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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2017.7.20. 관계부처 합동)’ 발표에 부쳐

- 정부의 책임은 없고, 해결되지 못한 숙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이 가지는 의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는 것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 자체가 계약기간의 단절, 사용자와 고용한 자의 분리 등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취약하게 만드는 성격을 가진 고용형태이므로 규제되어야 함을 확인하는 것이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는 것은 그러한 비정규직의 확산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해온 관행과 제도를 바로잡는 것이다. 공공부문에서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은 그런 점에서 우선 사용자로서의 공공부문이 그 책임성을 다하는 것이어야 하는 한편, 정책의 수립 및 시행자로서 사회의 비정규직 고용 관행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한다는 숙제를 동시에 갖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공공부문에서의 비정규직 대책은 비정규직 사용 관행을 시정하기 보다는 비정규직 사용의 제도적 기반을 정교화하는 것에 가까웠다. 최초 노무현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기간제법의 제정을 이끌기 위한 시책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기간제 사용을 일반화하고, 무기계약직이라는 또 다른 차별적 유형의 비정규직을 양산했다. 또 간접고용에 대해서는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외주화의 길을 열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은 노무현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을 잇는 한편, 정규직 전환시 평가 절차의 도입을 통해 기간제 노동이 시용의 성격을 갖는 것을 확인하며, 공공기관 구조조정으로 외주화 역시 더욱 확산시켰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오히려 노동시장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면서 비정규직법의 개악 흐름을 부추겼다. 그렇다면 지난겨울 촛불 투쟁을 통해 세워진 새로운 정부로서 적폐청산을 내세우는 현 정부에서 시행되어야 할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은 그러한 기존의 대책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공공부문에서는 정규직, 무기계약직, 기간제, 단시간 등 고용형태의 단계화가 심화되고, 간접고용의 확산을 막지 못함으로써 전반적인 고용구조는 점점 더 복잡해져 왔다. 복잡한 고용형태는 각각 고용형태의 차이를 이유로, 또 업무의 분리나 노동시간의 차이를 이유로, 사용자의 다름을 이유로 차별을 낳아 왔다. 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별을 양산하는 복잡한 고용구조를 해소하고, 정부 및 공공기관이 그 고용의 책임자로서 스스로의 책임을 이행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즉,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로서 어떤 책임을 다할 것인지가 밝혀져야 한다. 또한 이는 공공서비스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역시 마찬가지이다. 공공서비스의 최종 책임 주체는 정부 및 공공기관에 있기에 역시 안정된 고용을 통한 안정적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책임은 다시 공공부문의 사용자인 정부 등에 돌아간다. 이런 책임을 제대로 질 때, 그에 기반해 정책자로서 민간을 선도하는 역할 역시 제대로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7월 20일 제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그런 점에서 실망스러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비정규직 사용을 규제한다고는 하였으나 여전히 비정규직 사용을 허용하는 예외로 가득하고, 지금까지 비정규직을 무분별하게 사용해 온 것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이후 법제도 개정을 위한 로드맵 제출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에 앞서 제출된 가이드라인인 만큼 비정규직 문제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와 입장이 읽혀야 할텐데, 그 역시 찾기 힘들다. 노사간의 자율적 협의라는 말로 각 기관별 심의를 하게 함으로써 정부의 책임있는 기준의 제시 없이 여전히 정규직 전환에 대한 많은 판단은 각 기관으로 미루어졌다. 이로 인해 각 기관이 대상자를 선별하도록 하였다는 것, 그리고 여전히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전환의 예외 대상의 결합은 지난 정부 대책마다 많은 비정규직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던 것을 상기하게 한다.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한다는 정부의 언명일 뿐인데, 제출된 가이드라인은 오히려 새 정부 출범 이후 눈치를 보던 기관 및 민간기업들에게 숨 돌릴 틈을 열어주기 위한 조정수위를 밝히고 있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몹시 큰 아쉬움을 낳는다. 크게 일곱 가지 지점에 대해 이번 가이드라인이 안고 있는 한계와 문제를 짚어본다.

