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76명의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집단요양을 시작한 이후, 한라공조, 카스코 등 금속제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근골격계 직업병 집단요양투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자본은 근골격계 직업병의 문제를 현장 노동자 전체가 아니라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 개인으로 축소하며, 이 직업병이 물리적, 사회적 노동환경 전반에 뿌리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을 몇가지 개별적 노동조건으로 국소화하려 한다. 또한 그들은 집단요양으로 인한 빈자리를 즉각 비정규직으로 메워가면서 생산성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바로 그렇게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근골격계 직업병의 원인이라는 점을 외면한 채 오히려 이를 빌미로 하여 현장의 비정규직화를 가속화하려 하고 있다. 대우조선에서도 76명의 빈자리에 즉각 협력업체 직원을 배치하였으며, 이에 문제제기하는 노동조합을 폭력적으로 탄압한 바 있다.

대우조선노동조합 출근투쟁 (++사진 : 참세상방송국)
그러나 근골격계 직업병 집단요양투쟁의 목적은 단지 직업병 환자를 찾아내어 이들이 일을 쉬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 투쟁은 시시각각 노동자의 몸을 망가뜨리고 있는 노동환경을 거부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실현될 수 있는 인간적인 노동조건을 만들기 위하여 노동자의 현장통제권을 쟁취하려는 노력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이 이 문제를 국소화하려는 시도와 이를 통해 현장의 비정규직화를 도모하려는 음모를 깨뜨려야 할 것이다.
근골격계 직업병과 노동강도의 관계
근골격계 직업병의 원인은 과도한 노동이다. 무거운 타이어를 자주 들어올려야 하는 노동자는 허리의 근육과 척추가 망가지고, 수시로 진공해머를 사용해야 하는 노동자는 손끝의 혈관과 신경이 망가지며, 좁은 공간에서 쭈그리고 작업해야 하는 노동자는 전신의 관절과 근육이 망가지게 된다. 별로 힘들지 않아 보이는 단순 작업이라도 오랜 시간동안 수없이 반복되면 몸이 견뎌낼 수 없다. 사무실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있는 사무직 노동자도 자주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하루종일 같은 자세로 일한다면 목과 어깨의 근육이 망가져 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처럼 근골격계 직업병은 특정 작업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몸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모든 노동에서 발생할 수 있다.
대우조선에서는 90년대 후반 국가 전체의 경제위기와 대우그룹 전체의 경영위기 속에서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였고, 그 결과 살인적인 노동조건이 탄생하였다. 지난 2001년 한해 동안 대우조선 자본은 별다른 고용확대 없이 생산량을 20%나 증가시켜 8% 이상의 생산성 향상과 2,319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지만, 그 뒷면에서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증가(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비율은 1996년 29.5%에서 2001년 46%로 상승) 및 임금반납과 삭감, 그리고 한달에 한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어야하는 위험을 감당해야만 하였다. 이번 집단요양투쟁에 앞서 2001∼2002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대상 인원 380명 중 무려 248명이나 근골격계 직업병 유소견자로 판명된 배경에는 바로 이러한 현장의 살인적인 노동강도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널리 알려진 직업병들은 특정 원인이 있어 이를 제거하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가령 탄광 노동자의 진폐증을 유발하는 먼지, 원진레이온 사건으로 유명해진 이황화탄소, 백혈병 및 생식장애를 일으키는 벤젠 등은 그 물질을 사용하는 노동자의 작업환경에서 원인물질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정을 개선하고 환기시설을 설치하고 개별 노동자에게 보호구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골격계 직업병은 여러가지 노동조건들이 종합적으로 일으키는 질병이며, 어느 한가지 요인을 공학적으로 개선한다고 하여 예방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가령 타이어 검수작업을 보자. 하루에 몇십번씩 작업장 바닥에 놓인 수십킬로그램의 타이어를 허리높이의 작업대에 올려놓고 들여다보아야 한다.

