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위기 이후의 현장통제의 방향과 전략
자본은 경제위기를 계기로 해서 광범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구조조정은 노동시장 유연화(질적·양적 고용유연화와 임금유연화)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었다. 아직도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는데, 공공부문의 사유화 공세,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이 큰 틀에서 계속 진행될 것이다. 그런데 이미 구조조정이 끝났다고 하는 사업장에서도 기업 내부의 구조조정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가 '현장통제'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기업 내부의 구조조정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노동과정에 대한 전면적 재편과 이것을 통한 유휴인력의 산출, 그에 입각한 노동력 방출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배치전환이나 다능공화 등 질적 고용조정, 그리고 임금유연화 등이 전반적인 현상이다.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이제 기업 내외부를 막론하고 항상적인 구조조정 공세가 노동자들 앞에 놓여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노동자에 대한 초과착취를 하지 않고는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없는 자본으로서는 필연적인 선택이다.
이 강의에서는 이렇게 노동자들을 향해 공격해오는 자본의 구조조정, 특히 임금과 고용과 시간의 유연화 공세에 대해 알아보고, 이것이 기업 차원에서, 그리고 제도적 차원에서 어떻게 공고화되는지에 대해 검토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본이 현장을 통제하는 방식은 개별 기업의 과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자본의 현장통제가 전일화되는 방식은 대체적으로 다음의 과정을 밟는다. 먼저 한 두개의 시범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실험한다. 두 번째로는 그 성과를 다른 기업에게도 광범위하게 확산시키는데, 확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법·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과정을 거친다. 세 번째로 통제전략이 법과 제도적으로 안정화되면 이것은 모든 사업장에 전일화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저항이 없다면 자본의 의도가 관철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90년대 중반에 이미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신경영전략'이라는 이름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 시도된 바 있다. 그 특징은 조직합리화로서의 유연성·작업조직 측면에서 노동과정 합리화·적기생산체계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물류비용의 하청전가와 노동강도 강화였다. 이렇게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된 구조조정은 이후 노개위를 통해서 제도화의 길을 밟게 되고, 그것의 핵심적 표현이 바로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였다. 신경영전략, 즉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시행하고자 할 때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권과 자본은 무리한 날치기 통과를 시도하고, 노동운동진영은 총파업으로 맞섰지만 결국 그것이 제도화되면서 현장은 '구조조정'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노동자들을 압박하게 된 것이다.
현장에서 구조조정은 이제 일상적 현실이다. 자본과 정권은 이러한 일상적 구조조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 그리고 그동안 노동자들의 저항으로 무력화되었던 부분을 정비하여 다시 제도화하고자 한다. 이것이 지금 시도되고 있는 제2의 노동법 개악 공세이다. 노동운동진영은 현장에서 힘겹게 자본의 유연화 공세에 맞서 싸워야 할 뿐만 아니라, 자본이 유연화의 일상화를 위해 시도하고 있는 현재의 노동법 개악에 대항해서도 싸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 경제위기 이후 자본의 유연화 공세
(1) 유연화 공세의 기본 목적
자본이 현장을 통제하고 노동을 유연화해서 누리려고 하는 효과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첫 번째로는 시장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노동자들을 자유롭게 쓰고 해고할 수 있는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연화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고용논리이다. 발전의 시대에 자본은 노동자들을 기업에 귀속시키고자 했다. 한편으로는 병영적 통제방식을 택하고 근속년수에 따른 호봉제를 도입하고 교육훈련을 시키는 등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를 기업 단위에서 전면화해왔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시대, 특히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자본은 가능한 한 노동자들을 외부화하려고 한다. 고용창출 없이 생산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채택하면서 산업예비군이 확장되고, 외부화된 노동자들 사이에서 일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도록 만들면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만 노동자들을 골라쓰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이것의 결과는 안정된 고용의 파괴와 빈곤화이다.
