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철환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
"다시는 이러한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하기 위해 더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동지들이 현장에서 죽어나갈 때마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약속을 어긴 거짓말쟁이가 되고 맙니다. 산안부장이던 2001년 노동조합을 찾은 고 김철환 동지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고장난 용접장비를 교체하기 위한 작업을 하다 1.8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 이후... 고인에게 내려진 병명은 '신경인성 발광, 발기부전, 배뇨장애'
고시시험 만큼 힘든 산재신청과 승인까지 두 달여 고통의 시간과 산재승인 이후 2년이 넘는 산재 기간, 천만원이 넘는 수술비용 문제의 고통, 수술을 받더라도 희망적이지 못하다는 의사소견, 일하다 다친 것도 억울한데 회사로부터 나이롱 환자 취급당하는 현실...
결국, 고인은 제초제 병을 들고 이 모든 것들에 항거하며 죽어갔습니다. 하지만 고인의 제초제가 든 병을 들게 한 손은 일하다 다친 노동자를 쓰레기 취급하는 자본이었습니다. 고인은 차라리 이런 더러운 모순이 없는 차가운 영안실에서 더 편안해할지도 모릅니다.
오늘 나는 또다시 조용히 다짐합니다. 고인이 산재승인을 받고 기뻐하던 목소리를 되새기며, 또 다시 거짓말쟁이가 되더라도 다시는 이러한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해 더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투쟁의 주먹을 다시 한 번 꼭 쥡니다.
※ 2003년 10월 6일 산재 후유증으로 고통 받아오던 대우조선의 한 노동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 고인은 2년이 넘는 산재요양 기간동안 치료비 문제, 후유증으로 인한 문제로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이 글은 고인의 산재요양을 담당했던 당시 대우조선 산안부장(현장중심의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정두환 노동보건분과장)의 글을 편집한 것이다.
단체교섭은 '공갈협박', 노조전임비 지급은 '금품갈취'라고?
산재로부터 나를 지키고 임금체불로부터 나의 권리를 지키고 최소한의 건설노동자 권리를 지키는 노동법이 산안법이... 그래도 이 나라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죄라면 나를 죽여라. (건설산업연맹 홈페이지 中)
지난 10월 1일 대전충청지역건설산업노동조합 이성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간부 5명이 체포, 연행되었다. 경찰은 대전충청지역건설노조의 단체교섭 과정에 '공갈협박', 단체협약에 따른 전임비 지급에 '금품갈취' 혐의를 씌워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산업연맹은 "지난 4년여 동안 이뤄낸 건설현장의 비정규직 조직화에 대한 공격"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가 대전·천안에 이어 부산·인천 등지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이와 관련 '화물연대와 철도노조의 파업 등의 여파가 건설현장까지 확대되지 않도록 하려는 모종의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들은 이번 경찰수사가 확대되자 '전임비 반환 청구소송'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국가산단의 죽음의 행렬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2003년 10월 3일 오후 18시5분에 여수국가산단 소재 호남석유1공장 HP공정 에틸렌글리콜 생산라인 핵산 누출로 대형 폭발 화재가 발생하여 1명이 사망하고 7명 중경상을 입었으며 인근 주민이 뒤늦게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사고 발생 후 2시간40분이 지난 시점에서 진화가 되었으며 이때까지 재해자 신원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재난 관리의 허점을 그대로 노출하고야 말았다.
2003년 초부터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산업재해 사망이 10건 이상 발생하였고 중, 소규모의 사고와 산재 은폐까지 포함한다면 참으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 사고의 원인이 된 '핵산' 이라는 물질은 고휘발성 물질로 작업 중 조그만 스파크나 화기에도 폭발되는 물질이다. 법에 정한 방폭 공구를 사용하였는지, 작업공기를 줄이기 위하여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도급을 주었는지 관계 기관은 철저히 조사하여야 할 것이다.
여수지역 건설노조에서는 그 동안 각종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어온 불법 다단계 하도급의 철폐, 안전작업 방법의 준수, 관리감독 강화 등을 강력히 요구하여 왔다. 그러나 매번 사고가 발생하면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재해의 재발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사고를 축소·은폐시키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히 시정되어야 하고 책임자 강력 처벌을 해야할 것이다.
- 출처 : 한국노동보건안전연구소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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