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는 총 노동력 중의 34%인 약 700만 명의 노동자가 "자영적(우리 나라에서의 특수고용, 위장개인 도급제, 위장 개인 사업 그리고 소사장제를 총괄)"이라고 분류 할 수 있는 불안정 노동의 형태에서 노동력을 팔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동형태를 취하는 노동자들의 노동관계는 우리 나라에서와 같이 매우 다양하다. 자본가에 대한 경제적 또는 법적 지위가 상이하고, 국가에서 관리하는 여러 가지 사회보장제도(연금, 의료보험)와 맺는 관계가 다르며, 또한 납세방식도 다르다. 하기에 "자영적"이란 단일한 노동형태로 이들을 묶어내는 것은 매우 힘들며, "임금에 종속되지 않은 노동 (노동의 대가로써 보상, 수수료 등을 취하는 노동자)"이라는 -하지만 부정적인 의미에서- 사회적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 말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이탈리아에서의 임금에 종속되지 않은 노동을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에 국한된, 그리고 이탈리아라는 국가차원에서 조건 지워진 특수한 현상으로 파악한다는 것은 문제를 오도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노동 유연화는 전 세계 차원에서 이러한 노동형태를 양산하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는 왜 이탈리아가 다른 국가 보다 빠르게 이러한 노동력 판매 형태가 확산 고착화되었고, 또한 양적으로 극단적인 예를 보이는 가를 분석해야한다. 이와 동시에 "임금에 종속되지 않는 노동"이 미래의 자본주의 노동관계에서 핵심적인 형태로 부상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이탈리아의 노동관계는 자본주의 노동조직에서 매우 흥미 있는 예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자영적 노동형태에 대한 문제가 활기를 띠게 된 것은 이 노동관계에 생존 토대를 갖는 노동자 절대 수의 증가에 결정적인 원인이 있지만 이론적인 연구와 논쟁에 불을 지핀 것은 1997년 볼로냐 (Sergio Bologna)와 프마갈리(Andrea Fumagalli)에 의하여 편집된 "자영노동 2세대" (Die selb- staendige Arbeit zweiter Generation)이다. 이 책은 자영노동을 역사적, 사회학적, 노동법적 그리고 이론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볼로냐는 이 책에서 자신이 거의 20년 동안 연구한 노동형태의 변화에 대한 결과를 요약 분석하고 있다.
볼로냐는 자신의 입장을 이론적이고 사례연구 뿐만 아니라 자신이 실제 경험한 -볼로냐는 20년 동안 이탈리아의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해고되어 자신도 생존을 위하여 스스로 개발한 "자영업자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주로 특수고용 노동관계에 있는 이탈리아 북부노동자와 일하고 있다- 것에 기반 하여 펼치고 있다. 어쨌든 이 책의 출간으로 이탈리아 좌파간에 특수고용을 둘러싼 새로운 논쟁이 시작되었으며, 이 논쟁의 격렬함은 신자유주의자 까지도 이 문제를 다루도록 강제하였다.
볼로냐는 "임금에 종속되지 않은 노동"에 대한 자신의 분석을 독일학자인 레더러 (Emil Lederer)가 대공장의 확산으로 인한 대량생산의 최종적 관철이 이루어진 역사적 시점에서 집필한 "현재의 사회심리학적 아비투스를 위하여 (Zum sozialpsychische Hab -itus der Gegenwart)"에 의존하고 있다. 대공장 중심의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자본주의 이전의 생산에 익숙한 노동력이 아닌 새로운 노동방식과 삶의 조건에 스스로 적응 할 수 있는 노동력이 필요하였다.
레더러는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현상과 반대되는 현상, 즉 자본주의 시작 단계에서의 이루어진 자영 생산자 (농민이나 자영 수공업자), 위장 자영업 (자본가나 귀족의 위탁을 받아 생산하는), 노동력의 판매가 자본가에 의하여 직접 통제되는 임금 노동자 (농민, 영세상인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공업자에서 노동력의 모집)로의 변화를 묘사하고 있다. 레더러는 자신의 분석에서 산업사회학의 전통모델에 근거하여 노동 수행의 질적 조건들만을 (작업장 규율, 소외 그리고 노동수행촉진 시스템 등등) 조사한 것이 아니고, 새로운 노동형태에 직면한 개별노동자의 정신변화, 그리고 삶의 전망으로써의 시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 노동하는 장소, 자신의 노동 능력에 대해 느끼는 것을 연구하였다.
