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무미건조한 공공노조 전략조직화사업 개괄
현재 공공노조에서는 간병요양노동자 조직화사업(전북), 중소병의원노동자 조직화사업(서울), 대학비정규노동자 조직화사업(서울), 공항비정규노동자 조직화사업(인천), 지자체비정규노동자 조직화사업(광주전남) 등 5개 전략조직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06년 11월 공공노조 출범과 함께 조합원 1인당 1만원의 비정규기금을 모았고(약 2억 5천 만원) 2008년 대의원대회에서 이를 미조직 비정규직 전략조직화사업을 위해 집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2009년 대의원대회에서는 조합비의 1%를 전략조직화기금으로 적립하는 것을 결정했다. 이 재원이 5개 영역, 4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전략조직화사업에 투여되는 것이다.
각 영역의 전략조직화사업은 지부와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전략조직화사업팀을 구성하여 조직화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각 전략조직화사업팀은 조직 대상의 특성과 지역적 조건에 따라 지역의 비정규운동 단위 및 진보정당 등 연대단위와 공동으로 전략조직화사업팀을 구성하고 있다. 공공노조에서는 미비실이 전략조직화사업을 담당하면서 5개 전략조직화사업팀에 결합하고 있다. 이상이 아주 무미건조한 공공노조 전략조직화사업 개괄이다.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조직화의 주체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공노조 전략조직화사업의 내용적 핵심은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미조직 조직화의 주체’로 세우는 것에 있다. 이미 조직된 간병요양노동자, 대학비정규노동자, 지자체비정규노동자, 공항비정규노동자, 중소병의원노동자가 미조직된 노동자를 조직하는데 주체로 서는 것이 현재 공공노조 전략조직화사업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조직된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교육훈련 및 공동논의, 현장 조직팀 구성 등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이 현재 조직되어 있는 비정규직지부들의 노조활동을 변화시키는 것까지 나아갈 수 있기를, 그리하여 전략조직화사업이 기존 노조운동의 쇄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른....그러나
그러나 공공노조가 건설 된지 이제 2년이 지났을 뿐이고 전략조직화 사업은 시작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아직 성과와 한계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그럼에도 시간의 길고 짧음을 넘어 고민되는 과제는 너무도 많다.
하나는 현재 전략조직화 사업의 핵심 단위인 지역지부의 상황이다.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현재 공공노조 지역지부는 형식은 초기업이나 내용은 기업별이라는 것이다. 업종과 기업을 넘어 지역 내 비정규직 노동자를 하나의 지부로 조직하고 있으나 교섭과 투쟁은 여전히 기업별로 진행되고 있고, 그러다보니 수많은 단위 사업장의 교섭과 투쟁도 힘겨운 지역지부들은 전략조직화 사업에 역량을 집중시킬 수 없다.
이러한 지역지부의 상황은 공공노조의 상황과도 동일하다. 다양한 업종과 고용형태 등의 차이를 넘어 하나의 노조를 건설하였으나, 아직 그 형식에 걸 맞는 내용은 채우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조직화 사업 또한 공공노조의 핵심 과제로 선언되었을 뿐, 이를 위한 전 조직적인 실천으로는 나아가고 있지 못하다.
수 억원의 재정을 투입하여 전략조직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공공노조 건설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비정규직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정규직 조합원들이 너무 비정규직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를 받고 있는 지경이다. 또한 더 이상 어떻게 전 조직적 실천을 하라는 거냐는 반문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략조직화사업’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노조 내 역량을 전략적으로 투여하지 못하고 있다. 전략조직화사업이 단지 재정만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고 누구나 이야기하고 있으나, 재정 투입 이외에 정책, 교육, 선전, 투쟁 등 조직화 사업을 위한 다양한 영역의 지원과 자원의 집중으로 나아가고 있지 못하다. 공공부문 내 비정규직 투쟁은 계속되고 있으나 사업장 별 투쟁에 그칠 뿐 이를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전 조직적 투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고민과 계획은 부재하다. 또한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고 있으나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사업장 내 비정규직 조직화와 투쟁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노조의 다수를 차지하는 정규직 조합원들의 ‘의식’을 변명삼지만 이를 바꿔내기 위한 계획과 노력도 부족하다.
물론 공공노조는 산별노조 건설 초기이며, 다양한 업종, 고용형태, 다양한 투쟁 과제, 자원의 취약함 등 어려운 조건들이 수없이 많다. 그러나 현재의 악조건을 핑계 삼아 한계를 변명하는 것으로는 어떠한 발전도 없다. ‘아직’ 보다는 ‘그러나’에 공공노조의 고민을 집중시킬 수 있을 때 운동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변죽만 울리다 글을 마치며
질라라비 편집위원회가 나에게 청탁한 글의 핵심 주제는 ‘산별노조 건설의 주요한 과제였던 비정규직 조직화가 왜 산별노조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지 못하는가?’였다. 그러나 나는 ‘왜’라는 질문은 비껴간 채 공공노조의 현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지면을 채우고 말았다. ‘왜’라는 질문에 답하기에는 내 고민이 짧기 때문이다. 그 ‘왜’는 산별노조 운동전체에 대한 조망 속에서 답할 수 있을 것인데 나는 여전히 코끼리 다리만 만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노동조합이 조직된 노동자들의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으로써가 아니라 끊임없이 운동하는 조직으로 재정립될 때 ‘왜’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상상으로 변죽만 울리는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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