 

하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규모와 관련하여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총 31만명으로 파악하는 고용노동부 통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규모는 특수고용 및 민간위탁이나 자회사 소속의 노동자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이며, 이를 토대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전체적인 공공부문의 고용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되기 힘들다. 이 31만명이 우선 1단계 정책의 대상이고, 이후 2단계에서 자치단체 출연, 출자기관,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 자회사 등을 살피고, 3단계에서 민간위탁 수순으로 접근한다는 단계적 접근을 밝히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현황을 살피는 것은 그 숫자를 살피는 것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의 고용구조 전반에서 비정규직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그로 인해 전체 고용구조가 어떻게 왜곡되어 있는지에 대해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활용구조에 대한 총체적 파악 없이 단계별로 숫자를 파악해서 시행하는 정책은 또 다시 전환 실적 보이기에 그칠 수 있고, 다른 고용형태로의 도피 역시 차단이 어렵다.

 

둘, 상시 ․ 지속적 업무의 판단기준과 관련하여

 

가이드라인은 상시 ․ 지속적 업무에 해당하면 원칙적으로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기존에는 연중 10개월 이상 계속되는 업무로서, 과거 2년 동안 지속되어 왔고, 향후에도 2년 이상 지속될 것을 요건으로 상시 ․ 지속적 업무 여부를 판단하였다. 이 기준이 비판받았던 것은 기간제법이 2년을 초과하면 기간제한 없는 고용형태로 의제하는 것과 달리 해당 업무의 지속성을 추가 판단하여 향후에도 2년 이상 지속될 것을 요건으로 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제출된 가이드라인은 연중 10개월을 9개월로 단축하는 한편, 과거 2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사업의 지속성을 배제하고, 오히려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요건을 그대로 남겼다. 기간제법이 인적 속성에 따르고 있고, 정부 가이드라인이 업무 속성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기준이 다른데, 이 둘의 잘못된 결합은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전환에서 배제되는 인원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근속기간 2년이 되어도 해당 업무가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없다면 전환 대상에서 배제되게 된다. 그런데 해당 업무가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인지 여부는 각 기관이 판단하기에 노동자가 2년을 일해 왔다고 하더라도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생긴다. 해당 업무의 성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고, 지금까지 비정규직으로 활용해 온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이라면 보다 충분한 전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애초에 향후 2년 이상 존속할 것이라는 요건 자체가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어 낸 요건일 뿐, 상시 ․ 지속적 업무로서의 성격을 증명하는 절대 요건도 아니다.

 

셋, 광범위한 전환 예외 유지와 관련하여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사용을 규제하고 고용구조를 개선하는 수준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는 광범위한 전환 예외, 즉 비정규직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기간제법 등에서 정하고 있는 부분들을 정규직 전환 범위에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현 정부가 공언했던 대로 비정규직의 사용사유를 규제함으로써 이루어져야 한다. 법률 개정 이전에 공공부문은 정부가 그 사용자이자 정책자로서 기준을 마련할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되어야 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현황에서 드러나는 기간제의 비중은 한시적인 업무와 휴직대체자 등 기간제 사용의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이는 업무가 34% 정도이고, 그 외에는 대부분이 기간제 사용의 예외에 해당한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사용사유제한에 대한 시도 없이 여전히 이 다대수의 업무를 정규직 전환의 예외로 남겨두고 있다.

