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컨대, 회사에서는 이제까지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거나, 단지 지원받았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데 그건 엄연히 잘못된 것입니다. 묵시적인 계약 하에 실제로 파견 업무를 했다는 실질이 중요한 것이지, 형식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요. 다만 서면이 있으면 입증이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님의 경우에 다른 증거들, 예컨대 동료들의 증언이나 진술, 기타 근로관례를 입증할 자료가 충분하다면 이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겠습니다.
다만 불법파견의 경우 구제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이 부분은 정말 문제가 많지만 노동부에서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반도체 업체에서 하는 일이라면 직접생산공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인가요? 현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한 전문지식,기술 또는 경험등을 필요로 하는 업무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님이 반도체 직접생산공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면 불법파견이겠군요. 경리,보조,일반 사무직의 경우에도 불법파견이구요.
그러니 이 부분을 염두해 두시고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회사 소재지 관할 노동지청에 진정을 하는 방법으로 간접적으로 압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님의 경우에는 근로계약 체결시에 사업주가 파견여부에 대해서 명확히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일 근로계약 체결시에 파견근로자의 수, 파견근로자가 종사할 업무의 내용, 파견사유,파견근로자가 파견되어 근로할 사업장의 명칭및 소재지 기타 파견근로자의 근무장소, 파견근로중인 파견근로자를 직접 지휘 명령할 자에 관한, 근로자파견기간및 파견근로개시일에 관한 사항, 시업및 종업의 시각과 휴게시간에 관한 사항, 휴일 휴가에 관한 사항, 연장 야간 휴일 근로에 관한사항, 안전및 보건에 관한 사항, 근로자파견의 대가, 기타 노동부령이 정하는 사항등을 미리 공지하지 않았다면 이에 대해서 노동부에 진정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사용자는 1년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직접고용관계가 성립되었음에도 사용주가 회피하고 있음을 이유로도 진정이 가능합니다. 이 부분이 아무래도 님이 원하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만 불법파견이라는 이유로 노동지청에서 소극적으로 나오는 경우 궁극적으로 소송까지 가야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구요.
그리고 반도체 회사에 근로관계확인서 및 근로계약서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하십시오. 이 것은 근로자로서 당연한 부분이기 때문에 거부하면 진정을 하여 구제될 수 있으니 꼭 요구하십시오. 요구하시되 이제까지 근로관계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확인을 받으셔야 합니다. 혹시 소송이나 회사가 나중에 문제제기를 할 때 필요하니까요.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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