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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우리의 투쟁 (1)

 

 

 

더욱더 강해지는 코스트코 노동조합 

 

 

이미현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코스트코지회 지회장

 

 

 

코스트코 출근 첫날, 지인들이 좋은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며 축하해 주었다. 난 사실 코스트코 회원도 아니었고 잘 알지도 못했다. 그냥 친구가 다니고 있어 친구 따라다니게 되었다. 

 

입사 첫날, 4월이라 날씨가 따뜻해 얇은 티 하나 입고 출근했다. 출근날 나의 부서가 ‘선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선어는 초밥, 회, 생선 등을 다루는 부서라 그 안은 냉장고 온도와 같았다. 냉장고 안에서 하루 종일 작업하는 것이다. 얇은 티에 작업복 하나 입고 일하게 된 그날의 추위를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새벽 출근은 또 어떤가. 오픈할 때는 새벽 3시쯤 출근했다. 코스트코의 매장문은 내려져 있지만, 그 안은 대낮과 같았다. 쉴 새 없이 울려 대는 지게차 경고음들과 바쁘게 일하는 직원들은 오픈시간 8시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 직원에겐 단 1~2분의 쉼도 없었다. 쉴 수 있는 시간은 오픈 후 8시 이후만 가능했다. 5시간 동안 냉장고 안에서 못 나왔다. 

 

코스트코는 밖에서 보는 것과 너무 달랐다. 지인들이 그곳은 사원복지가 너무 좋다며 축하해 주던 그런 곳이 아니었다. 직원들이 물 먹는 시간도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워하는 회사였다. 화장실 다녀오는 데 3분 걸렸다고 혼이 났고 작업공간에 물도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 대놓고 관리자가 지시하면 토 달지 말고 “네”라고만 대답하라고 강요했다. 나와 같이 입사한 동기는 감옥에서 일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화장실 가는 것조차 관리자에게 얘기하고 허락받아야 했다. 

 

1년에 한 번 회사로 출장 오는 건강검진은 무급시간만을 이용해야 해서 그날은 식사도 못 하고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분기별로 받아야 하는 산업안전교육은 원래 받았다는 서명만 하면 되는지 알았다. 아무런 교육 없이 왜 출근하면서 서명 안 했냐며 관리자에게 욕먹었고 그게 정상인 줄 알았다. 연차도 관리자가 쉬라는 날짜에 쉬었고, 보건도 산재도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았고, 알고 나서도 눈치 보여 신청조차도 하지 못했다. 

 

 

3. 본문사진1.jpg

2024.04.30. 코스트코에 대한 미국의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미대사관 앞 기자회견. [출처: 코스트코 노동조합] 

 

 

어느 날 코스트코에 노동조합이 생겼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그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난 너무 기쁜 마음으로 가입했다. 이렇게 2020년 8월 코스트코 노동조합이 설립되었고, 2024년 5월 20일 현재 4년이 되어 가고 있는 지금까지 투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2023년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찌는 듯한 더위 속에 환기도 안 되는 주차장에서 하루 4만 보 이상을 걸으며 강도 높은 노동에도 시원한 생수 하나 없이 일하다 쉴 수 있는 의자 하나 없이 주차장 한편 계단에서 김동호 님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코스트코는 산재로 인정받았음에도 어떠한 사과나 입장도 없이 무대응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스트코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면 근무환경이 개선되어 참담한 사망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2024년 5월 7일 25차 교섭이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코스트코는 무노동 무임금을 주장하며 타 마트 모두 하고 있는 계산대 등받이 의자, 휴게시설 확충 등 그 어느 하나 단협에 넣지 못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장 난 테이프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 정당한 조합활동을 하는 간부 10명을 고소하는 등 여러 형태의 부당노동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올 3월 이런 사측의 단체교섭 거부, 해태 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어떠한 변화도 없이 재심 중이다. 

 

그러나 우리 코스트코 노동조합을 막아설 것은 아무것도 없다. 2년 동안 중단되었다 재개된 교섭에서도 여전히 회사가 주장하고 있는 무노동 무임금은 우리를 막을 수 없었다. 우린 6개월 동안 파업으로 전국에 있는 매장을 11바퀴 순회하며 조합원을 모았고, 18개 매장 중 12개의 분회를 세웠다. 2월 4일 1차 파업대회, 4월 27일 2차 총파업을 이뤄냈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지방 순회 중이다. 

 

코스트코 노동조합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더욱더 강해지고 있다. 앞으로 더욱 커지는 코스트코 노동조합이 있을 뿐이고, 우린 더욱 강해진 투쟁만이 있을 것이다.

 

 

3. 본문사진2.jpg

2024.04.27. 총파업대회, 코스트코 광명점 앞. [출처: 코스트코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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