두 번째로는 노동자들의 집단성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을 개별화하는 것이다. 자본은 병영적 통제방식을 통해 노동자들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그것이 때로는 노동자들의 힘이 되어서 노동조합을 통해서 전투적인 투쟁으로 권리를 쟁취해왔다. 그리하여 현장은 노동자와 자본간의 대립과 투쟁의 공간이 되었고, 때로 노동자들은 현장을 장악하여 자본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자신들의 인간다운 노동을 위한 권리들을 확장해나갔다. 자본은 이제 노동자들의 집단성을 파괴하기 위한 시도들을 한다. 노동자들에게 개인간 경쟁을 확대시키고, 살아남는 자들에 대해서만 살 권리를 준다. 그나마 살아남은 노동자들도 계속 살아남기 위해 피눈물나는 경쟁을 해야 한다.
세 번째로, 노동자들의 집단성을 파괴하는 것만이 아니라 개별책임제도를 높여서 업무에 대한 개인의 책임을 오히려 강화하면서 권리는 없애고 의무를 점점 더 많이 지우는 방식으로 현장을 조직한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자기 돈을 들여서 연수를 해야 하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의 인간성을 파괴하면서까지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한다.
이러한 통제방식은 바로 '신자유주의 시대', 전면적인 고용파괴의 시대에 자본이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방식이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노동자들의 삶, 그 자체를 파괴하게 된다.
(2) 구조조정의 주요 특징
위에서 이야기한 자본의 의도에 맞게 자본은 노동과정을 재편해간다. 이것을 우리는 '구조조정'이라고 부른다. 구조조정은 다음과 같은 네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첫째, 먼저 인건비 및 인력절감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고, 이의 결과로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둘째, 또한 신기술 도입이나 다기능화 등을 포함하여 자본은 생산의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 신기술 도입은 자동화 등 새로운 기계설비를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업조직의 편성의 새로운 기술까지 포함한다. 이것이 주로 '팀제'로 표현된다. 셋째로 인사고과와 승진 승급체계, 임금체계 등이 포괄되는 인사노무관리제도가 발달하게 된다. 이것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노동자들을 관리통제하는데 최근에는 성과주의적 요소를 강하게 도입하는 것을 특징으로 찾을 수 있다. 노동자들을 개별적으로 관리하여 고과성적을 매기고 이에 근거해서 승진과 승급과 임금에 반영하는 것이다. 넷째로 기업 내외부의 노동시장에 기초하여 외주하청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확대되고 있다.
이것이 업종별로 나타나는 특성을 살펴보면, 먼저 공공부문의 경우 공기업을 사유화하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하여, 안정적인 이윤극대화를 달성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대규모 인원감축을 실시하고, 고객헌장제 선포와 고객지향적 경영혁신운동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서 노동자들 스스로가 자신을 공적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로 보기보다는 이윤창출을 위해 서비스를 담당하는 노동자로 여기게 된다. 자본은 또한 공기업의 재구조화 전략으로 기존 업무를 핵심적 업무와 주변적 업무로 나누어 핵심업무는 사업본부제 및 팀제적 조직으로 재편하고, 주변업무를 통폐합하거나 민간 자본가에게 외주 하청화하였다. 이것은 이후 공기업을 분할 매각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 또한 노동자들을 이윤논리에 빠뜨리기 위해 임금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임금을 삭감하고, 성과에 근거하는 차별적 임금체계를 구성하여 노동자들 사이에 이윤을 놓고 갈등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제조업에서도 강도 높은 일상적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과잉생산으로 인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업의 인수 합병이 극대화하고, 기업 내부적으로 모듈화와 플랫폼 통합으로 이어지면서 대규모 고용조정이 벌어지게 된다. 조선산업에서도 하도급 비율을 대폭적으로 늘리고 노동강도를 강화시키고 있다. 또한 핵심 부분이 아닌 곳의 분사와 물량 외주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분사, 외주화, 아웃소싱 등 노동력 자체의 외부화 경향은 모든 제조업에 공통적인 현상이다.
민간서비스의 경우 이러한 구조조정의 결과가 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곳인데, 백화점이나 할인점등은 시간제 사원의 기간노동력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이것은 일본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정규직은 소수의 관리자들로만 충원되고 있고, 연봉계약직의 형태도 확산되고 있다. 또한 판촉사원이라는 독특한 파견형 노동자군이 확대되면서 민간서비스는 비정규직의 확대라는 점에서 구조조정의 극악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3) 유연화의 주요 양상들 - 고용·임금·노동시간 유연화
위에서 이야기한 각각의 구조조정은 현장에서 고용과 임금, 그리고 노동시간의 유연화를 강제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자.
