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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성명/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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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반복되는 산재참사, 서부발전이 책임져야 한다

 

청년 비정규직 김용균 노동자가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 점검 도중 사망했던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 다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노동자는 화석 연료 운반 설비인 스크루를 정비를 위해 반출하는 업무를 위탁받은 화물노동자였다. 

 

설비에 대한 관리책임은 기본적으로 서부발전에 있지만, 서부발전은 이의 정비를 신흥기공이라는 하청업체에 맡겼고, 이의 정비 과정에서 외부 반출은 또 다시 특수고용 노동자인 화물노동자에게 맡겨졌다.

불량 적재와 낙하 위험이 높은 중량물일수록 소통과 협업 체계는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원청과 하청, 하청과 재하청으로 분절된 구조 속에서는 이 같은 작업환경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서 우리는 중층적인 고용구조가 낳은 참사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스크루를 적재하는 과정은 안전하게 이루어졌는가. 왜 2톤에 이르는 스크루 결박작업을 화물 노동자가 홀로 수행해야 했나. 애당초 운송을 맡은 화물노동자에게 적재에 필요한 업무는 왜 부과되었는가. 결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화물노동자에게 제대로 알려졌는가. 왜 애초에 이 위험은 원청에 의해 제대로 통제되지 못하고, 결국 화물노동자의 죽음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는가. 

 

그러나 이 많은 질문에 답해야 할 서부발전은 이번에도 노동자 개인의 과실을 탓하고 책임을 미루고 있다. ‘안전사고 즉보’에 귀책이 본인에 있다고 작성하는 행위로 그들의 책임회피는 이미 시작되었고, 하청업체로, 개별 노동자에게로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통해 외주화가 어떻게 일터를 위험한 곳으로 만들고,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지에 대해 낱낱이 확인한 바 있다. 발전소 업무를 핵심과 비핵심으로 가르고 원하청 구조를 온존시킨 결과, 발전소 현장은 소통의 단절, 책임의 부재가 일상화되었다. 그런데도 한국서부발전은 참사를 되풀이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노력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하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 1년 9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특별조사위원회 22개 권고안에 대한 이행방안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원청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 사망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고 있는 현실이 또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왜곡된 고용구조로 인해 되풀이되는 참사에 정부와 한국서부발전은 이제라도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 나아가, 참사의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떠넘기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소홀한 사업주와 기업에게 보다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지금 당장 절실한 이유다.

 

2020년 9월 11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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