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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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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가이드라인(안)은 자본과 정부의 책임을 철저히 외면한 채 인력활용의 유연성, 노동자의 권리의 축소를 중심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간 외면해 온 노동권을 일부라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권이 박탈되어 온 상태 그대로를 고착시키고, 더 후퇴시키려는 시도<정부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안) 비판>


1. 가이드라인을 통한 밀어붙이기가 의미하는 것

정부는 지난 6월 19일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안)을 발표하는 공청회를 예정했었다. 공청회 자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발로 무산되었지만, 그 내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가 19일 공청회를 통해 발표하고자 한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안)은 다시 한 번 전문가의 이름을 빌렸으나 비정규직을 보다 확산하고, 노동권 자체를 낮은 수위에서 묶어 두겠다는 정부와 자본의 의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처럼 노동자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밀어붙이기가 점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정부 부처의 지침, 또 가이드라인 제정 시도를 통해 정부는 법 개정에 앞서 현장에서부터 권리를 후퇴시키기 위한 시도들을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이 규제력이 없기 때문에 문제라는 비판이 있다. 법으로 규제해도 모자랄 비정규직 문제를 가이드라인으로 되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가이드라인은 취업규칙 변경 및 노사관계에 개입하여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로써 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미치고, 하반기 이후 입법적 완결까지 나아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뜻이다. 규제력 없는 가이드라인이라는 형태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가이드라인이 실질적 법규범으로 작동되게 하겠다는 정부의 노동시장 개악 정책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2.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안) 비판

1) 기간제근로자 고용안정 가이드라인(안)의 문제점

첫째,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상시 ․ 지속적 업무는 정규직 채용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비정규직 사용은 일시적 간헐적 업무로 사유가 규제되어야 하고 기간 제한을 통해 사실상 상시 ․ 지속적 업무에 종사할 경우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해야 한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안)은 ‘업무의 계속성이나 상시성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을 원칙으로 정립해야 한다고 개선 방향을 밝히면서도 이를 채용시가 아닌 ‘전환’의 원칙화 하고 있다. 최초의 기간제 채용에 대해서는 규제 없이 열어두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기간제법의 구조가 기간제 노동의 교체 사용을 고착화 시켰다는 점을 간과한다. 상시 ․ 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노동자를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업무에는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세우는 것이 첫 번째가 되어야 한다.

둘째, ‘전환’을 중심에 둔 사고는 기간제 노동이 ‘시용화’ 되는 것을 방기하고 조장한다. 특히 가이드라인(안)은 기간제 노동을 ‘정규직 근로관계로의 편입을 위한 과도적 근로관계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기간제법이 미친 가장 파괴적인 영향, 즉 정규직 직접채용은 극소수화 되고 기간제 노동이 기본적인 고용형태가 되도록 만들었다는 점, 그로 인해 기간제 노동이 노동자 평가의 기간으로 작용하고 다시 한 번 노동자를 고를 수 있는 권리를 자본에게 쥐어 주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정식 채용이 아니라 노동자를 마치 물건처럼 시험적으로 사용해 보고 채용을 결정하겠다는 것, 이는 우리 노동법제에서는 없는 것이지만 기간제법이 만들어지면서 기업들은 기간제 노동자를 교체사용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기간제로 노동자를 채용하여 평가한 후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2년이라는 장기간의 시용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가이드라인(안)은 기간제 노동의 무기계약 전환율이 낮은 것을 문제 삼지만, 전환이 안 되는 문제 이전에 기간제 노동을 기본 고용형태로 인정하고 있는 전제부터 문제이다. 이 전제를 바꾸지 않으면 기간제 노동의 보호는 어렵다.