아마 레더러가 우리에게 확신시키고 싶었던 것은 자본주의가 새로운 인간형을 창출하였다는 것일 것이다. 노동조직형태 변화를 역사적 측면에서 보면, 모든 획기적인 변화시기에 항상 새로운 인간형이 생성되어야 하였다. 이러한 레더러의 역사적 방법론에 기초하여 볼로냐는 현재의 노동형태의 변화를 단순히 노동사회학적 범주를 뛰어 넘어 노동자의 의식변화도 동시에 설명하고자 하였다.1)
임금노동에 종속되지 않는 노동과 이에 속하는 노동자의 정치의식에 대한 연구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에 (1919-1933) 심도 깊게 연구되었다. 기독교 사회주의자인 가이거는 (Theodor Geiger) 최초로 나치당과 노동운동 진영의 구별을 뚜렷하게 하기 위한 작업으로 특수고용 노동자의 정치적 입장을 논쟁화 하는데 공헌하였다. 가이거는 특수고용 형태의 다양성에 대한 실제적 연구를 처음 시작하였으며, 소위 "위장 자영업2)"을 중요한 논의로 끌어올렸다.
특수고용에 대한 논의가 기독교 사회주의자에 의하여 쟁점화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왜냐하면 대다수 교조적 공산주의자나 사회민주주의자들의 관점에서는 특수고용 노동자는 자본주의적이거나 쁘띠 부르주아지에 속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이들은 특수고용 노동자는 결코 임금노동계급의 동맹군이 될 수 없고, 전 사회에서 파악하면 보수진영의 한 부분을 이룬다고 확신하였다. 오히려 이 당시의 교조적 공산주의자나 좌파 사회민주주의자들은 특수고용 노동자가 아닌 사무직 임금노동자 (화이트 칼라)를 노동계급의 동맹군으로 파악하였고 이들에게 노동계급으로써의 주체의식을 심어주는데 노력하였다.
이러한 의식은, 오늘날에도 일부 좌파에서 보여지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내재적으로 보수적" 그리고 노동운동의 정치적 가치체계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선입관으로 발전되었다. 노동운동 진영으로부터 소외되던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대공장 체제의 확산과 더불어 공장으로 흡수되거나, 자신의 독립된 작업장에 머물기 위하여, 즉 대공장 주인의 하청을 받아 생산하기 위하여 새로운 기계를 도입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획득함으로써 경쟁력을 향상 할 수밖에 없었다. 히틀러의 정권장악으로 특수고용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었으며, "노동"이라는 개념은 단지 임금에 종속된 육체-와 사무직 노동자에게 한정되어 사용되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더 이상 노동세계에 포함되지 않고 "영리를 위한 개인사업" (최근 한국에서의 위장 자영업자에 대한 노동자성 문제를 상기)으로 파악되었다.
자본주의 생산방식은 산업화 초기에 생성된 여러 가지 특수고용 노동형태를 철폐하지 않았고 단지 변형시키고 새로운 "자영업"이라는 용어가 다시 독일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반이다. 이 당시 "새로운" 자영업자라는 개념은 자본주의적인 대량소비에 의하여 지나치게 규정되는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 노동내용과 노동 시간을 공장이나 회사에서 자본가가 규정한 데로가 아닌 스스로 조직하려는 사람들, 대도시 생활의 스트레스를 참을 수 없던 사람들, 그리고 환경 친화적으로 생산된 상품의 판매를 위하여 작은 소매상을 경영하는 사람들을 지칭하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영업자는 더 이상 보수주의의 핵심으로 이해되지 않고 짜여진 자본주의 생산 체제로부터 더 "자유로운" 삶의 욕망을 추구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었다. 동시에 노동조합은 건설업에서 만연하던 "위장 자영노동"에 대한 투쟁을 시작하여, 특수고용의 여러 형태를 강화된 새로운 착취방식, 노동법과 복지국가에서의 배제라는 개념으로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위장 개인 도급"이라는 용어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시작되었다. 자립성 (자영성)이라는 것이 더 이상 자본주의 생산으로부터의 해방이나 자치가 아닌 노예노동의 근대적 형태로써 정의되었다.