 

그 타당성 역시 의문이다. 고령자의 경우 직종에 따른 별도 정년 설정으로 정규직화 추진이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전환 예외로 두고 있다. 실업 ․ 복지대책 차원에서 제공하는 일자리도 예외로 두고 있지만 이 경우라도 상시 ․ 지속적 업무에 해당한다면 기간제가 아닌 안정된 고용이 필요하다. 의사, 치과의사, 변호사 등을 예로 들고 있는 고도의 전문적인 직무 또한 상시 ․ 지속적 업무라면 정규직 고용이 마땅하다. 교사, 강사 등의 경우에는 다른 법령에서 기간을 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 대상의 예외로 두고 있는데 이 역시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라인에서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하여 이후 타법 등의 개정 논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접고용 역시 마찬가지이다. 민간의 고도의 전문성, 시설 ․ 장비 활용이 불가피한 경우, 법령 정책 등에 의해 중소기업 진흥이 장려되는 경우를 정규직 전환의 예외로 두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제시될 내용이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라면 정규직 고용과 안정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또 산업의 수요 ․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기능 조정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를 예외로 두고 있는데,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 고용형태 개선의 유예 요건이 되는지는 상당히 의문이다. 기관의 기능조정이 예상되는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향후 기능조정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결국 비정규직의 유연한 고용조정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개선대책의 의미를 상실시키는 것에 해당한다. 게다가 타 자회사를 포함한 타 공공기관에 위탁 또는 용역을 주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있는데, 공공부문의 자회사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인력을 공급하는 수준이라면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하여 판단해야 하지만, 손쉽게 전환의 예외로 넘겨버렸다.

 

넷, 전환이 아닌 채용이라는 방식과 관련하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책이 아니라는 것은 채용의 과정에서 드러난다. 고용승계와 공정채용의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하는데, 보다 중점이 있는 부분은 최소한이라 하더라도 평가 절차를 통한 채용절차를 거친다는 것이다. 또 업무 특성에 따라 공개 경쟁 채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 노동자에게 가점을 부여하거나 제한경쟁 등의 형태를 취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겠지만, 일자리 문제가 존재하므로 그를 고려하여 일부에 있어서는 경쟁 채용의 방식을 고려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상시 ․ 지속적 업무이지만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일정기간 주기로 교체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기간제법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다. 2년 이상 지속적으로 고용할 경우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보다 짧은 주기로 채용하여 교체하는 방식이다. 해당 노동자는 당연히 계약이 갱신되는 것이 아니라 기간마다 채용 절차를 거쳐서 재입사하는 형태로 근속을 단절당하고 주기적으로 고용의 위협을 느껴야 한다. 이를 기존의 고용 관행으로 인정하여 채용 방식을 달리한다는 것은 비정규직 활용의 행태를 제대로 파악하여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사회구성원 간의 이해를 고려하여 조화로운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 지금까지의 비정규직 활용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는 다른 문제이다. 공공부문에서 정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비정규직을 활용해 왔는데, 그 시간 동안 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시달려야 했던 노동자들의 권리는 어떻게 보상하는가, 이제라도 그렇게 운영하지 않기 위해서 정부는 그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다할 것인가? 그에 대한 대답을 가이드라인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다섯, 직접고용 비정규직에 열어둔 별도 직군 허용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화에서 동일 ․ 유사 업무가 없는 경우 별도의 직군을 신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분리직군 방식의 무기계약화를 통해 차별을 유지하는 기존의 전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무기계약직의 처우개선과 관련하여 조례 ․ 훈령 ․ 규정 등으로 적합한 명칭을 부여하도록 하고, 정원 관리 및 처우개선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제대로 된 정규직화의 모습에 접근해 가는 노력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기존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던 노동자들은 고용기간은 장기화되었지만 그에 따른 직급체계나 처우개선이 없는 경우가 다수였고, 그로 인해 여전히 공무 또는 해당 기관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외부자와 같은 위치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무기계약직의 완전한 정규직화를 위해서는 직제의 명칭을 부여하고 정식직제로 편입하는 것, 그리고 기존 직제 내부에의 편입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비정규직으로 활용되었던 불합리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기존의 노동자가 없다는 이유로 당연히 별도 직군으로 편재한다면, 해당 직군에 별도의 인사관리체계를 아무리 고도화한다고 하더라도 직무에 따른 차별이 온존할 우려를 낳는다. 그로 인해 노동자들은 여전히 공무 등을 수행하는 같은 노동자가 아닌 다른 직무를 수행하는 외부자의 위치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하게 된다.