① 임금유연화
임금유연화는 모든 사업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본이 임금유연화를 하는 이유는 이것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집단성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을 개별경쟁시켜서 자본에 복속되도록 만들고자 함이다. 보통 임금유연화라고 하면 성과와 연동된 임금을 의미하는데, 최근에는 연봉제, 각종 성과급제, 스톡옵션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봉제는 사무전문직에서는 이미 정착단계에 들어섰다. 연봉제는 매출실적 등을 기준으로 기업에 대한 연간 공헌도를 펴아하여 이에 따라 노동자마다 임금을 달리하는 제도로서 본질적으로 성과주의 임금제도이다. 본격적인 연봉제는 기본급이 이미 성과에 의해 나누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는 기본급 이외의 나머지를 인사고과적 성과 측정으로 결정하는, 능력주의로의 전환을 위한 연봉제라고 볼 수 있다. 금융부문 노동조합들은 연봉제 정착 이후 노동조합의 임투가 의미가 없어졌다고 이야기한다. 임금을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개별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집단적 힘에 의거한 임금인상은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어떤 회사는 자신의 연봉수준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사규로 금지해서 만약 연봉을 누설할 경우 해고까지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즉 임금 자체를 철저하게 개인의 몫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삼진아웃제등이 도입되면서 연봉이 3년동안 인상되지 않거나 삭감될 경우 자진해서 퇴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정리해고의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이것은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연봉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인력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돈을 들여서 연수를 하고, 회사에 충성도를 보이려고 한다. 그러면서 노동자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집단성은 파괴된다. 게다가 연봉제는 인사고과와 연동되기 때문에 인사고과를 담당하는 사측 관리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게 되고, 이것은 노동조합 활동 파괴로 나타난다.
임금유연화의 두 번째는 집단성과급제이다. 자본측에서는 '연봉제가 개인별 성과에 보상을 연계시킴으로써 성과에 따른 개인별 차등을 통해 성과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라면 성과배분제는 집단적 성과에 보상을 연계시킴으로써 개인 성과의 향상뿐 아니라 개인간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기업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국생산성본부는 연봉제를 실시하는 기업들은 집단성과도 함께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권고하기도 하였다. 개인별 임금이 차등화될수록, 집단 전체의 팀워크나 협력의 필요성이 증대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공부문은 사유화의 전단계로서, '합리화' 차원에서 임금을 집단성과주의 방식으로 바꾸는 일들이 많다. 제조업에서도 기업의 성과와 연계시켜서 반생산회의나 직반장들의 인사권한이 확대되고, 그로 인해서 노동조합 활동이 침체되는 결과를 낳기도 하였다. 또한 공공부문이나 사무전문직에서는 팀제 방식이 도입되고, 이에 기초해서 집단성과제도가 많이 활용되었다. 즉 집단성과급제는 팀제나 사업부제등과 함께 도입되고, 노동자들에게 노동조건의 저하까지도 '자발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는 교활한 노동자 동원방식이다. 부서별평가, 개인별 평가 속에서 노동자들간의 경쟁을 격화시키고 그것을 인사고과에 이용하기 때문에 피 터지는 경쟁 시스템 속에서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임금유연화의 세 번째는 스톡옵션 등이다. 실물경제와 관계가 먼 주식시장에서의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초기에 자본을 집중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주식제도가 이제는 노동자투쟁의 발목을 잡는 제도로 이용되고 있다. 스톡옵션을 받은 비상장회사 노동자들은 주식이 상장되면 몇백배 가까운 금액을 번다. 그리고 경영성과가 좋지 않아서 주식평가가 낮은 회사의 경우에도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게 되어 회사 주식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되면 그 차이만큼 돈을 벌 수 있다고 선전한다. 스톡옵션이 시행되면 자본은 노동력비용을 절감하고, 노동자들에게 줄 임금으로 자본을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의 경영성과를 위해 땀흘리게 되므로 1석3조의 효과를 챙긴다. 반면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앞날의 이득을 위해 자신의 임금을 바치고 땀흘려 일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최근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이용하는데 맛이 들려서, 노동자들의 퇴직금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제도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임금유연화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무노동무임금을 완전히 제도화하는 PBS제도, 즉 "프로젝트가 없으면 인건비도 없다"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급격하게 증대하면서 임금유연화만이 아니라, 임금 그 자체를 낮추는 노동자들의 빈곤화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노동자들도 부지기수이고, 이것이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에 의해 정당화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임금의 개념을 왜곡시키고, 성과와 임금을 연동시키면서 노동자들을 개별화하는 '임금유연화'에 대한 반대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그것은 노동자들의 생계비원칙을 확고히 하는 것이며,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저임금을 철폐하기 위한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낮은 임금 없애기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실질임금 인상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전면적인 생활임금의 기치를 다시 올려야 할 때이다.
