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질라라비
HOME | 운영자에게 | 소개 | 사이트맵
NO.89|08|2010
검색
Home > 전체목록  

NO.4|01|2003
"레미콘 믹서트럭, 시동 걸고 출동 대기중"

:: 2003-02-18   조회: 2359

1. 들어가며

저승사자를 따라나선 망자(亡者)는 망각(忘却)의 강을 건너서야 비로소 '저승사람'이 된다고 한다. 우리 레미콘믹서트럭 기사들은 2003년 1월10일 대법원에 의해 살해당하고 검찰에 의해 억지로 망각의 강가로 끌려 나와 있다. 우리는 그 강가에서 누적된 피로와 보이지 않는 전망에 고개 숙인 채 강을 건널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한번 뒤돌아 부활의 투쟁을 벌일 것인지 선택해야 했다. 1월28일 열린 건설운송노조 중앙위원회는 그 선택에 ‘투쟁’으로 답하였다.

2. 2003년 1월10일의 사법 살인

2003년 1월10일 대법원에서는 씨케이인프라시스 사측이 제기한 사건 2002다57959 근로자지위부존재확인 소송에 대한 판결(주심 대법관 박재윤)이 있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
2002.10.20. 특수고용노동자 권리찾기 한마당에서
사진 : 이정원(노동자의 힘)

이든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 전제하면서도, ‘운송차주들이 원고(사측)의 지시에 따라 원고가 제조한 레미콘을 원고가 지정한 장소에 운송해야 하는 등 그 업무 내용이 원고에 의하여 정해지고, 운반의뢰 불이행이나 구내 도박 및 음주 등의 경우에 배차중지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원고로부터 근무태도에 대하여 교육받는 등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원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마치 고용 관계에 유사한 외관을 형성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 운송차주들이 원고의 근로자라 단정할 수는 없고’라고 하며 레미콘 기사들의 사용종속적인 관계는 레미콘 산업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일 뿐이라고 폄하하는 한편, ‘레미콘 운송차량의 소유권이 운송차주들에게 있고 그 차량의 관리를 운송차주들 스스로 해 온 점, 근로소득세를 원고가 원천징수한 것이 아니라 운송차주들이 각자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점, 운송차주들이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 점 등’의 형식적인 개인사업자로서의 각종 정황들은 오히려 전면적으로 인정하였다.
레미콘 믹서트럭 지입 기사들의 출현이 구조조정을 통해 정규직을 해고하고 비정규직을 확대한 과정이라는 배경부터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2001년 파업당시 외쳤던 ‘일요일은 쉬고 싶다’는 구호가 사실 모든 것을 증명하지 않는가? 임금착취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저항을 제압하기 위한 자본의 공격에 대법원은 다시 한번 사시미칼을 휘두르는 깡패 행동대장 역할을 한 것이다.

3.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즉각적인 항의투쟁

레미콘 기사들 외에도 학습지 교사, 보험모집인,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2002년 봄부터 이미 ‘특수고용 노동자 대책회의’를 구성하여 여러 가지 실천을 벌여 왔다. 몇 차례의 가두 서명전을 비롯하여 각 조직간 다양한 연대활동이 있었고 2002년 10월20일에는 특수고용노동자 권리 찾기 한마당 행사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특수고용 노동자 대책회의’는 연대활동을 통해 공동의 인식기반을 확보하고 있었기에 이번 대법원 판결이 가지는 정세적 의미를 충분히 공감 할 수 있었다. 이는 문제인식과 동시에 즉각적인 항의 투쟁을 전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1월15일에 특수고용노동자 각 조직의 간부중심으로 100여명이 참석하여 대법원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였다. 이어 1월19일에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약 500여명이 모여 ‘특수고용직 노동자 노동자성 쟁취 결의대회’를 하였다. 이날 집회 하루전날 서울시경은 집회 금지 조치를 통해 집회 준비를 방해하였다. 물론 노동조합의 강력한 항의로 집회를 치루기는 하였으나 행진은 결국 하지 못하였다. 당일에는 오전부터 전경버스 20대 가량으로 전경을 대거 동원하여 공원을 수색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였다.
1월23일에는 건설운송노조 조직국장과 사무국장이 서강대교 난간에 밧줄을 묶고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것은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나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분명한 투쟁의 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향후 투쟁의 양상이 어떠해야 할지를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다.

4. 2003년 2월 -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결사항전!

노동관계법을 변화된 노동현실에 맞춰 유연하게 해석함으로써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충분히 보장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를 전면 부정하였다. 이는 앞으로 투쟁의 방향을 향후 정부 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어떠한 입장을 갖도록 만들 것인가로 모아지게 만들었다.
이를 위해 건설운송노동조합은 1월28일 열린 중앙위원회를 통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 2월 총력투쟁을 결의하였다. 이 외에도 재능교육교사노동조합, 학습지산업노동조합, 보험모집인노동조합을 비롯한 특수고용직 다른 조직들 또한 시기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각 조직별 실천은 물론 공동투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5. 민중운동진영의 연대가 절실하다!

노동자들의 특수고용직화의 의미는 노동탄압을 한 단계 뛰어 넘어 노동권 자체를 거세하려는 음모이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확대가 가져올 노동기본권 박탈과 전반적인 노동통제 강화가 너무나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의 협소함으로 인해 전체 민중운동의 문제로는 미처 고려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주체들이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한판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민중운동진영이 이들을 지지엄호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비정규직 투쟁은 한차례 더 수렁에 빠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번 싸움은 방어하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앞으로 한발 나아가기 위한 싸움으로 만들자. 특수고용직 노동조합의 깃발을 지키는 싸움이 아니라 특수고용직 비정규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쟁취하기 위한, 그래서 노동자 계급의 역량을 강화하고 계급투쟁의 불꽃을 되살리기 위한 투쟁으로 일구어 내자.
장형창 |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조직부장


  :: [질라라비] "2003년 상반기, 레미콘 운전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群을 주목하자" 2003/02/18
  :: [질라라비준비호] 【투쟁사업장2】전국운송하역노조 전분당탱크로리지부 신동방지회 2002/05/01

 

△이전글: 가압류 문제와 노동자의 파업권
▽다음글: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Copyright 1999-2026 Zeroboard / skin by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