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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04|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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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04|2005
노동자가 반전투쟁의 주체가 되자 - 미국의 이라크 침략 2년을 맞아

:: 2006-07-28   조회: 1640

이라크 침략 2년을 규탄하는 3월 20일 전 세계 반전시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지 딱 2년이 되는 지난 3월 20일 전 세계적으로 40여개 국가 1,000여개 도시에서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점령에 반대하고 미군을 포함한 외국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반전시위가 개최되었다.

미국에서는 800여개 도시에서 집회, 행진, 시민불복종 행동, 침묵시위,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의 행동을 벌였다. 뉴욕에서는 UN본부 밖에 모여서 타임즈 스퀘어까지 수백 개의 관을 들고 행진하는 등 2만여 명이 시위를 했다. '즉각 철수 연합(Troops Out Now)'은 이후 징병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모병사무소들 앞에서 3월 31일부터 벌일 계획이고 '백만노동자행진'은 5월 1일 뉴욕에서 대규모 반전집회('전쟁이 아니라 일자리를')를 개최할 예정이다. 군사기지가 모여 있는 파예테빌에서는 4,000여명이 시위를 했는데, 이라크 참전군인 단체, 군인가족단체 등이 중심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참전군인과 군인가족 관련 조직들이 반전운동에서 점점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25,000명, 로스앤젤레스 2,0000명, 시카고 6,000명 등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한다. 미국은 작년에 비해 시위 지역이 2배 이상 늘었다.
    영국 런던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10만여 명 이상이 하이드파크에서 미대사관을 거쳐 트라팔가 광장까지 행진했다. 미대사관 앞에 검은 관을 놓고 시위도 벌였고 '노동당은 전쟁정당', '이라크에 대한 전쟁이 아니라 빈곤에 대한 전쟁을', '블레어는 거짓말쟁이', '이라크는 부시의 베트남이 될 것' 등의 구호를 내세웠다. 특히 이라크에서 죽은 군인들의 가족들이 연단에 올랐다. 이태리 로마에서도 10만 명이 전쟁종식과 점령중단, 이태리군과 점령군 즉각 철수를 주장했고, 미군기지와 나토기지의 철수를 요구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22~23일 유럽연합정상회담에 맞춰 유럽노총이 일자리와 서비스사유화,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유럽차원의 시위를 개최해서 유럽 각국의 노동조합에서 75,000여명이 참가하였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도 2,500여명이 미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면서 500명의 덴마크 파병군 철수와 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그리스에서는 5,000여명이 미대사관까지 행진했고 폴란드에서도 1,000여명이 미대사관까지 행진하면서 폴란드군 철수를 주장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20,000명, 베를린 20,000명, 비엔나 2,500명, 몬트리올 5,000명, 토론토 5,000명, 뱅쿠버 4,000명, 시드니 3,000명, 멜버른 2,000명, 헬싱키 1,000명, 스톡홀름 1,500명, 바르샤바 1,000명, 상파울루 3,000명, 부에노스아이레스 10,000명, 도쿄 4,500명 등 수많은 지역에서 크고 작은 집회가 개최되었다.
    한국의 경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를 하고 광화문까지 5,000여명이 행진했고, 그 외 대구, 천안, 광주, 진주 등에서 집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3.20 집회를 통해서 각국의 반전운동은 다시 힘을 추스르고 동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점령종식과 철군을 위해 반전운동은 계속 전진할 것이다. 특히 노동자운동이 반전운동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어야 한다.


전쟁의 비용

    이라크 전쟁 2년, 미군은 공식적으로도 1,500명 이상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1만 명이 훨씬 넘는다. 이라크인들은 10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사망자는 대부분 여성과 아이들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170조원에 이르는 돈을 이라크 전쟁에 쏟아부었다.
    한국 국방부는 이라크에 파병된 3,600명의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무려 1천609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고, 아르빌 지역의 민사·재건 지원비 450억 원을 정부 예비비에서 지출할 것이라고 한다. 천문학적인 민중의 혈세가 학살과 전쟁의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쟁과 파병은 인류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범죄행위이고, 이 야만적인 학살전쟁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라크 민중들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미국의 정치 경제적 이익과 그 아래에서 그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한국의 지배자들은 역사와 민중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또 다른 전쟁?

    한편 미국은 여차하면 이라크 이외에도 이란, 시리아 등지로 전쟁을 확대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미 부시는 연두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보다 넓은 중동 지역에서의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서 테러리스트들을 보호하고 대량살상무기를 계속해서 추구하는 체제와 직면해야 한다'면서 중동국가, 특히 이란과 시리아를 직접 언급하며 비난했다. “시리아는 여전히 자국 영토를 중동지역 평화의 모든 기회를 파괴하려 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이용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란은 오늘날 세계에서 주요한 테러 지원국이며 자국민들의 자유를 박탈하는 반면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언론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이란 동부 지역에 잠입해 첩보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폭로되면서 미국이 다음 차례로 이란을 침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계속되었다. 외교로 이란 핵프로그램을 막지 못할 경우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도 보도되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의 공격과 이라크 민중들의 점령 반대로 인해 발목이 잡혀 있고 국내적으로도 갈수록 전쟁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쉽사리 또 전쟁을 감행하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또한 이에 대해서도, 부시가 중동과 다른 지역에서 소위 '폭정'을 종식시키려는 강력한 의지를 추진하고 있고, 이라크 상황이나 국내여론이 좋지 않을수록 또 다른 전쟁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이라는 반대논리도 있다.
    이라크 전쟁에서도 충분히 경험하였듯이 미국의 침략은 사회 전반적인 파괴와 학살을 초래하기 때문에 그 대상이 어느 나라가 되었든 확전은 막아야 한다.