② 고용유연화
고용유연화도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것은 노동력의 외부화, 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상적인 고용불안, 그리고 비정규직의 광범위한 활용을 특징으로 한다. 신자유주의 시대는 항상적인 고용불안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력의 외부화라고 하면, 구조조정으로 인한 용역, 외주화, 아웃소싱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공정을 분리하여 독립시키는 '분사', 공정마다 사장을 두어 독립채산 방식으로 운영하게 하는 소사장제가 활성화되는데 전자는 사외하청, 후자의 경우 사내하청과 비슷하다. 이로 인하여 기존의 정규직 노동자가 하루아침에 사외하청 혹은 사내하청 노동자로 전락하게 된다. 센추리의 경우 핵심부서인 압축기를 분사하고, 나머지 부서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어서 없애고자 하기도 했다. 현대전자는 반도체만 남기고 분사한 후 매각해서 인원정리를 추진하고 있다. 효성 창원의 경우도 2000년에 분사를 해놓고도 2001년에 또다시 분사를 추진하기도 한다. 대우조선에서도 두 번씩이나 분사를 시행하려고 했다가 노동조합의 저지로 무산되기도 했다. 조폐공사도 공장을 외주 하청 처리함으로써 소사장제를 통한 민영화를 시도하였다. 한국통신의 경우 선로유지보수 파트를 도급으로 전환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114 전화번호 안내국을 분사하여, 대부분의 노동자들을 간접고용 노동자로 전환시켰다. 이러한 분사나 아웃소싱은 몇몇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기업 구조조정 양식으로 선호되고 있으며 그 효과도 매우 크다.
99년 10월 상공회의소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아웃소싱과 분사의 도입 목적은 '인건비 등 비용절감'이 53%이며 '인력감축을 통한 고용부담 경감'은 21%에 달했다. 반면 '기업역량을 핵심업무에 집중한다'든가 '업무처리 시간을 단축한다'는 응답은 모두 합해서 21%에 불과했다. 분사나 아웃소싱의 효과에 대해서도 '비용절감 효과'와 '임시 비정규직 확대로 고용유연화', '인력감축으로 인한 고용부담의 경감'이라는 답변이 모두 80%에 달했다. 비용을 절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노동자들이 간접고용 노동자들이기 때문이다. 간접고용이라는 조건 속에서 저임금과 나쁜 노동조건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사나 아웃소싱 못지 않게 용역, 사내하청 등도 급속하게 확장되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사내하청의 비율을 18.9%로 확정해놓았으나 사실상 이 비율은 지켜지지 않았고, 전주공장의 경우 사내하청 비율이 40%를 육박한다고 한다. 조선업종의 경우 워낙 하청 비율이 많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삼호조선소의 경우 하청 비율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서울지하철도 정비창을 분사시켜 통째 용역으로 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현재 식당, 청소, 도장은 모두 용역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효성 T&C의 경우도 사측에서 특정 공정이나 과를 하도급으로 전환시켰다. 울산지부의 경우 전체 조합원 900명 중 비정규직이 500명이며, 대부분은 하도급이고 나머지는 이주노동자들이다. 대규모 제조업체의 대부분은 용역업체와 사내하청을 많이 고용하고 있으나, 그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캐리어 사내하청의 경우도 정규직 900명 중에서도 600명에 달했으며, 신호제지의 경우도 90년부터 사내하청이 해마다 증가하여 현재 400여명의 하청 노동자들이 있다. 인천제철 포항지부의 경우 90년도(13개업체, 237명)를 기점으로 하청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회사의 자료에 의하면 2000년 9월 34개 업체에 1천26명에 달해 있다. 한창 많을 때는 40개업체에 1천2백명이 될 만큼 하청노동자가 늘어났다.
