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고 상실하고 있을 님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님의 경우에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 월급에 퇴직금이 포함된 경우의 효력
퇴직금의 법적 성격에 대해 판례는 후불적 임금의 성격이고,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 매월 지급받는 임금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사용자가 실제로 이를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대법원 2002. 7. 1. 선고 2002도211판결) 따라서 월급 중의 퇴직금 명목은 통상임금에 해당하고 노동자가 반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2. 예외적으로 연봉제에 의한 퇴직금 중간정산
이 때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매년 1년간의 퇴직금을 중간정산 하도록 하는 형태를 취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적법한 절차를 거쳐 매년 퇴직금 정산을 한다면’ 연봉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매월 지급하더라도 유효합니다.
한편 이 경우 연봉제에 의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가)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요구가 명시적이어야 하고 (나) 중간정산 요구 이전의 과거근속기간만 가능하고 (다) 연봉제 계약체결 시에 연봉 중에 포함되는 퇴직금의 액수가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합니다.(서울지법 의정부지원 2002. 5. 8. 선고 2002가소1707 판결)
3. 님의 경우에 위 2.번에 해당하는지 여부
님이 입사하여 퇴사한 3년 3개월 동안 님이 받은 월급 명세서(제 수당)가 일정하고 님이 하는 일이 경비 업무인점에 비추어 님과 조은시스템과의 근로계약은 일종의 연봉제계약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명세서에 퇴직금 명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연봉제에 의한 퇴직금 중산정산이 인정된다면 님의 경우 퇴직금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먼저 연봉제계약을 유효하게 체결하였느냐가 문제되는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연봉제에 대한 근거가 있고, 개별 근로계약 체결 시에 연봉제계약을 체결하였어야 합니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위 퇴직금분할지급 계약은 무효입니다. 연봉제계약의 존재에 대해서는 사용자에게 입증책임이 있습니다.
또한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있어야 합니다. 위 2.번에서 말한 요건 중에 근로자에 의한 명시적인 요구가 이번 사안의 핵심인 것같습니다.
중간정산은 근로계약 체결시에 퇴직금을 정기적, 반복적으로 중간정산할 수 있도록 하였어도, 실제로 중간정산을 할 때 별도합의가 없다면 적법한 중간정산이 되지 않는데, 님의 경우 사후에 이를 추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과연 유효한 중간정산의 합의가 있었느냐가 문제입니다.
4. 퇴직금 중간정산 동의서에 따른 중간정산의 유효성 여부
먼저 동의서 제1항과 관련하여, 만약 님이 1년 단위 연봉계약이었다면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요구의 명시적인 표시가 있었음을 사용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중간정산을 남용하여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용자의 탋법을 막고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근로기준법의 취지를 고려한다면 퇴직 이후에 작성된 위 동의서의 증명력은 적법한 중간정산의 요구 의사표시를 인정하는데는 무리가 있을 것같습니다.
동의서 제2, 3항과 관련하여, 비록 님이 법적구제절차에 대한 포기와 민형사상 책임에 대한 동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만약 그 전제가 된 합의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면 그 합의는 선량한 풍속이나 반사회질서 위반의 행위로 무효이고 그 합의와 모순되는 주장을 하더라도 신의칙에 위반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므로 님이 법적 구제 절차를 취함에 어떤 불이익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만약 위 동의서 작성이 사용자의 일방적 강요에 의한 것이거나 위 동의의 의사표시가 진의가 아님을 사용자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것을 님쪽에서 증명할 수 있다면 중간정산동의서의 제출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5. 퇴직금액 산정
만약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퇴직금에 관한 규정이 없다면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의해 1년이상 계속근로한 노동자의 경우에 1년에 대해 최소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님의 경우 3년 3개월이므로 90일+ (30일 x 1/4)의 평균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평균임금은 님이 퇴직하기 3개월간 지급받은 총액(님의 경우 약1,108,770 x 3)에서 3개월간의 총 날짜수를 나눈 것이되므로 여기에 위 97.5일을 곱한 액수가 님이 받을 수 있는 퇴직금 총액 입니다.
6. 법적 구제 절차 및 기타 유의 사항
관할지방노동사무소(근무지 주소)나 노동부에 진정을 하거나 퇴직이후 14일이 지난 후이면 사용자에게 벌칙이 있으므로 형사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유효여부를 떠나 님이 중간정산동의서를 작성한 상태라 아마 위 관공서에서 사용자의 손을 들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연봉제에 의한 퇴직금중간정산에 대해 노동부의 입장은 법원보다는 사용자에게 유리한 해석을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진정의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민사소소을 제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만약 진정을 해서 퇴직금지급결정이 있으면 이를 근거로 지급명령신청이나 소액심판 등 간소한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님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부당하게 퇴직금을 못받고 있는 동료 노동자 모두가 함께 집단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됨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기타 상세한 상담과 소송과 관련하여서는 민주노총법률원(2635-0419)이나 금속연맹법률원(?), 노무법인 참터(839-6505)로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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