셋째, 가이드라인(안)이 중요하게 제기하는 전환 절차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전환 요건으로 기존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이 가지고 있는 기간제법보다 강화된 요건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간제법은 2년이라는 기간을 초과하여 일한 경우 무기계약 전환을 의제하지만, 기존 정부대책과 이 가이드라인(안)은 과거 2년 이상 업무가 존재할 것에 더해 향후에도 2년 이상 지속될 것을 더 요하고 있다. 이는 당연히 전환 대상자 자체를 큰 폭으로 축소시켜 정책의 실효성을 없애는 부분이다.
또 전환의 과정에서 노동자에 대한 평가를 수행한다. ‘근무실적 ․ 직무수행 능력 ․ 직무수행 태도 ․ 근무기간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선정’한다는 것은 기간제 노동자의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한 해고를 막지 못한다. 지금까지도 평가를 통해 무기계약 전환에서 탈락하는 일들이 벌어져 왔고, 이는 기간제 노동자를 해고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비정규직의 업무는 정규직의 업무와 분리되어 주변업무, 단순 업무로 치부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차별적 임금으로 노동자를 사용하기 위해 자본은 일부러 노동자의 업무권한을 축소시키거나 다른 업무인 것처럼 분리시켜 왔다. 이러한 노동에 대한 평가는 대다수 상급자의 자의적 판단, 노동자의 순종적 태도에 대한 강요, 권리 주장을 억압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전환의 절차로 활용하는 가이드라인(안)은 노동자 보호가 아니라 기간제 노동의 효율적 활용과 관리를 위한 지침이 될 뿐이다.

넷째, 차별 역시 극복하기 어렵다. 위에 언급하였듯 기간제 노동자의 업무는 이미 정규직 노동과는 분리되어 임금 차별을 주장하기 어려운 상태로 되어 버렸다. 비교대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와 비교하여 차별 여부를 판단하는데, 무기계약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기간제 노동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동종업무에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이 모두 존재한다면 자본에게 유리하게 무기계약직 노동자와 비교하여 차별을 판단하는 것이 현 실태이다. 게다가 가이드라인(안)은 ‘수행업무의 종류’ 뿐만 아니라 ‘곤란도, 책임정도’ 등도 유사업무 판단의 요건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는 업무 권한을 조금만 달리해도 차별적 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이 가이드라인(안)은 차별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고착시킬 뿐이다.

다섯째, 가이드라인(안)은 ‘사용자와 근로자 측의 능동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기간제 노동자의 무기계약 전환 정책의 실효성을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자본이 마음대로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그대로 둔 채, 노사자율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정규직 임금을 깎아서 기간제 노동자의 무기계약 전환 비용을 충당하라는 말을 가이드라인(안)은 다시 한 번 하고 있다. 그래서 노사 공동 노력사항으로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과 고용안정을 위한 임금체계 합리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 ․ 강구’ 할 것을 요청한다. 정규직 권리의 삭감 또는 직무성과급 형태로의 임금체계 개편 등이 기간제 노동자의 무기계약 전환을 위해 필요하다는 정규직 책임론을 또 반복하는 것이다.

2) 사내하도급근로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개정방향(안)의 문제점

첫째, 적법한 사내하도급이라는 개념은 성립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먼저 검토해야 한다.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위장도급분쟁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으로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성을 검토하면서 사내하도급이 적법하게 운영될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적법한 사내하도급은 노동법적 규제가 없고, 불법파견 또는 위장도급에 해당될 경우도 존재하지만 이의 판단을 위한 사법 분쟁은 오히려 노동조건 개선에 득이 되지 못한다는 평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른바 ‘사법 분쟁’ 으로 밝혀지고 있는 것은 대다수 제조업의 사내하도급이 불법파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내하도급이라는 것이 가진 속성 자체가 기존의 사내하도급 가이드라인 및 가이드라인 개정(안)이 전제하듯 ‘회색적인 것’, ‘도급과 근로관계의 중간형태로서 한국적인 계약형태로 규율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산과정을 분할해 두었지만 원청의 포괄적 관리감독 하에 노동이 이루어지고, 사내하청 업체는 기존에 존재하는 노동력을 인수받아 관리만 하고 생산에 대한 어떠한 자율성도 가지지 못하는 형태. 이것은 근로관계이며 불법파견으로 규정되고 단속되어야 할 것이지, 사내하도급이라는 ‘합법’의 이름을 붙여 규율될 것이 아니다.
게다가 가이드라인 개정(안)이 무익하다고 규정짓는 위장도급 규명을 위한 싸움은 노동자의 권리와 실질적 사용자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지 결코 무익하지 않다. 올바른 사법적 판단을 하지 못하는 사례와 노동관계에 대해 올바르게 규율하지 못하는 기존의 노동관계법 개정이 필요한 문제이지 사내하도급을 합법화하는 별도 법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문제가 아니다.

