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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고 이재학 피디의 원혼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고 이재학 피디 사망 112일, 진상조사위원회 출범 3개월

청주방송은 진상규명·책임자처벌·재발방지대책 마련 약속을 지켜라

 

 

“cjb 청주방송 당신들이 이재학에게서 빼앗아간 건 14년간 청춘을 바친 일자리뿐만이 아닙니다. 그의 인생 송두리째 빼앗은 겁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에게서 아들, 동생, 형만 빼앗아간 게 아닙니다. 재학이와 함께 할 수 있었던, 함께 해야 했던 첫 조카의 기쁨, 부모님 생신, 가족여행 등 수많은 가족과의 시간을 빼앗아 간 겁니다. 오만하고, 비상식적이고, 무책임한 cjb 가해자, 그리고 비겁한 당신들이 연출해낸 이 비극적인 결과를 절대 잊지 않길 바랍니다. 살면서 평생 죄책감을 느끼기 바랍니다. 당신들이 가족과의 식사를 할 때 마다, 동료. 친구들과 술 한잔 할 때 마다 이재학은 그런 기회조차 다시는 가질 수 없고, 저희 가족의 삶은 그 날 이후로 완전히 바뀌었음 절대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고 이재학 피디가 CJB청주방송에서 14년 동안 비정규직 피디로 일하다 방송계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목숨을 끊은 지 100일 되던 5월13일 청주방송 앞에서 고인의 누나 이슬기 님이 쓴 편지다. 오늘로 112일이 지났다. CJB청주방송 회사, 노조, 유족, 시민단체의 합의로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한 지도 3개월이 지났다. 지난 2월27일 대표 4인은 △진상조사위 활동에 적극 협력 △현장출입, 현장조사, 자료 제출, 관계자 소환 등 조사에 성실히 참여 △요청사항 즉시 이행 △조사결과 수용 △해결방안 및 개선방안 즉시 이행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서’에 서명했다.

 

고인이 목숨을 끊은 지 4개월, 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고 이재학 피디의 죽음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됐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이재학 피디를 죽음으로 내 몬 가해자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는 이야기도, 고 이재학 피디처럼 청주방송의 지휘명령을 받으려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도대체 청주방송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정말 다른 곳 안 보고 제 직장처럼 그렇게 일해 왔습니다. 지나고 보니 제업무가 전부 부당한 업무였고 말도 안 되는 것이었네요. 긴 시간 한 곳에서만 일했는데 퇴직금도 없고 노조도 아니어서(프리랜서인 관계)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또한 제가 깊숙이 관여해서 일하다보니 이 사람들의 권력도 무섭더라고요.

지역에서 지역민방은 서울 3사보다 더한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자체들과의 유착관계(사건을 무마하면 보조금을 밀어준다거나 등등)들도 정말 대단합니다. 지역에서 언론사 간부는 웬만한 정치인들 파워 못지않습니다. 무섭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눈물만 나네요. 추려서 이야기하느라 전부 전하지는 못하였습니다.

14년의 세월 어느덧 30대 후반이 되었는데 언젠가 고생한 거 알아주겠지란 생각으로 달려온 시간이 너무 억울하네요. 누군지는 얼굴을 모르지만 제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는 힘을 주지 못하셔도 제 다음, 제 다음 생에 후배들은 정규직, 비정규직 설움을 못 느꼈으면 바램으로 마칩니다. 정말정말 고맙습니다.”

 

고 이재학 피디가 2018년 5월17일 직장갑질119에 보내온 메일이다. 그는 용기를 얻어 방송계 권력에 맞서기로 했고 청주지방법원에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청주방송은 이재학 피디의 증거를 인멸하고 그의 동료들을 협박해 법원에서 증언을 번복하게 만들었고, 2020년 1월22일 법원은 고 이재학 피디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2월 4일 고 이재학 피디는 목숨을 던져 방송계의 불의에 저항했다. 그는 50년 전 전태일처럼 방송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고용 문제를 제기하며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그의 죽음 112일이 지나도록 청주방송은 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가?

 

CJB청주방송 故이재학PD 대책위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왔다. 그런데 회사가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불법 고용 해결 등에 대해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회사가 추천한 진상조사위원들을 포함해 장기간 힘겹게 진행한 결과를 무위로 돌리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회사를 포함해 4자가 서명한 합의서에 담긴 명예회복,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 비정규직 문제해결 등 모든 사안에 대해 사실상 진상조사 결과를 거부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들린다. 우리는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CJB청주방송 故이재학PD 대책위는 방송통신위원회, 고용노동부, 국회, 청주지역 국회의원, 충북도지사, 청주시장 등 관계자들을 만나 문제 해결을 요구할 계획이다. 6월1일 진상조사위원회 전체 회의가 열린다. 고인의 누님은 “이제 저희 가족 마지막 바람은 이재학의 명예회복과 가해자 처벌로 재학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멀리 떠난 그곳에서 몸도 마음도 편히 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CJB청주방송 이두영 전 회장, 이성덕 대표이사는 대답하라.

 

2020년 5월 25일

CJB청주방송 故이재학PD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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