 

직제를 통합하더라도 하위직제를 부여하는 방식, 아예 별도 직군을 형성하는 방식 등은 기존에 비정규직이 수행해 온 업무이기 때문에 덜 중요한 업무, 가치가 낮은 업무라는 인식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점에서 처우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를 여전히 남긴다. 그런 점에서 기간제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기존의 무기계약직 고용형태가 가졌던 한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극복하는 내용으로 수립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 간접고용에 대한 접근법과 관련하여

 

기간제 노동자에 대해서는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당연하게 제시하지만,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해서는 상당히 다양한 고용형태를 고용개선의 형태로 제시하고 있다. 직접고용할 수도 있지만, 자회사 방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고, 사회적기업 등 제3섹터 방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업무의 상시 ․ 지속성이라는 판단의 기준이 다르지 않다면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해법이 기간제 노동자와 달라질 이유가 없다. 이는 간접고용에 대해 기존의 파견 ․ 용역 시스템 자체를 배제하지 않는 접근법에서 기인한다. 간접고용으로 활용해 왔다면 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무언의 전제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해 그 개선책에서 조차 공공의 책임성을 낮추는 수준의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자회사 등의 방식이라 하더라고 실질적으로 공공부문으로의 기능을 할 수 있으면 되고, 공공부문의 지배력이 미치기 때문에 개선된 방식이라고 정부는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에 따른 원청의 사용자로서 책임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공공의 사무를 자회사나 민간으로 넘겨 운영할 때, 그 지배에 따른 사용자로서, 또 공공서비스의 책임주체로서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새 정부가 지속적으로 언급해 온 공동의 사용자 책임 인정이라는 것을 공공부문에서부터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지 정부가 먼저 밝혀야 할 것이다.

 

일곱, 권리와 연대의 주체가 아닌 ‘이해 당사자’로의 호명의 문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지만, 정부 주도의 일관성 있는 정책이 아니라 포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각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는 정규직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사회적인 공정성을 내세운 비정규직의 공정 채용이라는 것은 정규직 전환 정책이 아니다. 서두에 밝혔듯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잘못 된 것을 바로잡는 것의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비정규직을 활용해 온 정부의 책임은 드러나지 않고, 공정하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는 오로지 정책자로서의 모습만 보이고 있다. 공공부문의 사용자로서 정부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까지의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지겠다는 것인가, 이는 가이드라인의 모든 설명을 뒤져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 부분이다.

 

공공부문 전체의 고용구조 개선을 위해 정규직의 연대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정규직 노동자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은 아니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공공부문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일부에서는 같은 임금재원을 갖기에 경쟁관계에 놓이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 기간제 노동자나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임금재원 자체가 다른 사업비 명목으로 활용되어 왔었다. 그렇다면 이 전체 고용의 규모를 가지고, 고용형태의 개선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먼저 재원을 확보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연대라는 말로 정규직의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 정책의 달성률에 대한 핑계거리를 사전에 마련해 두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비정규직 주체는 이해 당사자라는 말로 호명될 수 없다. 관련한 정규직 노동자 역시 이해 당사자라는 말로 호출되어서는 안 된다. 그 일자리를 위해 취업을 준비 중인 이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가이드라인을 제출하면서 정부는 대화와 자율적 협의를 말하지만, 그 당사자인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조직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 각 기관에서 임의적으로 대표를 선출한다고 하여 그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표성을 얼마나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조직된 노동자도 있고, 그렇지 않은 노동자도 있다. ‘연대’는 그렇게 상이한 노동자들이 서로 어떻게 권리를 위해 함께 움직일 것인지에 대한 고민 속에서 도출된다. 정부가 정규직, 비정규직을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인 것처럼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대표성을 부여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 몫은 노동에게 부여되는 것이며, 정부는 노동자 전체에게 그 협조를 구할 수 있을지언정 임의로 노동자들을 갈라 일부에게 양보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끝>

 

2017년 7월 27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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