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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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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의 외주화는 극히 제한되어야 한다. 효율성을 위해, 비용절감을 위해 남발되는 외주화는 지금과 같은 끔찍한 사고와 위험에 우리 모두를 끌어들인다. 외주화를 규제하고, 특히 안전업무에 대한 규제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이런 사고가 다시 생기지 않을 것이라 누구하청이든, 아니든, 공공교통의 안전에 대한 책임은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에 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외주화를 철회하고,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라.



지난 달 29일 저녁 7시 30분,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29세 노동자가 사망했다. 수리를 위해 스크린 도어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오는 기차를 미처 피하지 못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자 서울메트로는 2인 1조로, 운행시간 외에 수리해야 할 원칙들을 지키지 않은 노동자를 탓했다. 2년 전 성수역에서 스크린도어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계속되는 사고로 하청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지는 데도 원청인 서울메트로는 하청업체가 규정을 지키지 않아서, 해당 노동자가 규정을 지키지 않아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안전불감증 이야기는 이제 지겨울 정도이다. 어떤 노동자가 자기의 목숨과 직결된 문제에 규정을 어겨가며 일을 하겠는가. 노동자가 규정을 어겼다 말하기 전에, 하청업체의 잘못이므로 책임 없다 하기 전에 지하철의 안전한 운행과 유지에 서울메트로의 책임을 다했는지를 먼저 살피고 사죄해야 할 것이다. 공공교통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그 교통을 이용하는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기본적으로 원청 서울메트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업무를 외주화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책임까지 떠넘겼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스크린 도어는 지하철의 안전한 운행을 위한 시설이다. 이런 시설을 원청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하청업체로 떠넘겨 버린 것부터 문제이다. 비용절감을 위해, 효율성을 명목으로 이루어지는 외주화는 끊임없이 사고를 낳는다. 근로복지공단 산재보험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철도 및 지하철에서 발생한 외주하청 노동자의 사망사고가 무려 18건에 이른다. 그 외 크고 작은 사고들이 얼마나 무수히 발생하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고에 대해 원청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러한 사고는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사고가 되고 원청의 산재에는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바로 그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외주화를 하고, 돈과 사람의 생명을 맞바꾼 것이다.

책임은 서울메트로에 있다.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하나, 이번 사고가 발생한 외주관리업체는 서울메트로의 주요 역 24곳의 스크린 도어를 관리하는 업체인데, 해당 업체는 필요 인원을 38명, 즉 한 역당 1.58명으로 잡고 있다. 그렇게 입찰을 했고 서울메트로는 받아들였다. 서울메트로 자체적으로는 적정 인원을 그보다 낮은 1.29명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0.29명, 0.58명이 있을 수 있는가. 결국 한 역당 최소 2명 이상의 노동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최소한일 뿐, 24시간 휴일도 없이 관리되어야 하는 사정을 고려하면 제대로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결국 돈에 인원수를 끼워 맞추고, 사람의 노동을 끼워 맞추다 보니 이러한 사고를 애초에 막을 길이 없었던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사고 발생 후 외주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생기자, 그제 서야 여론을 수용해 중장기적으로 직영 또는 자회사 방식으로 운영방안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동자의 생명이, 공공교통의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는데 중장기적 방안으로 고용구조 개선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외주화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시민과 노동자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는 굳이 검토하지 않아도 그간의 수많은 사고들이 이미 증명하고 있다.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고용구조 개선과 노동조건 정비에 들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넘겨놓고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는 태도이다. 게다가 직영 정규직화가 아닌 자회사 방식은 외주화와 다를 것이 없다. 서울메트로 밑에 다른 업체를 하나 두고 그 업체로 또 다시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분명히 하자. 사고의 책임은 서울메트로 측에 있다. 이것은 하청을 주었든 직영으로 운영했든 변하지 않는 서울메트로의 책임이다. 또한 서울메트로에 대한 감독 책임이 있는 서울시에 있다. 우리가 공공 교통을 이용할 때 업체가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어떤 업체가 어떤 역을 관할하는지를 따져가며 이용하지 않는 것은, 그 운영의 책임이 서울메트로와 서울시에 있다고 생각하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인식에 기반한 것이다. 또한 이는 시민의 인식과 법적 책임의 괴리도 아니며, 도의적 책임과도 다르다. 바로 그들이 운영의 실 주체이고, 교통이라는 공공서비스의 제공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 주체로서 당연히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공공부문의 외주화는 극히 제한되어야 한다. 효율성을 위해, 비용절감을 위해 남발되는 외주화는 지금과 같은 끔찍한 사고와 위험에 우리 모두를 끌어들인다. 외주화를 규제하고, 특히 안전업무에 대한 규제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이런 사고가 다시 생기지 않을 것이라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서울메트로가, 서울시가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내놓기를 바란다. 충분한 인력의 확보, 외주화가 아닌 직접 책임을 지고 운영하며, 노동조건을 개선해 나가는 태도. 우리 모두의 안전도 그것으로부터 지켜질 수 있다.

2015년 9월 10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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