둘째, 원청의 사용자로서의 행위를 언급하면서도 이를 간접고용 노동자를 위한 ‘배려’, ‘노력’ 등으로 포장해 위법성을 은폐해 버린다.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원청의 사업장 내에서 원사업주의 영향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면서 원청의 성과에 기여하고 있다’며, ‘원사업주도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와 고용안정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즉, 다시 말하면 원청은 “사내하청 노동자의 노동을 통해 이윤을 얻고, 노동조건에 관여한다면 사용자로서 행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사용자로서의 법적 책임과 의무를 져야할 문제이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원청의 사용자 책임이 아니라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시혜를 아름다운 노력으로 포장하고, 노동자의 권리나 사용자로서의 책임이 아닌 ‘배려’로 표현한다. 그로써 원청의 사용자 책임은 또 다시 회피된다.

셋째, 그리고 이 ‘배려’를 위해서는 원청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원하청간 불공정 거래 관행, 생산성을 상회하는 과도한 임금인상 교섭 등 불합리한 노사관행’으로 인해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가 확대되고 간접고용 노동자의 권리 축소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또 다시 자본은 내놓는 것 없고, 정규직 노동자가 내놓아 불공정 거래 관행도 해소하고 기업 규모 간 격차도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다.
백번 양보해서 정규직이 양보한다고 하자. 그래도 가이드라인 개정(안)이 말하듯이 수급사업주가 원사업주에게 대금을 더 지급받아 사내하도급 노동자의 임금수준을 올려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불법파견이 아니라 사내하도급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세워두면 원청이 대금을 추가적으로 지급해야 할 의무는 없어진다. 다만 배려해 줄 수 있을 뿐이다. 수급사업주가 불공정 거래를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의 판단이 최소한의 최저임금 위반이 아닌 경우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다.

넷째, 정작 중요한 것은 원청과 사내하도급 업체의 문제는 단순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규모에 따른 차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과 정부는 사내하도급 업체가 마치 독립적인 활동이 가능한 원청과 대등해 질 수 있는 독립적 기업체인 것처럼 간주한다. 그래서 규모의 차이만을 강조하면서 원청 대기업과 원청 노동자를 한 묶음으로 묶어 불공정 거래를 조장하는 한 원인으로 원청 노동조합의 임금교섭 관행을 나무란다.
그런데 사내하도급이란 100% 해당 원청의 업무만을 수행한다. 설사 하청업체의 규모가 어느 수준이 되어 다른 사업장의 업무를 수급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원청 내에서는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하루의 노동량 역시 원청이 정해주는 것을 넘지 못한다. 독자적인 영업 활동이라는 것이 전혀 가능한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사내하도급 업체의 규모가 작은 것 역시 원청이 관리하기 수월한 규모로 쪼개어 두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현장에서는 모르지 않는다. 즉, 이는 기업 규모의 격차로 설명할 문제가 아니라 사내하도급 업체의 원청에 대한 근로관계에 진배없는 종속성을 드러내는 부분으로 보아야 하며 이에 대해 원청 대자본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물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3) 특수형태업무종사자 보호 가이드라인(안)의 문제점

