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은 감시, 단속직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일정 조항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용자들이 위
조항을 악용하여 마치 여기에 해당하면 모든 권리도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허위의 주장을 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짓밟고
있습니다.
일단 감시, 단속직에 대한 법규정부터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1조 (적용의 제외) 이 장과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1. 토지의 경작·개간, 식물의 재식·재배·채취사업 기타의 농림사업
2. 동물의 사육, 수산동식물의 채포·양식사업, 기타의 축산,양잠, 수
산사업
3.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로서 사용자가 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얻은 자
4. 대통령령이 정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
근로기준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0조 (근로시간등의 적용제외 근로자)
법 제61조제4호에서 "대통령령이 정한 업무"라 함은 사업의 종류에
불구하고 관리·감독업무 또는 기밀을 취급하는 업무를 말한다.
먼저 정석균님이 종사하는 업무가 위 조항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변전실 업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근로
기준법 제61조 제4호 및 시행령 제30조가 말하는 관리, 감독업무라고 보기에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위 조항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제3호의 감시, 단속적 근로여야
합니다. 감시, 단속적이란 시설관리의 예를 들자면 경비업무와 같이
근로시간 내내 집약적인 노동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단속적 감시직에게 시간외근로수당이나 유급휴일 부여 등을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는 이유는 업무 자체의 성격이 대기기간에 비해 실제 근로
시간이 적어 근로의 밀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비라고 해도 경비업무 외에 다른 업무(예를 들어 청소나 행사
준비 등의 잡무를 같이 수행하는 경우)까지 해야 되는 경우에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노동의 성격이 감시, 단속적일 것에 추가하여 사용자가 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따라서 일단 회사로부터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얻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확인 해 본 결과 실제 승인을 받았다
면 노동부장관을 상대로 승인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알아 본 결과 감시, 단속직에 적법하게 해당된다 하더라도 월차와 연차
휴가는 요구할 수 있습니다. 위 법조항에서 보았듯이, 감시 단속직에게
적용이 배제되는 근로기준법상 권리는 근로시간과 휴게, 휴일의 규정
뿐입니다.
휴일과 휴가는 다릅니다. 연차와 월차는 휴일이 아니라 휴가입니다.
따라서 휴일은 적용이 안되더라도 휴가규정은 감시, 단속직에게도 적용
이 됩니다. 일반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1달을 개근하면 1일의 유급
월차휴가를, 근속년수에 따라 1년에 10일에서 20일 사이의 유급연차휴
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장해 주지 않는 사업주는
근로기준법을 어기는 것이 됩니다.
위에서 따져본 결과 노동의 성격이 감시, 단속적이 아니거나 노동부
장관의 승인의 없다면 이는 일반적인 노동자와 동일합니다.
이 경우는 근로시간, 휴게, 휴일 규정도 일반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근로시간 규정이 적용된다는 얘기는 1일 8시간,
1주 44시간 이상의 노동에 대하여는 50%가 할증된 시간외 근로수당 등
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휴일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은
1주일에 하루의 유급휴일이 보장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지금까지 침해된 휴가나 시간외근로수당 등은 결국 휴가근로수당
과 시간외근로수당을 체불당한 것에 다름 아니므로 노동부를 상대로
임금체불진정을 하면 됩니다. 그러면 이전의 것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다만 임금채권은 3년이 지나면 소멸시효로 없어지기 때문에 3년 이전의
체불임금도 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관련하여 최근 1심 법원에서 "사측이 법에 위반되는 퇴직금 규정을 적용
해 놓고도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돈을 주지 않은 것은 잘못이므로
3년 이전의 퇴직금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사실이 있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판결이 상급법원에서 계속 유지될지는 지켜보아야 하나
이를 근거로 일단 3년 이전의 것도 지급을 구할 수 있어 보입니다
(노동부가 최근 3년 간만 인정하더라도 나머지 부분은 법원에 소송을
통하면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철폐연대 상담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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