이미 청소, 세탁, 식당, 시설, 운전, 안내, 주차 등 단순업무는 하청이 된지 오래이고, 하청을 도입할 때만 해도 일부 부서의 보조업무에 한해 시작되었던 것이 이제는 직영라인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즉 하청이라고 해도 특정한 부서가 아니라, 원청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하청의 확대는 대부분 원청의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게다가 사무직 여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파견의 확장은 규모가 매우 크다. SK, LG, 삼성 등 대기업 사무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파견노동자로 교체되었다. 이렇듯 구조조정으로 인한 간접고용의 확산은 그만큼 심각하다. 그런데 사무직 여성 노동자들은 간접고용으로만이 아니라, 정규직에서 파견으로, 파견에서 임시직으로, 임시직에서 단기계약직으로, 다시 파견으로 고용형태가 다양하게 변화하는 경험을 겪어왔다. 그만큼 고용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고용구조가 사측의 의도에 따라 가능한 착취를 많이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며, 이에 대해서 노동자들은 아무런 규정력도 가질 수 없다.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하여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방식으로 비정규직의 확산이 늘고 있는데 기존의 정규직을 해고하고 그 사람을 다시 계약직으로 채용하거나 계약서만 비정규직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다. 또한 도급의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을 가시 파견 등의 형태로 간접고용으로 전환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비정규직 형태가 법망을 넘나들며 변형되는 것이 문제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사무·금융에서 많이 드러나는데 은행권의 경우 구조조정이후 명퇴한 대부분의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97년부터 99년까지 3년 동안 은행권에서는 단시간 노동이 급격히 증가하여 한일 은행은 246.1%가 늘었고 상업은행은 183.4 %, 외환은행의 경우 102.2%가 각각 늘어났다. 은행권에서는 비정규직의 80%가 이전에 여성노동자들이 하던 일반직무를 대체했다.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장 등 민간서비스업에서의 임시직 계약직, 일용직의 활용은 이미 70%를 넘어섰다고 한다. 80년대 이래로 급격하게 성장한 민간서비스업에서는 과당경쟁이 일어나면서 인건비 축소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노동력을 비정규직으로 활용하게 되었고, 특히 여성 노동자들을 임시직, 계약직, 일용직으로의 활용했던 것이다. 즉 임시직 고용은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제조업에서 미숙련 노동자의 활용을 위한 고용형태였으나, 1993년 이후 경공업부문 제조업의 대폭적인 후퇴와 더불어 감소했다가, 미숙련 노동력이 서비스산업의 기간 노동력에서 임시직의 형태로 자리잡게 되는 것과 더불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와서는 그나마 정규직으로 고용되었던 노동자들마저 사무업무의 자동화로 인해 미숙련 노동의 영역이 되면서 전체적으로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국면임을 이해할 수 있다.
③ 노동시간 유연화
노동시간 유연화라고 하면, 현장에서는 잔업에 대한 규제나, 정규 시간에 대해서도 무급휴가와 휴직을 강요하는 등의 통제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은 기본급의 비중이 작고 임금수준이 낮기 때문에 잔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자본은 잔업을 효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부추기고, 이것을 통해 노동자간 분열을 꾀한다. 최근 기아자동차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집단적으로 정리해고 한 것에 대해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노동자들이 동조를 보내는 것은 '잔업'을 통해 생계를 보충해야 하는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임금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하는 것임과 동시에, 잔업에 대한 통제가 노동자들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로도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노동시간 유연화의 가장 급격한 현상으로는 변형근로시간제의 확대를 들 수 있다. 현행의 변형근로시간제는 2주, 1달을 평균하여 주44시간이 넘지 않으면 위 제한을 받지 않고 특정일에는 8시간 이상, 특정주에는 44시간 이상을 근로시킬 수 있느 제도이다. 즉 일이 많은 날이나 주에는 8시간/44시간 이상을 시키고, 일이 없을 때에는 적게 시킬 수 있도록 하여 노동시간에 대한 근기법 상의 제한과 할증임금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최근에는 이것도 모자라 노동시간 단축을 빌미로 하여 변형근로시간제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전체적으로 보면 노동시간이 동일하기는 하지만 특정일과 특정주에 과도한 노동을 강제받아 노동자의 건강과 생체리듬을 깨뜨릴 우려가 있다.