특수고용에 대한 독일에서의 논의는 이미 1900년대 초반에 시작되고 80년대에서 다시 활기를 찾는다. 하지만 왜 특수고용 노동관계가 가장 확산된 이탈리아에서는 1990년대 후반에 가서야 문제로 제기되고 논쟁이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좀 더 자세하게 주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이탈리아에서는 특수노동과 위장 자영노동이 총 노동력의 34%까지 발전 될 수 있었나? 어디에 이러한 발전의 사회 정치적 조건들이 있는가? 30-40년 동안 이탈리아에서의 금속가공산업, 화학산업, 자동차산업 그리고 전력산업에서 자본주의 생산방식의 발전을 연구하였고, 20년 동안 이탈리아 노동조직, 작업 장 내의 분쟁, 그리고 노동자 계급 주체성의 변화를 깊게 연구한 볼로냐는 아래와 같이 문제를 파악한다.
이탈리아가 유럽 다른 나라에 비하여 특이한 높은 특수고용 노동관계의 전개과정은 또 다른 특수한 사실과 연결되어 있다. 바로 자동차와 타이어를 생산하는 대공장에서 (토리노의 피아트 공장, 밀라노의 알파 로메오, 피렐리 공장) 시작하여 서비스 분야와 운송분야까지 확산된 작업장 내의 분쟁은 유럽 다른 나라에 비하여 이상하리만큼 장기적이었고 강도 또한 매우 격렬하였다. 이러한 작업장 내의 강도 높은 노동자 투쟁은 1968년 가을부터 1980년 가을까지, 거의12년 동안 계속되었다. 이러한 강력한 노동투쟁은 노동자평의회나 자율적인 현장조직을 통하여 조직되었다.
장기적이고 격렬한 노동자 투쟁에 대한 자본의 반격은 70년대 중반에 자동차 공장에서의 구조조정으로 시작되어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자본의 반격으로 약 800,000명의 대공장노동자, 기술자 그리고 사무직 노동자가 처음에는 국가의 복지정책 (임시직과 장기 실업자에 대한 국가의 부분적 재정부담)을 통하여 일단 일시적으로 쉬었으며 (우리 나라 변형근로제의 일종) 결국은 해고되었다. 조기퇴직과 다른 추가 조치들이 해고 당사자들의 저항을 일정한 한계에 다다르게 하였다.
이러한 자본의 대대적 공격으로 일자리를 잃은 40-45세의 중년의 해고자들 중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자신의 노동력과 기술, 사업자금이라고는 해고 배상금을 소유한 영세 자영업자 층이 생성되었다. 조기퇴직 당한 일부는 연금으로는 먹고 살 수 없었기에 독립적이지만 (특정 자본가에 소속되지 않았다는 의미), 임시직으로 또는 "불법"으로 노동력을 팔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자영업의 성격을 띠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노동력을 확실하고 장기적인 계약 없이 불안정하게 팔아야 하는 특수고용노동관계에 처한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여기 저기 흩어져서, 노동력을 언제든지 팔 의사가 있는 풍부한 노동력을 이용하는 독창적인 자본가들이 나타난다. 이들 자본가들은 대공장의 생산과정처럼 노동력을 집중화시키지 않고, "개별 하청노동자"를 연결하도록 고안된 생산과정을 통하여 전통적인 대공장 체제보다 더 높은 이윤을 얻을 수 있는 다국적 기업을 이룩하였다 (가장 전형적인 예가 베네통).
이리하여 이탈리아는 "유연한 자본주의"가 되었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끌게된다. 이탈리아가 지역에 한정된 중소기업을 통한 특수고용 노동자의 착취를 이용하여 1980-90년대의 빠른 경제성장을 하였으며, 이들이 수출 증가의 50%를 기여하였다. 특수고용에 대한 우리의 분석에서 살펴보면 임금노동과 자본의 전통적 관계에 기초한 중앙화된 노동조직에서 탈중앙화되고 유연화된 노동위탁자-수탁자 관계로의 변화가 강조되어야 한다. 반강제로 조기 퇴직하여 퇴직금을 가지고 생활이 불가능했던 실업자들이 싸고 유연한 노동을 파는 핵심으로 자리잡는다. 이러한 특수고용 노동자의 수는 이탈리아노동총연맹 (CGIL, 공산 사회주의 정파노선, 공산당이 다수) 조합원의 50%이상을 차지 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노동의 유연 착취에 기반한 자본의 생산에서 자본가들은 위장 자영업자가 자신들의 노동력 판매형태를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하였다는 이데올로기를 확산하고 있다. 서비스 분야가 자본에 대한 노동자의 형식적 독립성 측면에서 보면 가장 전형적인 것이고, 이탈리아에서도 특수고용 노동자의 다수가 서비스 분야에서 형식적 독립 상태에서 노동력을 팔고 있다.
