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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12. 11.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방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과정의 결과를 밝히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그 내용을 얼핏 살펴보기만 해도 이 토론회가 그동안 정부가 끊임없이 이야기 해온 “쉬운 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한 근노동과세계 , ▲ 고용노동부의 주최로 열린 '직무능력 중심의 연력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 변백선 기자허울뿐인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의 진실

고용노동부는 12. 11.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방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과정의 결과를 밝히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그 내용을 얼핏 살펴보기만 해도 이 토론회가 그동안 정부가 끊임없이 이야기 해온 “쉬운 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임이 너무도 분명했다.

발제는 총 세 꼭지였는데, 첫째는 한국노동연구권의 김기선 박사의 “인사평가의 법적쟁점과 정책과제”로 기존의 인사평가에 대한 문헌과 판례를 정리한 것이었다. 발제의 내용은 공정한 인사평가제도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에 맞추어져 있고, 이를 위해 독일의 입법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법제를 참고하여 한국에 도입한다고 하여 외국의 노동관계와 한국의 노동관계의 지형이 상이한 상태에서는 동일 또는 유사한 법조문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김기선 박사는 마땅히 공정한 인사평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허상의 위험성에 대하여 따끔히 지적해야 옳았을 것이나, 해당 발제의 마무리는 최소한의 공정한 인사평가제도를 위하여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해야한다는 미온적이고 상투적인 마무리를 하고 있을 뿐이다. 둘째는 이상익 공인노무사의 “직무수행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해고 관련 판례 고찰”로서 직접적으로 저성과에 의한 해고가 가능한 판례들을 열거하면서 저성과자에 대하여 ‘어떤 경우에 해고가 가능한지 혹은 가능하지 않은지 법원 판결 전에는 알 수 없기에 예측가능성을 높이도록 법적 쟁점과 판단기준을 구체적·체계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이번 토론회의 진짜 목적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있다.

세 번째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나동민 박사가 발제한 “기업의 능력중심 인적자원관리를 위한 개선방안”은 여러 통계자료와 현장의 FGI조사를 바탕으로 준비되었는데, 현장의 상황이 반영되다 보니 능력중심 인적자원관리의 위험성이 드러났다. 나동민 박사는 기업인사담당자들과 FGI 조사 결과를 인용하고 있는데, 기업인사담당자는 “저성과자관리 도입은 상사가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을 내보내는 수단으로 전략할 우려가 있습니다.”라고 함으로써 인사평가의 실무담당자들이 인사평가를 통한 능력중심 인적자원관리의 핵심을 꿰뚫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사담당자들은 “특정인이 저성과자로 공개가 되는 순간 조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사기가 떨어질 수 있고, 일종의 낙인효과로 다른 사람들이 저성과자로 지명된 사람과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문제가 있어요.”라고 밝히고 있다. 인사평가가 손쉬운 해고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해고가 되지 않더라도 사직의 압력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도 인사평가가 능력중심 인적자원관리의 전제인 직무분석조차도 없이 실시(조사기업의 절반인 50.6%가 직무분석을 실시하고 않음)되고 있고, 인사평가 결과를 대부분 승진과 임금에 연동하여 활용하고 있어, 인력관리 운영, 저성과자 능력 개선과 무관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어 조사결과에 따른 정책제안으로 ‘기업의 능력중심 인적자원관리는 능력이 부족한 근로자에 대한 퇴출기제로 활용되기 이전에 근로자의 직업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되어야 함.’이라고 분명히 하고 있음으로서 인사평가를 쉬운 해고로 사용하여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토론회는 전문가의 입을 빌려 기존의 징계해고가 너무 엄격한 요건을 요하고 있으니 이를 회피할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입으로 말하고 있는 자본의 입장을 대변해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징계해고이든, 통상해고(쉬운 해고)이든, 이것은 해고이며, 해고를 규율하는 근로기준법 규정은 분명하게 제23조 뿐(정리해고 제외)이라는 것이다. 즉, 징계해고이든, 통상해고이든 해당 처분이 해고인 이상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를 하지 못한다.”라는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마치 통상해고는 징계해고와 달리 보다 쉽게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한다면 이는 정부가 헌법의 수권에 따라 규정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도록 부추기는 행위로서 위헌적 행위를 자행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상 고용유연성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면, 직접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수정하여야 한다. 즉,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삭제하지 않는한 정부도 사용자도 노동자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 노동자를 해고하고 싶다면 해당 노동관계를 도저히 유지할 수 없는 상당하고 정당한 이유를 입증하면 된다. 이러한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대하여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도입하고, 이제는 쉬운 해고로서의 통상해고를 들고 나오는 이유는 단 하나, 노동자를 맘대로 해고하고 싶기 때문이다. 정당한 이유가 없어도 말이다.

정부가 통상해고를 지침으로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한다. 지침은 행정내부의 규범일 뿐 법이 아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지침을 작성하여 이를 시행하면, 노동위원회와 근로감독관은 지침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발생한다. 실정법에 어긋나는 지침에 따른 행정처분에 이의제기를 하기 위하여는 결국 행정소송을 하여야 하고, 비싼 소송비용과 장시간의 다툼을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노동자들은 소송을 포기하고 부당해고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결국 법이 있어도 법이 적용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부와 자본이 노리는 바이다.

따라서 정부와 자본은 근로기준법에 어긋나는 지침의 작성시도를 즉시 중단하여야 한다. 노동자들은 이러한 자본의 위법적 행위, 위헌적 행위를 적극적으로 막아내야만 한다. 정부와 자본은 전문가를 앞세운 거짓 선동을 멈추어야 한다. 노동자들은 귀와 눈을 활짝 열고 거짓 선동을 가려내야 한다. 정부와 자본은 노동자를 위한다는 거짓말을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는 이제 침묵을 멈추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노동자를 줄세우고 경쟁시키고, 경쟁에서 낙오시켜 사직하도록 하거나 그래도 버티면 해고하려는 시도를 당장 멈추라고 말이다.

2015. 12. 21.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  FGI란 focus group interview의 dirw로, 우리말로는 표적집단면접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는 정성조사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정량조사로는 한계가 있는 조사집단의 태도, 동기, 가치 및 용구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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