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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조연출로 일하던 고 이한빛 PD가 목숨을 끊은지 8개월 만에 CJ E&M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약속이 이루어졌다. 숨진 고 이한빛 PD는 장시간 노동, 밤샘 노동을 강요하는 제작환경, 그리고 그런 과중한 노동을 비정규직에게 요구해야 하는 스스로의 위치에 대해 괴로워했고, 그런 환경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 구조에 좌절하며 스스로 생을 마감했었다. 그 과정에서 올바른 것을 요구하는 이에 대한 괴롭힘은 당연한 듯이 자행되었고, 오히려 그런 목소리를 관행이나 어쩔 수 없는 것 등으로 포기하도록 만들려고 했음은 물론이다.

 

이후 유족들이 회사측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으나, 그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행태를 보였고, 노동자들에게 과중한 노동을 강요함으로써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환경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발뺌해 왔었다. 그렇게 반년 가량을 문제를 회피해 왔으나, 올해 4월 대책위원회가 출범하고 사회적으로 이의 문제를 알리는 활동이 시작되자 그제서야 CJ E&M측은 그간의 태도에 대해 반성하는 뜻을 전해오며 유족 및 대책위와 공식 논의를 열었다.

 

지난 6월 14일 드디어 공식 논의의 결과로 유족들이 요구했던 공식 사과가 이루어졌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방송제작환경 및 노동조건과 관련한 사항들을 재선하겠다는 약속, 권위주의적인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약속, 고인의 뜻을 기릴 수 있는 기금조성 등의 합의안이 만들어 졌다. 그간 회사내에서 제대로 추모되지 못했던 고 이한빛 PD에 대한 회사 차원의 추모식, 고 이한빛 PD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사내 추모편집실 조성 등도 약속되었다.

 

특히 방송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오랫동안 문제로 제기되어 왔던 장시간 노동에 대한 부분과 만연한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었다. CJ E&M은 제작인력의 적정 근로시간 및 휴식시간 보장을 위해 원칙을 수립하겠다고 밝혔고, 표준 근로계약서 마련과 외주제작사에 대한 표준근로계약 권고 등을 또한 약속했다. 당장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그 시작이 만들어 졌다는 점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늦게나마 우리는 두달 여간의 대책위원회 활동을 통해 ‘이한빛’이라는, 비정규직 문제에 아파하고, 그런 현실을 바꾸어 내고자 노력했던 젊은 노동자를 제대로 추모할 수 있게 되었다. 고 이한빛 PD의 뜻을 제대로 이어가는 것은 이제부터다. 그가 바랐던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제도개선과 일터의 문화를 바꾸기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그 시작을 한 세계를 잃는 것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지만, 다시는 그런 죽음을 만들지 않도록 방송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권리와 존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이제 남은 우리들의 몫이다.

 

2017년 6월 20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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