세우고 급여 수준과 범위를 확대하고, 직업훈련이나 일자리를 거부할 경우 '제재'를 분명히 하고, 재취업 유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급여체계를 조정하는 등의 의견을 제출했다. 소득 강화와 관련해서는 최저임금은 중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인상하되, 통계기준이나 산입임금범위, 지역별특성 등을 고려해 종합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최저임금제도의 전반적인 개악을 시사했고, 시중노임단가의 적용에서는 강제적용하기보다 조달계약 평가를 통해 적용을 유도한다는 정도이다.

3월까지 합의시한을 정하고, 노사정 대타협을 이루겠다는 논의는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권리를 포기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사실 노동자들의 권리는 그간 자본의 비용 논리에, 경제위기 논리에 끊임없이 축소되어 왔다.
그나마 그를 최소한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노동조합이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그 과정은 조직된 노동자와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들 사이의 간극을 키우는 것이기도 했다. 다만,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자 했던 노동자들의 잘못이 아니다. 노동자들을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나누고, 차별하고, 노동자를 이윤을 위한 부품으로 쓰고 버리고자 했던 자본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그런데, 이제는 정부에 의해 또 공익전문가들에 의해 노동시장 2중 구조의 주범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노동자들은 이러한 노동자간 분할과 이분법을 반대한다. 함께 살고자 했던 노동자들은 정부와 공권력의 탄압으로 위축되어 왔고, 손배가압류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다. 모든 투쟁을 불법시 해왔던 정부는 이제 '노동조합'이라는 노동자 단결체조차 인정하지 않며,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까지도 모두 회수하려 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노총이 4월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불과 10일도 남지 않은 노사정 합의시한, 예견된 결과를 기다릴 필요 없이 투쟁을 준비해 가고 있다. 이는 다만 민주노총 조합원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확대해 나가기 위한 투쟁이다. 피해갈 수 없는 전면전, 모든 노동자의 힘을 하나로 모아 이 싸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5년 3월 23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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