2002.6. 대우조선노동조합 상경투쟁 (++사진 : 대우조선노동조합)
이 작업에서 노동자가 허리의 통증을 얻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정답은 "하루에 몇십번씩 작업장 바닥에 놓인 수십킬로그램의 타이어를 허리높이의 작업대에 올려놓고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말속에 모두 들어있다. 수십번을 반복해서 불편한 자세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노동자의 허리가 멀쩡할 리 없는 것이다.
자, 이제 이 작업에서 더이상 허리가 망가지게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들어올리는 무게를 줄이고, (2)들어올리는 높이를 줄이고, (3)들어올리는 횟수를 줄여야 한다.
첫째, 들어올리는 무게를 줄이려면?
타이어를 5킬로그램 미만으로 가볍게 만들어버리거나 여러 명이 같이 들어올리도록 해서 한 사람에게 가는 부담을 줄이면 된다. 타이어를 가볍게 만드는 것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어서 안 된다. 남은 방법은 여러 명이 같이 들어올리도록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려면 작업인원이 늘어나야 한다.
둘째, 들어올리는 높이를 줄이려면?
작업대를 너무 낮추면 검수과정에서 쭈그리고 일해야 하기 때문에 또다른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이 생긴다는 점에 주의해서 작업장의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셋째, 들어올리는 횟수를 줄이려면?
작업량을 줄여야 한다. 만일 회사에서 타이어 생산량을 줄일 뜻이 없다면 노동자를 더 많이 고용해서 한 사람당 작업량을 줄여야 한다.
정리하자면, 작업장의 공학적 개선은 근골격계 직업병 예방대책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외의 여러 연구들에서도 작업횟수나 작업밀도를 감소시키지 않은 채 공학적인 개선만으로는 별다른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노동시간의 단축과 인원확충을 통한 작업량의 감소, 즉 노동강도의 감소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근골격계 직업병에 대한 자본의 대응
과도한 노동시간과 열악한 물리적 작업조건 뿐만이 아니라, 동료 노동자 및 직장 내에서의 사회적 관계와 스트레스도 근골격계 직업병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양산과 전반적인 노동의 불안정화는 노동시간과 물리적 작업조건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킬 뿐 아니라 정신·사회적 노동조건의 황폐화를 통한 간접적 효과까지 더하여 이중 삼중으로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협하게 된다. 실제로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건 근골격계 직업병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시기는 자본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부터였다. 말하자면 근골격계 직업병이라는 괴물은 노동강도의 강화, 비정규직화를 통해 하루하루 덩치를 키워온 것이다.
자본은 노동강도 강화와 비정규직화라는 효율적인 이윤창출의 도구들을 빼앗기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근골격계 직업병 문제를 관리하고자 노력해왔다. 어떤 경우에는 대우조선에서 직업병으로 판정받은 노동자들을 개인적으로 회유, 협박하여 산재요양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던 것처럼 직업병 자체를 은폐하려 한다. 그렇게 해서 은폐할 수 없는 경우에는 문제의 본질(구조조정, 노동강도, 비정규노동 등)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직업병에 대한 보상과 몇가지 공학적 환경개선에 적극 협조하기도 한다. 대우조선에서도 집단요양투쟁으로 문제의 은폐에 실패하자 물리치료실·체력단련장 등의 건강교실을 개설하였다. 그러나 하루 작업량을 소화하기도 바쁜 노동자들이 과연 한가하게 체력단련장을 이용할 수 있을까? 하루 노동시간 동안 운동과 체력단련에 한두시간을 소비하더라도 일감에 쫓기지 않도록 하려면 결국 문제는 다시 인력확충과 노동강도 감소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값비싼 운동기구들을 들여놓는다고 해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하물며 사내하청이나 단기간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이런 시설들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현재 전문가들로부터 근골격계 직업병의 대책으로 손꼽히고 있는 산업장 인간공학 프로그램 역시 이러한 한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프로그램은 제너럴 모터즈와 포드 등 미국의 대규모 자동차 산업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는데, 그 시기는 이들 대자본이 이윤의 감소를 극복하기 위하여 구조조정을 통해 미국 자동차 노동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0만명 가량을 해고하고 수많은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한편, 