또한 벤처기업 등을 중심으로 재량근로시간제가 확대되고 있다. 재량근로시간제란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업무수행방법에 노동자의 재량이 있는 연구개발업무, 취재 또는 편집업무, 디자인업무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노사합의에 의해 정한 시간만큼 노동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이다.
이처럼 실제 일한 시간과는 달리 서면합의로 정한 노동시간에 대하여만 일한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임금과 노동시간의 관계가 단절되고 장시간노동이 은폐되며 무급노동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 노사간에 합의한 노동시간을 넘어 아무리 노동하더라도 그 노동은 합법적인 봉사로 되고, 잔업수당은 지불되지 않는다. 사측의 강제에 의해 정해진 목표를 합의시간 내에 달성할 수 없는 노동자는 능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게 되어 자발적으로 잔업에 참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 분명하며 이는 단결을 통해 자본과 대항에 왔던 노동조합의 기능을 근저로부터 뒤흔들 수 있는 파급력을 가지는 것이다.
(4) 이러한 유연화를 뒷받침하는 법 제도적 개악의 시도
이렇게 유연화를 현장에서부터 구체화함과 더불어 이것을 더욱 확대 강화하기 위한 법 제도 개악이 시도되고 있다. 96년에 날치기 통과된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가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위한 큰 틀을 정비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에 시도되는 노동법 개악은 유연화를 전면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 세부적인 부분에까지 제도를 손보는 것이다.
최근 시도되는 몇 가지 개악안의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노동자들의 외부화, 즉 고용조정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개악이 시도되는데, 2001년 노사정위원회의 주요 의제였던 것이 기업의 인수, 합병 등 구조조정 시에 고용승계, 노조승계, 단협승계에 대한 건이었다. 이것은 당연히 구조조정을 원활히 한다는 목적 아래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용역, 외주화, 아웃소싱 등을 진행할 때 노동자들을 고용승계와 노조승계를 하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제도화될 것이다. 이것은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만큼이나 큰 문제가 되는데, 이미 삼미특수강의 대법원 판례를 통해서 자본의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가 있다.
또한 파견법의 확대나 계약직의 계약기간 3년으로의 연장 등으로 비정규직을 자유롭게 활용하기 위한 기틀을 여러 가지 방면으로 다지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 대해서 '준근로자'로 인정하면서 실질적으로 단결권을 박탈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법 개악은 고용의 측면에서만 확대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확산된 주5일제를 빌미삼아 자본은 '노동시간 유연화'도 추진하려고 한다. 노동부, 규제개혁위, 관계장관회의 등 정부기관회의를 거치면서 후퇴를 거듭해온 주5일근무제 도입안은 결국 국무회의를 거치면서 근로시간 단축의 전제로 현행 변형근로제를 더욱 확대하여 현행 2주/1개월 한도 내에서 가능한 변형근로시간제를 3개월단위까지 확대하고. 이러한 불규칙한 노동을 통제하는 유일한 수단인 할증임금마저 25%로 낮추는 안으로 결정되었다. 결국 변현근로시간제의 확대와 할증임금률 하락으로 인해 연장근로수당 없는 연장근로를 합법화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이나 형식에 불과한 협의만으로 근로시간 변형을 가능케 하여 노동의 참여권을 박탈함으로써 노동과정에 대한 자본의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다. 또한 주휴·생휴 무급화를 전제로 하고, 그것도 2003년부터 단계적 실시를 전제로 하면서 2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시행시기는 2010년으로 미뤄졌다. 임금보전 명시요구는 시행첫해 1회에 한한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으며 심지어 단협과 취업규칙을 개정된 근기법에 맞춰 변경할 것까지 명시하면서 임금삭감과 노동조건의 급락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법 개악은 또한 노동자들의 임금마저도 손을 대고 있는데, 연봉제를 확대하거나, 노동자들의 임금과 퇴직금 마저도 자본이 마음대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손을 보려고 한다. 즉 노동자들의 임금 자체를 자본의 생산성과 긴밀히 연결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본의 의도대로 제도의 보완이 시도되면, 이는 곧 현장으로 이어져 현장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임금, 노동시간, 고용의 유연화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것은 노동강도의 강화, 개별책임제도의 강화, 그리고 노동조합의 무력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3. 어떤 관점에서 대응할 것인가?