첫째,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해서는 노동관계법상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산재법상의 일부 보호, 경제법상 일부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법과 지침 등은 소위 ‘특수형태업무종사자’에 대해 ▵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 ▵ 노무를 제공함에 있어서 타인을 사용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요건을 두고 있다.
제시하고 있는 기준 두 가지로는 기존 노동관계법상의 노동자로서의 판단이 부정되어야 할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결국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이름 붙여 기존의 노동자와의 차이점을 밝힐 수 있는 구체적 판단 기준도 없이 일부 직종 노동자에 대해 산재보험을 특례 형태로 적용하고, 대다수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해서는 노동관계법상 보호를 배제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안)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시간과 장소의 선택이 자유롭고 구체적 업무지시 없이 재량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이 일반 노동자와 다르고, 일정 기간 특정 사업주를 대상으로 노무를 직접 제공하며 경제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에서 자영업자와도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노동자의 재량에 의존해야 하는 업무가 늘고 있고, 노동시간과 장소 역시 보다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하나의 사업주만을 위해 노동한다는 것이 노동자냐 아니냐를 가르는 요건은 아니다. 노동자도 여러 사업장에 고용되어 일할 수 있고, 그것으로 노동관계를 부정하지 않는다. 결국 기준이 될 수 없는 요소들로 노동권을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특수고용 판단 기준은 노동자의 범위를 더욱 축소시키고, 특수고용의 문제조차 특정 업종으로 국한시킨다. 노동자와 다를 바 없는 판단기준을 가지고 특수고용으로 분류한다는 것은 결국 노동자성 다툼이 있는 일부 업종에 한정해 일부 산재보험을 시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었기에 특수고용에 해당되기 위해서도 많은 다툼을 벌여야 한다. 자영인으로 위장되는 몇 가지 요소만 있다면 노동자성을 다투기 보다는 반쪽짜리 산재보험이라도 적용받기 위해 특수고용 업종에 넣어달라고 싸우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과정을 통해 택배 등 일부 업종이 산재보험 범위에 포함되었다.
결국 노동법상의 노동자 범위는 더욱 축소되어 법원 판결을 통한 적극적 해석은 아예 기대하기도 어려워질 뿐 아니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범위 역시 해당 직종으로 특정되어 그에 해당하지 않는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노동법상 사용종속관계 여부 판단 이전에 아예 노동자가 아닌 것으로, 특수고용도 아닌 것으로 낙인찍히게 되는 것이다.

셋째, 가이드라인(안)은 계약체결 및 변경 ․ 갱신 ․ 해지, 보수에 관한 사항, 직장내 성희롱 금지, 고충처리, 안전 등 개별적 노사관계에 대한 사안들을 노동법 기준보다 하회하여 규정하였는데, 그 기준의 하회에 대한 구체적 근거도 없다. 다만 노동자로서의 보호는 결코 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들이 박탈당하는 권리는 바로 노동3권이다. 노동자로서 스스로 권리를 위해 단결하고 투쟁할 권리, 그 힘으로 교섭하여 권리를 더 확장할 기반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로써 가이드라인(안)은 개별 사안에 대해 보호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권리보장은 하지 않겠다는 것을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3. 가이드라인을 폐기하고 비정규직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

자본은 더 이상 내놓을 것이 없고, 지속적으로 유연화를 도모하여야 살아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더 유연한 고용형태와 더 유연한 임금체계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억지 논리, 기업의 지출은 고정되어 있는데 정규직 노동자가 많이 가져가면 비정규직 몫이 줄어들고, 원청 정규직 노동자가 생산성보다 과한 임금을 가져가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저하를 야기해 왔다는 논리. 가이드라인(안)의 바탕에 존재하는 이러한 인식수준은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는 논리의 확장판이다.

권리는 베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체가 스스로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고자 할 때, 그 움직임은 늘 법과 제도에 가로막혔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원청을 상대로 권리를 요구할 때는 불법 파업이라면서 막대한 금액의 손해배상금을 떠안기고, 원청의 사용자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권리를 쟁취하고자 할 때는 노동조합이 아니라고 현장에서 체결한 단체협약조차 무시했다.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계약기간 만료라며 해고로 인정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이처럼 노동권 자체를 가로막고 있는 법제도를 그대로 둔 채 비정규직을 위한 정책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주체가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며 움직일 때, 그를 보장해야 하는 것이 사회의 책임이고, 법제도는 그 책임을 다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안)은 자본과 정부의 책임을 철저히 외면한 채 인력활용의 유연성, 노동자의 권리의 축소를 중심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간 외면해 온 노동권을 일부라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권이 박탈되어 온 상태 그대로를 고착시키고, 더 후퇴시키려는 시도이다.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안)은 폐기되어야 한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현장을 개악하려는 시도를 즉각 멈추어야 한다. 제대로 된 비정규직 보호와 사회적 책임은 우선 비정규직법을 폐기하고 비정규직 사용을 규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2015년 6월 29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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