이미 주장하였듯이 노동의 유연화는 대공장 중심으로 짜여진 작업장 내에서의 장기적이고 격렬한 투쟁에 대한 자본의 해결책이었다. 이러한 자본의 공격으로 양산된 임금에 종속되지 않은 위장 자영 노동자들에게는 사회적 분쟁의 제도적 틀 그리고 자신의 노동에 대한 자본가와의 계약상의 의무-무엇보다도 노동시간규제-가 사라지었으며, 특히 파업을 할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임금노동에서 독립된 노동형태는 투쟁을 통한 사회적 변혁을 믿었던 노동 세대가 사회적 패배에 -노동투쟁의 패배- 따른 생존전략으로의 선택이었다.
이렇게 고착화된 노동 유연화는, 이후에 일 자리를 찾는 새로운 세대의 노동에 대한 주체적 의식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이 새로운 노동자들은 국가의 고용창출정책을 총체적으로 불신임하였고, 실업자 연금이나 빈민구제기금이 없는 이유로 "자유 의지"에 의한 자영업 노동형태가 수입을 얻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또한 새로운 세대의 구직자는 일단 서비스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고, 여의치 않을 경우 구직활동을 산업분야로 옮기었다. 대공장 중심의 경제주의적 노동운동에 대한 불신임이 매우 높았다. 임금에 종속되지 않은 자신들의 노동력을 자유롭게 경영한다는 -"자유로운 기업가"-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통합된 집단도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탈리아에서 불안정 노동의 첫 세대는 70년과 80년대 초반에 생성되었으며 이 중 소수는 자신의 회사를 경영하는 영세 기업가나 또는 자유계약 노동자 (free lance)로서 안정 되었다. 이러한 노동관계의 두 번째 세대는 새로운 유연화된 노동관계를 당연시하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으며 따라서 이에 순응하여 자신의 노동력을 팔려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 자유계약이 일반적이며 정규노동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예를 들면 미디어분야- 아예 처음부터 자유계약 노동자로 선택한 사람들, 또는 위장 자영적 노동이나 특수고용을 임금노동으로 가기 위하여 지나야 할 과정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제 2세대는 불안정적 노동을 임시해결책으로써 파악하였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혼자서 운영하는 위장 자영적 노동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는 자본의 노동의 유연적 이용전략의 수정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개의 독립적 위장 자영노동자가 제휴하여 내부를 재조직한 데에 그 원인이 있다.
이탈리아에는 이러한, 형식적으로 임금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인 영세자영업자 외에도 자영업자라고 할 수 있는 집단이 존재한다. 이들의 많은 부분은 운송분야에서의 독립적인 트럭운전사로 일하지만, 많은 다른 산업분야에서 그리고 명작을 복제하는 예술복제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한 두 명의 기능공이 몇몇의 도제를 거느린 사업장이나, 20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수공업 중심의 중소기업은 행정적으로 하나의 기업으로 등록 할 수 있다.
이러한 영세 기업은 법적으로 소유주 외의 모든 노동자를 소사장제 또는 위장 개인 도급제 형식의 "위장 자영업자"로 고용 할 수 있다. 고용자를 임금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고용함으로써 공장 소유주는 월말에 각각의 자영업자가 한 노동시간의 계산서와 이에 의한 보상금 크기만을 제출 할 의무가 있어, 여타 사회보장기금 면제로 인하여 20-30%까지의 노동원가를 절약 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위장 자영업자의 수는 공식적으로도 900,000에 이른다. 하지만 위의 자영노동 형태가 이탈리아 자영업 중에서 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어 유일하게 부분적으로나마 사회보장제도에 (연금을 받을 권리)적용되는 집단이다.
