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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권리를 빼앗기 위해 프리랜서를 만드는 방송국

- 고 이재학 PD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합니다

 

 

2월 4일, 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일했던 이재학PD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패소한 직후였다. 그는 유서에 “억울해서 미치겠다.”고 말했다. 프리랜서라는 이름을 가진 PD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모두 아는데 근로자지위 확인소송 과정에서 청주방송의 회유와 협박 때문에 거짓진술을 하거나 진술을 회피하는 이들을 보며 “아프고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는데 결국 패소했고, 그 억울함을 호소하며 죽음을 택했다.

 

프리랜서는 자유로운 노동이 아니다. 그것은 권리를 빼앗긴 자들의 이름이다. 이재학PD는 청주방송에서 14년간 일했다. 아이템 선정과 섭외, 구성, 촬영, 편집, 연출까지 정규직PD와 똑같이 일하지만 정규직PD가 누릴 수 있는 안정적인 고용의 권리, 적어도 최저임금을 받을 권리를 받지 못했다. 아니, 청주방송은 그런 권리를 주지 않으려고 ‘프리랜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청주방송은 월수입 160만원을 수용할 수 없어 임금인상을 요구한 이재학PD에게 ‘프로그램 하차’로 답했다.

 

법원은 ‘고용계약서’를 쓰지 않았기에 이재학PD가 ‘노동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PD들에게 독립제작사 등록을 하도록 만들고 프리랜서 계약을 하도록 하는 것이 지금 방송국의 행태 아닌가. 권리를 빼앗긴 이들의 목소리를 간단하게 제거하는 법원의 불성실과 기업편향은 언제쯤 바뀔 것인가. 법원과 방송국의 결탁 속에서 지금도 방송국에서 일하는 수많은 ’프리랜서‘들은 권리 없는 노동에 시달린다. 방송작가가,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프리랜서 PD가 그렇게 시들어간다.

 

우리는 이재학PD가 유서에 남긴 ‘억울하다’는 말을 마음에 새긴다. 그렇다. 너무나 많은 노동자들이 억울하다. 고용계약을 비틀어 노동자를 사장님으로 만들어 권리 바깥으로 내모는 기업들의 편법에 억울하고, 그 편법을 합법으로 만들어버리는 법원에 억울하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기 위한 입법에 나서지 않는 국회에 억울하고, 이 수많은 ‘가짜 사장님’의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회가 억울하다. 우리는 이 죽음이 단지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나설 것이다.

 

청주방송은 고 이재학PD에게 사죄하고, 사용자로서 책임을 인정하라.

정부는 방송계 비정규직의 노동자성 인정하고, 노동현실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

 

2020년 2월 6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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