폭정의 전초기지는 미국

    한편, 레바논의 반 시리아 군중시위에 대해 주류 서방언론들은 '백향목혁명'으로 치켜세우면서 이전 그루지야의 장미혁명, 우크라이나 오렌지혁명, 키르기스스탄의 레몬혁명을 잇는 것으로 보도하였다. 그러나 구 소련연방을 구성하던 나라들이나 중동지역의 국가들의 이러한 소위 '반독재 민주화' 시위 이면에는 미국의 전략이 깔려 있고 미정보기관이나 정부 외곽 조직들이 재정 후원을 비롯한 전폭적인 후원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장기독재와 부정선거 등의 문제는 그 나라 민중의 자치적인 조직화와 역량을 통해 혁명으로 이어져야 하지, 미국이 개입하여 인위적으로 변화를 촉발시키는 것은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일 뿐이다. 더욱이 미국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전략을 군사력을 통해 관철시켜 나가면서 민중학살을 자행하고 있고,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나라들은 체제를 전복시킨다는 '민주주의 증진법'을 추진하고 있기까지 하다. 이렇게 보았을 때 '폭정의 전초기지'는 오히려 미국이고 부시가 말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은 총칼을 휘두를 자유이자 가진 자들만의 민주주의일 뿐이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속속 철수

    이라크 침략 2년, 전 세계는 전쟁과 점령에 반대한다. 그러한 국제여론은 이미 속속 철군을 하고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에서도 드러난다. 2월에 포르투갈이 120여명의 군대를 철수시키고 몰도바가 12명을 철수시켰으며, 우크라이나와 네덜란드가 얼마 전 철수를 결정한 이후 이라크에서의 철군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영국에 이어 유럽에서 이라크 점령군의 주요세력을 구성하던 폴란드와 이태리가 철군을 발표했고 불가리아도 뒤따랐다. 이태리는 미군에 의한 이태리 정보요원 사살이 불러온 대규모 반미시위가 우파정부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강제했고, 불가리아도 미군에 의한 자국병사의 죽음이 이러한 입장을 발표하도록 강제한 것으로 보인다. 불가리아는 70% 이상의 국민이 전쟁에 반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500여명의 파병군을 연말까지 철수시킬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충실한 동맹국들도 철군의 행렬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3월 초부터 철수하기 시작했고 10월까지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는 이미 150여명이 철수했고 4월까지 남은 800여명이 철수할 것이다. 폴란드 국방장관은 1,700여명 가운데 수백 명을 7월에 철수시키겠다고 말했다. 한때 미국 주도의 점령군은 38개 국가 총 30만 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은 24개국 17만 명으로 줄었고 그 가운데 미군이 15만 명을 차지한다.
    한국에서는 최근 여권 일각에서 8월을 전후하여 3,600여명의 자이툰부대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많은 국가가 감축·철군하는 마당에 한미 동맹을 이유로 우리만 대규모 병력을 유지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고 하고, 일부 의원들도 이에 동조했다고 한다. 이 보도가 파장이 있자,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곧바로 일부 언론의 '자이툰부대 단계적 감축' 보도와 관련, "전혀 협의되거나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충실하게 뒷받침하는 '보조점령군'으로서 한국군을 철수시킬 뜻이 없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전쟁·파병동맹국'을 자처하는 노무현 정권에 맞서 반전운동이 더욱 힘을 키우고 전쟁종식과 파병 한국군 철수를 줄기차게 제기할 때에야 파병부대를 철수시킬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가 반전투쟁의 주체가 되자!

    이라크 침략 반대투쟁, 파병한국군 철수 투쟁, 평택 미군기지 이전 확장 반대투쟁 등에 있어 노동자들이 주체적이고 주동적으로 나서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동안 노동자운동은 반전투쟁을 주도적으로 해오지는 못했다.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과 정권의 공격을 막아내는 투쟁이나 현안투쟁이 시급해서 반전투쟁에 힘을 기울이기 힘든 조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 지구적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제국주의적 군사침략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면 이에 대한 저항을 미룰 수 없다. 한편에서는 구조조정, 정리해고, 비정규직 확대를 비롯한 노동의 불안정화 공세로, 또 한편에서는 총칼을 휘둘러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걸림돌을 없애려는 군사주의 공세로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이 현 시기 자본주의 체제의 모습인 것이다.
이라크에서 미군의 점령과 사유화정책에 맞서 저항하고 있는 석유노동자들을 대표해서, 3월 20일 한국의 반전집회에 참여한 이라크 남부석유노조의 이스마엘 국제국장은 ‘군대가 평화를 가져올 수는 없다’며 즉각적인 한국군 철수를 촉구했고, 이를 위한 한국 노동자운동의 노력을 부탁했다. 전쟁의 억압이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노동자의 자식들이 지배계급을 대신해 전장에 나가는 상황에서, 해방을 향한 노동자운동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핵심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동자가 반전반세계화 투쟁의 주체로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영섭 | 사회진보연대 노동국장, 파병반대국민행동 상황실/철폐연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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