자본의 현장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무노조 사업장을 지향하는 참여적 노사관계를 인력관리체계에 도입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노동자들의 재해와 근골격계 직업병이 엄청나게 증가하여 자본과 정부의 비용부담이 날로 무거워졌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미국식 산업장 인간공학 프로그램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각 작업별로 위험요인을 조사분석하고 해당 노동자들의 건강을 체크하여 공학적 차원뿐 아니라 경영과 관리적 차원의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 목적은 노동자의 건강증진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관리의 효율화이다. 즉 대자본의 이윤추구를 극대화하기 위해 작업장 내의 비효율적 요인들을 제거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의 직업병과 재해도 줄일 수 있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관리의 목표는 직업병과 재해의 완전한 근절이 아니라 너무 많은 직업병 환자가 발생하여 생산에 차질을 빚고 보상비용에 많은 돈을 지출하지 않도록 자본의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지점까지의 관리로 한정된다.
그러나 보다 적은 수의 노동자로 하여금 보다 많은 생산을 감당하도록 쉼없이 채찍질하는 자본의 움직임을 저지하지 않고서는 근골격계 직업병이나 각종 재해로부터 노동자의 건강을 지켜낼 수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은 개별 노동자의 직업병 인정과 보상을 넘어서 구조조정·노동강도 강화·비정규직화를 통하여 노동착취를 가속화하려는 자본에 맞서는 모든 노동자의 투쟁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근골격계 직업병 집단요양투쟁에서의 비정규직 문제
따라서 근골격계 직업병 집단요양투쟁은 직업병 환자를 찾아내어 이들이 일을 쉬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집단요양에 돌입하기 이전의 준비과정은 노동강도 강화와 구조조정이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좀먹고 있음을 현장 노동자 전체와 공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선전공간이 된다. 또한 일시에 집단적으로 요양에 돌입함으로써 현장에서의 문제제기 효과를 극대화하고, 문제를 은폐하려는 자본의 회유와 협박에 보다 힘있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집단요양 이후이다. 현장의 노동강도에 대한 노동자 스스로의 통제권을 쟁취해 나가기 위한 연속적인 투쟁들을 만들어 나가지 않고서는 단순한 보상투쟁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먼저 싸워야 할 문제는 바로 비정규직 문제가 된다. 대우조선 자본이 76명의 산재요양 노동자의 빈자리에 협력업체 직원을 배치하였던 바와 같이 자본은 생산성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를 투입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2002.9.25. 산재노동자 근로복지공단 규탄집회(++사진 :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5조에서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대해 파견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파견노동을 허용하고 있으며, 자본은 이를 악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물론 이 법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8조에 규정된 유해하거나 위험한 업무에 대해서는 파견노동을 금지하고 있기는 하나, 이에 해당하는 것은 도금작업, 수은·연·카드뮴등 중금속 취급작업 등에 불과하며, 재해나 직업병이 다발하는 사업장 또는 직무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병 요양으로 인한 결원에 대해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직업병을 유발하는 노동조건이 미처 개선되지도 않은 위험작업을 새로운 노동자에게 맡김으로써 어떻게든 생산성을 유지하려는 비인간적 행위이다. 게다가 비숙련 노동자 및 업무에 새롭게 배치되는 신규노동자들은 업무에 대한 미숙함으로 인하여 노동재해를 당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여기에 더하여 이들이 비정규직인 경우에는 각종 안전교육 및 보호조치 등의 노동보건안전 관리체계에서 애초에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만에 하나 병들고 다치더라도 고용의 불안정으로 인하여 건강문제를 스스로 은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른 면에서는 직업병 요양을 위하여 일을 쉬어야 할 노동자에게 원직복직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증폭시켜 요양을 포기하도록 조장할 위험이 있다. 