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레미콘 파업투쟁 10일차인 1월 14일 연천군청 앞에서는 통일레미콘 투쟁승리 결의대회가 진행되었다. 연천의 통일레미콘은 중기관리회사를 통한 취업을 강요하면서 레미콘기사 전원을 12월 말일자로 해고했고, 12월 말일부로 즉각적인 파업투쟁에 돌입한 전국건설운송노조 통일레미콘 분회는 공장 앞에 비닐 천막을 치고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레미콘사는 물량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지역 중기관리회사를 통해 일대차(속칭 용차)를 써 왔다. 레미콘사의 보유차량이 소화할 수 없을 만큼의 물량이 필요할 때, 레미콘사는 레미콘 중기회사에 일대차량을 요구한다. 레미콘 중기회사는 소속되어 있는 노동자에게 매일 저녁 다음날의 업무장소에 대한 배차지시를 내린다. 노동자들은 중기회사를 통해 일을 알선받고 중기회사는 노동자의 일당에서 알선의 대가로 매일 1만원 정도의 알선료를 공제한다. 레미콘 중기회사는 지역마다 보통 2~3개가 존재하며 영세한 기업의 경우 7~8대, 보통은 20~30대의 소속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통일레미콘의 경우, 지역에서 변동물량을 전담하고 있는 중기관리회사와는 달리 노동조합 탄압을 목적으로 레미콘사 사장이 지인을 통해 직접 중간업체인 중기관리회사를 설립하고 이 중간 업체를 통한 취업을 강요하고 있는 경우이다. 중기관리회사를 통한 고용, 즉 간접고용화로 레미콘사가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면서 발생하는 노-사관계 자체를 부정하기 위한 방안으로 등장한 것이다. 레미콘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논란과 무관하게 사용자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구조를 만들고 있다. 레미콘사는 이를 통해 사용자 책임 회피/ 노동조합 활동 탄압/ 중간착취 등을 통해 노동자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수고용직에서의 간접고용화 흐름은 이미 보험의 경우 대리점제, 소사장제 등을 통해 이미 확산되고 있으며, 골프장, 학습지에서도 일부 형성되고 있다. 특수고용과 간접교용의 접목을 통해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자본의 끊임없는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자본에 의한 구조조정의 최종적 형태가 바로 간접고용과 특수고용의 접목임을 우리는 예상할 수 있다. 통일레미콘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은 우리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투쟁하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바로 자본의 구조조정에 맨몸으로 맞서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정권과 자본은 법 제도적으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면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계속해서 양산할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고 사업장에서는 이를 간접고용과 접목시키면서 노동자로서의 모든 권리를 박탈하고 있지만,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은 개별노조에 온전하게 맡겨져 있다. 이들의 투쟁이 맥없이 스러져갈 경우, 특수고용화와 간접고용화는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고, 그 후과는 바로 나 자신을 향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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