경제위기 이후 노동운동 진영은 '고용이냐, 임금이냐'의 갈래길에서 고민해왔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임금삭감을 받아들이는 대신 안정적인 고용을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임금삭감의 결과는 항상 고용불안정으로 이어져왔다. 그리고 몇몇 대기업에서는 불안정한 고용을 유지하여 고용 자체를 외부화하는 대신, 정규직 노동자들만의 고용안정을 보장받거나 임금을 올리는 방식의 대응양식을 취해왔다. 이것의 결과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와 더없이 고통받는 비정규직의 확대였다.
이러한 상황을 맞으면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운동의 방향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고민하게 된다. 그것이 '안정한 고용, 유연하지 않은 노동'을 향해 가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할 여지가 많다. 노동자들이 기업에 귀속되지 않으면서도 자유스럽게 자신의 노동을 향유하고, 생존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신자유주의 자체에 반대하는 투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유연화에 반대하는 투쟁에서 몇 가지 원칙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첫째로 우리 투쟁의 방향은 노동자들의 집단성을 회복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은 임금유연화나 고용유연화를 할 때 이것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려고 한다. 노동자들이 임금 그 자체에 매달리게 될 때 이것이 갖고 있는 함정에 쉽게 빠지게 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몇푼의 경제적 가치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경제적 가치들을 획득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집단성 회복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하여 노동조합 운동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때 당연히 경제적 이득이 먼저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집단성 회복이 먼저임을 각인해야 한다.
두 번째로 집단성 회복의 연장이기는 하지만, 노동자들이 계급적 연대를 복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 자본의 유연화 공세로 인해 노동자계급은 내부에 큰 위계가 생겨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내에서도 규모와 고용조건에 따른 차이들, 성에 따른 차이, 기업 규모에 따른 차이들이 노동자들을 분열시킨다. 이런 분열을 넘어서서 계급적 연대와 통일을 지향하며, 노동자들의 개별화에 대항하면서 집단적 힘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로 '노동권' 개념에 입각해서 현장투쟁을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으로서 자존과 의지를 회복하고 자본이 최대한 이윤을 착취하고자 하는 공간인 작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집단적 힘을 복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임금'이나 '고용'문제에 국한하지 않는 보편적 권리로서 '노동권' 개념을 확장하고, 투쟁해야 한다. 이러한 노동권 투쟁에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작업장 차원에서 노동자들이 이러한 관점에 입각해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면, 이 투쟁의 힘들이 모일 때에는 당연히 신자유주의적 노동유연화를 강제하는 정권에 맞서는 투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좀더 확장될 필요가 있다. 단지 '고용'의 문제로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의 지표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 문제제기여야 한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로해야 하고, 그 속에서 노동자들은 점차로 빈곤해지고, 공동체성과 인간성 자체가 파괴되는 이러한 신자유주의 시대를 넘어서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가 노동을 할 수 있든 아니든 누구나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며, 누구나 건강을 누릴 수 있어야 하며, 경쟁하면서 남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집단성에 입각해서 공동체의 안녕을 누리며, 누구나 건강하고도 안전한 일자리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이러한 삶의 지향에 입각해서 신자유주의적 경쟁에 찌들어 있는 우리의 삶의 태도나 가치들을 모두 뒤바꿔야 한다. 지금의 모든 투쟁은 그러한 뒤바꾸기에 일조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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