또한 집단요양투쟁을 단지 직업병 환자의 요양과 보상에 국한시킨다면 향후 자본으로 하여금 노동안전보건에 대한 경제적 비용부담을 핑계로 비정규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다면, 비정규직 대체인력 투입은 직업병 집단요양투쟁의 과정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근골격계 직업병 예방을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 인력 확충, 실질적인 휴식시간 확보 등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과 직접적으로 직업병을 유발하는 물리적 노동환경 상의 유해요인 개선대책을 요구하되 기존의 사내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환경도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할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수용할 수 있는 근골격계 예방대책을 수립하기 이전에는 직업병 발생 업무에 대한 신규 노동자 채용 및 비정규직 투입을 금지한다는 점을 못박아 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요양중인 노동자의 완전한 원직복직을 보장하고 요양으로 인하여 일체의 고용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명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비정규·불안정 노동이 노동자의 건강을 직접·간접적으로 위협하고 직업병을 유발하는 주범이라는 것을 요양투쟁 준비단계에서부터 현장에서 철저히 공유하는 일일 것이다.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을 통한 비정규직 투쟁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자본이 비정규직화·노동의 불안정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근골격계 직업병의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자본이 제아무리 생산성과 효율, 국제경쟁력 따위의 말들로 비정규직화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이것이 사실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의 희생을 짓밟아오고 있었음을 명쾌하게 보여주는 것, 노동자가 본능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바로 그 사실을 구체화·명료화해 주는 것이 바로 근골격계 직업병이라 할 수 있다.
가령 집배원 노동자의 예를 보자.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노동조건은 결국 절반 가량의 노동자에서 근육통과 관절염, 일반인구의 15배나 높은 디스크 유병률 등 노동자 건강의 위협으로 작용한다. 시간에 쫓기면서 일하기 때문에 업무도중 오토바이 및 차량사고의 위험도 매우 높은데다가(48.5%가량이 사고를 당함) 사고를 당해도 일을 쉬거나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집배원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이토록 열악해진 것은 IMF 이후 급증하는 업무량에 대하여 비용절감을 명분으로 턱없이 모자란 인원을 상시위탁 등 비정규직 중심으로 충원하였기 때문이다. 이들 비정규 집배원 노동자에게 기본급 501,000원이라는 저임금을 지급하여 이들이 어쩔 수 없이 시간외 근무를 할 수밖에 없도록 구조화 함으로써 장시간 저임금 노동의 체계를 만들어 낸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노동조건은 비정규 노동자를 넘어서 정규직 노동자의 생존권까지 위협하게 되었다. 살인적인 노동조건으로 비정규 집배원 노동자의 이직률이 증가하면서 업무효율이 낮은 신규 비정규직이 계속해서 교체되는 바람에 결국은 정규직 집배원 노동자의 노동강도 역시 하향평준화 되어온 것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공공서비스의 경영합리화라는 명분아래 진행되는 인력감축과 비정규직화가 결국은 정규직·비정규직을 막론한 노동자 모두를 뼈빠지게 일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시키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장시간 노동을 없애기 위해 민영화와 파트타임을 도입하겠다는 정보통신부와 체신노조의 8·24 협정서가 무엇때문에 반노동적인 기만인가를 설명해준다.
이제 금속 제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는 집단요양투쟁을 이어받는 집배원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직업병 집단요양투쟁을 상상해본다. 집배원 노동자들이 더 이상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지 않는 인간적인 노동조건을 쟁취하는 투쟁으로, 그리고 어용노조를 끌어내려 민주노조를 건설하는 투쟁으로, 더 나아가 집배원 노동자를 넘어서 공공부문의 구조조정과 비정규직화를 저지하는 광범위한 투쟁으로 만들어 갈 투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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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정옥 | 평등사회를위한 민중의료연합 활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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