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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7. 22. 부산고등법원은 현대자동차에 대한 불법파견 소송에서 승소한 ‘상징적 인물(판결문의 표현이다)’인 최병승에 대하여 비정규직지회의 조합원은 아니나 ‘장기간 파업의 구심점이 되어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상당한 파급력’을 지녔기 때문에, 이러한 최병승‘업무방해죄가 안되면 업무방해죄 방조로’라는 법원의 안내
- 노동자의 연대는 불법이 아니다!

1. 제3자 개입금지의 부활에 다름 아닌 ‘업무방해 방조죄’ 선고

2015. 7. 22. 부산고등법원은 현대자동차에 대한 불법파견 소송에서 승소한 ‘상징적 인물(판결문의 표현이다)’인 최병승에 대하여 비정규직지회의 조합원은 아니나 ‘장기간 파업의 구심점이 되어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상당한 파급력’을 지녔기 때문에, 이러한 최병승이 비정규직지회의 조합원들이 CTS라인점거 농성을 하는 동안 현대자동차 정문 앞에서 7회에 걸쳐 집회에 참여하여 사회를 보거나 기자회견을 열었고, CTS라인점거 농성장에 들어가 농성장에 있던 비정규직지회 간부들과 조합원들에게 인사하고 농성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으며, 금속노조 또는 쟁의대책위원회의 파업과 관련한 공문 등을 비정규직지회 등에 이메일로 보냄으로써, 업무방해 정범인 조합원들의 업무방해 범행을 인식하고 그 결의를 강화함으로써 그 범행을 용이하게 하였으므로 업무방해 방조에 해당한다며 벌금 400만원을 선고하였다.

이번 판결에 대하여 노조탄압 악법의 상징과도 같은 ‘제3자 개입금지 조항이 부활했다.’는 평가가 자자하다. 제3자 개입금지 조항은 전두환 정권 때 신설되어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다가 해당 조항의 악용에 대한 지속적이 문제제기로 2006년 삭제되었다. 그런데 이번 판결에서 해당 점거농성의 당사자도 아니고 관련이 없지는 않지만 엄격하게 보자면 제3자일 뿐인 최병승에게 업무방해 공범에 대하여는 명확한 증거의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이에 그치지 않고 기필코 무언가 하나는 걸고 넘어지겠다는 듯 업무방해 방조를 인정하면서 위와 같은 이유를 대고 있어, 이것이 제3자 개입금지와 무엇이 다르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2. 불명확한 근거에 의지해 노동자 투쟁을 억압하겠다는 법원의 판단

그러나 사실 그 동안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파업 노동자들을 지원하거나, 점거 농성노동자를 지원하는 경우에 업무방해 방조죄가 성립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이 큰 파급력을 가지는 이유는 판결의 근거로 삼은 사실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첫째로는 업무방해의 정범에 해당하는 점거농성 노동자들에 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사업장을 점거하는데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 있기 마련이며, 파업의 근거와 상황, 기간의 장단에 따라 지지방문자들에 대한 영향력이라는 것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영향력의 정도를 판단한다는 것은 상당히 추상적이고 감정적인 평가일 수밖에 없다. 즉,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해당 사건의 누구까지가 영향력을 미치는 자인가? 지나가던 시민이 7회 참석하여 지지하면 영향력이 없는가? 민주노총의 간부, 노동자를 지지하는 법률가, 사회의 저명인사, 연예인, 한 대학교의 학생대표, 지지방문한 단체장..... 그 한계가 불명확한 사항을 판단근거로 들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는 7회에 걸쳐 집회에 참여하여 사회를 보거나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점을 근거로 하였다는 점이다. 최병승을 포함한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헌법이 보호하는 언론보도 및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갖는다. 따라서 해당 집회 및 기자회견이 반사회적인 것으로서 사회적으로 용납가능한 것도 아니고, 정당한 절차를 거친 합법 집회였고, 기자회견이었는데 이러한 집회와 기자회견을 참석하거나 사회보거나 발언한 사실을 두고 이를 이유로 삼았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세계가 민주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이 국민들의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음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반복해서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이 이에 대한 침해를 조장하는 판결을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7회에 걸쳤다는 부분에서 그럼 6회만 열었다면? 5회만 열었다면? 사회를 몇 번 보아야?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열었을 때, 단체들의 장 또는 단체회원들 중 어느 선까지가 공범에 해당하는 것인가라는 것 역시 불명확한 근거일 뿐이다.

셋째로는 금속노조 또는 쟁의대책위원회의 파업과 관련한 공문 등을 비정규직지회 등에 이메일로 보냈다는 점이다. 최병승이 업무방해 공범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해당 이메일이 지회장이던 이상수의 지시에 의하여 작성된 내용을 단지 최병승이 대신 보냈을 뿐임을 확인하고도, 현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이메일 전달을 두고 이러한 이메일 전달을 방조범 판단의 근거로 삼음으로써 향후 이메일 전달과 같은 단순하고도 기계적인 행위조차도 경직시키고 있다고 할 것이다.

3. 사회적 연대, 노동자의 연대는 불법이 아니라 권리이다.

연대파업이 불법이라는 판결에 얽매여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투쟁의 역사에서 연대파업은 상징적인 의미만이 남아버렸다. 그러나 희망버스를 중심으로 투쟁의 연대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에, 장기투쟁 사업장에 사회적 지지와 연대가 이어지고 있으며, 철도 민영화에 맞서서는 전 국민이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오는 국민총파업을 상징적으로 전개하기도 했다. 이번 판결은 그 모든 노동자, 국민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억압하는 판결에 다름 아니다.

연대는 불법이 아니다. 연대는 우리의 삶과 노동을 지키는 권리이다. 악법 중의 악법 제3자 개입 금지를 투쟁으로 철폐했듯이, 법원이 업무방해 방조죄를 동원하여 막는다고 하더라도 노동자의 연대는 끈질기게 이어지며, 더 큰 사회적 연대로 이어질 것이다.

2015년 8월 7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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