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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성명/입장

[성명서]

 

반복되는 승강기 추락재해, 정부는 불법하도급 근절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승강기 교체 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가 추락 재해로 사망하는 사고가 지난 12월 21일 또 다시 발생했다. 경기도 포천시의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50대 하청노동자 A씨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 사람을 실어나르는 내부 공간인 카car를 조립하던 중 지하 2층으로 추락해 숨졌다. A씨의 사망으로 최근 5년간 승강기 관련 공사 중 사망한 노동자 수는 38명에 달했다.

 

이처럼 승강기 사망재해가 반복되는 이유는 현장에서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은 동일 업종에 대한 재하도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법이 시행되자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한 대기업 승강기 제조업체들은 중소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꾸려 ‘공동수급’하는 방식으로 법망을 우회했다. 형식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업체가 상호 대등한 지위에서 계약을 맺은 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대기업이 공사를 수주하고 중소업체에 하청을 준 것이다.

이번 사망재해 역시 원청인 현대엘리베이터가 하청업체 ‘정밀승강기’에 승강기 설치 및 유지관리 업무를 ‘불법하도급’으로 떠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무늬만 공동수급이었을 뿐 위험업무와 책임은 고스란히 하청업체에 외주화한 셈이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최근 정부합동조사에서 ‘승강기 유지관리업무의 하도급 제한’ 규정을 위반한 승강기 대수가 9만250대에 이르렀다. 지난 5년간 승강기 관련 공사 중 사망한 노동자들 중 현대엘리베이터가 원청사인 경우는 11명에 달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편법을 쓴 현대엘리베이터도 문제지만, 공동수급이라는 미명 하에 불법하도급 꼼수가 만연한 현실을 규제하지 못한 정부에게도 책임이 크다.

 

승강기안전관리법 전부개정안이 시행된 3월 28일 이후 원청 대기업들은 ‘불법하도급’이 적발된 승강기 유지관리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데 드는 비용과 그로 인한 매출감소만 걱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동수급 계약 같은 편법을 동원하고, 무리한 공기 단축을 설치업체에 지시하는 등 ‘위험의 외주화’ 현상은 도리어 활개 치는 형국이다.

반복되는 참사를 막으려면 승강기 설치 및 유지관리업무에서 계속되고 있는 ‘위험의 외주화’부터 금지해야 한다. 나아가, 하청노동자의 죽음에도 아랑곳 않는 원청 대기업을 엄중히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하루 속히 제정해야 한다.

 

2019년 12월 24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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