대기업에서의 노동원가 절감과 노동 유연화는 중소기업과는 차이를 보인다. 대기업에서는 주로 시간제, 계약직 노동자나 교육훈련생을 통한 노동원가 절감이 일반적이다. 이탈리아 산업의 중심지의 하나인 롬바르뜨 지방의 상공회의소 사례연구 결과에 따르면 250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대기업에서는 총노동자 수에 대한 특수고용의 비율이 2.5%를 넘지 않지만, 10명 이하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영세 사업장에서는 평균 90.5%에 달하며, 이들 중 84%는 여성노동자이다. 이러한 중소사업장의 대다수는 서비스업이다. 특수고용과 위장 자영업에 대한 연구의 또 다른 결론은 이탈리아에서 자영업자의 비율이 다른 국가에 비하여 평균 이상의 수치를 보이는 것이 50명 이하의 노동자를 고용한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52.5%를 차지하는 이탈리아 기업규모 구조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임금노동으로부터 독립된 노동관계는 노동시간을 연장하고, 노동의 강도를 매우 강하게 한다. 자본축적의 관점에서 자본의 노동 유연화 전략의 -여기서는 임금 종속 노동관계에서 자영적 노동관계로의 이행- 주요목적은 "사회적 총 노동일"의 연장에 있다. 임금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법적인 계약으로 규제되고 있지만, 위장 자영 노동관계의 노동자에게는 한계가 없다. 임금노동자에겐 개인 시간과 노동 시간이 공간적으로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지만, 위장 자영노동관계의 경우에는 작업장과 개인적인 삶의 공간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노동시간의 시간적 범위가 이론적으로 무제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노동시간 조직과 분배가 어느 정도 자본에 의하여 외적으로 정해지고 조절되어 법적 규제를 받는 이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소사장제로 대표되는 순수 자영업자에게는 외부적 규제가 없고, 또한 이들은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하여 있기에 노동시간이 무한정 늘어 알 수 있다.
즉 대자본은 언제나 일정한 자영업자에게 주던 생산 의뢰를 바꿀 수 있으며, 이러한 생존에 대한 불안은 이미 받은 의뢰를 완벽하게 하기 위하여 일하는 시간을 무한정 확대하게 하고, 또는 보상과 비교하여 말도 않되는 과중한 의뢰도 받을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몰아간다.
또한 위장 자영업자들은 임금 노동자와 비교하여, 형식적으로도, 병가를 낼 수 없으며, 부상과 작업을 방해 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에 대한 공포가 이들을 지나친 노동으로 강제한다. 지적인 노동을 수행하는 자영업자에게는 수행한 노동에 대한 일당이나 수행 결과에 따른 보상이 불확실하다. 개개의 일하는 동작이나 완성 개수로 노동이 평가되는 평가방식, 보상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정보를 수집하는 자영업자는 계약 당시에 자기가 어느 정도 노동시간이 필요하고 어떤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단지 예측된 시간에 따라 자신 노동의 보상을 결정 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지식 자영업자들은 창조적인 노동을 하며, 단지 일회용 생산물을 생산하고, 표준화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이상이 유럽에서 노동유연화와 이에 기초한 노동관계가 가장 발달한 이탈리아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이탈리아처럼 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 들여야 하는가, 아니면 불안정 노동자 전체가 단결하여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가라는 기로에 있다.
1) 노동형태의 획기적 변화 (예를 들면, 임금노동이 주류를 이루는 노동관계에서 임금에 종속되지 않은 노동관계로의 이행)는 두 상이한 노동형태에서 노동력을 파는 노동자들의 사고방식과 이들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차이 (예를 들면, 현재 우리 나라 대공장 중심의 정규직 노동자와 불안정 노동으로 묶여지는 노동 집단과의 정치적 입장 차이)에 대한 연구는 이미 1900년대 초기에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이루어졌다. 1933년 히틀러의 나찌당의 (NSDAP Nationalsozialistische Deutsche Arbeiterpartei 민족 사회주의 독일 노동당) 권력 획득이전까지 노동자의 정치 문화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진행되었다. 이 논쟁의 내용이 무엇이며, 이러한 논쟁이 현재의 노동관계의 변화와 이에 따른 개별 노동자의 정치문화 변화를 이해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가?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2) 위장 자영업은 소사장제, 위장 개인 도급제 그리고 위장 개인 사업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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