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형태공시제도로 나타난 재벌대기업의 비정규직 양산!
경총은 고용형태공시제도 트집잡기를 멈추고
정규직 일자리 확산에 힘쓰라!
1. 고용노동부는 지난 6/30(화) 2015년 고용형태공시제 결과를 발표하였다. 작년부터 도입된 고용형태공시제는 상시 300인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주가 매년 3월 31일 기준으로 고용형태를 공시토록 하는 제도다. 공시 결과 상시 300인 이상 기업의 용역·파견·하도급 등 간접고용 및 기간제노동자는 176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 459만3천 명의 3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0인 이상 대기업의 ‘소속 외 근로자’ 비율은 1000인 이상 대기업 전체 노동자의 23%에 달하는 등 기업규모가 클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규직 비율이 2014년 36.8%에 비해 1.5%p 증가한 것을 보면, 정부의 각종 세제혜택과 규제완화 등의 혜택 속에서도 대기업들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 공시제도를 통해 재벌·대기업의 고질적인 비정규직 고용관행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러나 경총은 적반하장으로, 공시제도를 비난하고 있다. 작년 공시된 자료와 비교하여, 재벌대기업이 비정규직을 남용하고 있는 상황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특정 영역에서는 간접고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총은 “고용형태공시제 등 여론을 통해 비정규직 채용을 제약하게 될 경우 전체 고용규모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협박하고 있다. 물론, 처음은 아니다. 경총은 ‘최저임금을 동결하지 않으면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를 두고 협박을 일삼고 있다. 또한 고용정책기본법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는 매년 근로자의 고용형태 현황을 공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구체적인 고용형태 및 공시절차는 고용노동부령에 명시적으로 위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총은 공시의 근거가 없다거나 위임의 한계를 일탈했다며 공시제도를 공격하고 있다. 가당찮다.
3. 경총은 공시에 앞서 지난 6/28(월) ‘고용형태 공시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라는 보고서를 통해 고용형태공시제를 비난했다. 자의적인 해석과 편향적인 논리로 자신의 비정규직 고용을 합리화하고 있다. 특히, 사내하도급 등 ‘소속 외 근로자’의 공시에 대해 “기업 간 분업 또는 계약관계 등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를 소속 외 근로자로 중복 집계하고 마치 없어져야 될 일자리인 것처럼 오인토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내하도급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3권을 훼손하고, 노동자에게 기본적인 노동조건을 보장하지 않는 왜곡된 고용형태일 뿐이며, 이미 수차례 사법부와 노동위원회 등에서 불법이라고 판단되었다. 사내하도급 등은 직접고용이라는 대원칙을 훼손하고, 복잡한 고용형태를 통해 노동자를 착취하는 가장 문제적인 고용형태이다. 때문에 제도를 통해 드러난 대기업의 비정규직, 특히 ‘소속 외 근로자’의 경우 그 불법파견 여부에 대해서 따져봐야 한다. 이렇게 현재 노동시장을 왜곡시키는 주범에 대해 경총은 “고용형태공시제는 사내하도급 사업을 육성하기보다는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이는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발전을 저해하고 전체 고용규모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상황을 은폐·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4. 문제는 고용형태공시제도 자체가 아니라, 제도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재벌대기업에서 비정규직이 감소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있다. 오히려 공시대상의 확대와 미공시·허위공시 등에 대한 처벌조항 마련 등과 같은 제도개선을 통해 재벌대기업이 비정규직을 줄이도록 강제하는 적극적인 방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경총이 고용형태공시제도를 정부가 명단공표라는 형태로 편법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활동을 범죄와 동일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공개된 결과가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판단한다면 기업의 자율적인 고용구조 개선이라는 제도의 도입취지에 맞게 일자리 10개 중 4개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줄이면 될 일이다. 경총은 고용형태공시제도에 대한 트집 잡기를 중단하고 더 이상 고용과 임금을 빌미로 노동자를 협박하지 말아야 한다. 여론을 호도하고 비정규직 사용을 정당화하는 데 쏟는 노력을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쏟으라!
2015년 7월 2일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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