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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호 NO.2|02|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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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호 NO.2|02|2002
2만6천여 집배원노동자의 총단결로 장시간노동 철폐! 정규직화 쟁취의 대장정에 오른다.

:: 2002-01-29   조회: 1750

폭증하는 우편물에 깔려죽는 집배원노동자!


  지난 몇년간 정보통신산업의 급격한 발달로 각종 인터넷 홍보물과 이동통신 요금청구서 등의 우편물이 우체국으로 쇄도하고 있다. 예전에 한 집에 한 통씩 들어가던 전화요금통지서가 3개, 4개로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정보통신부와 우체국은 폭증하는 우편물을 처리할 적정인력을 확보하지 않아, 집배원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때로는 15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에 죽어가고 있다. 시민들은 집배원들이 낮에만 배달하는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에 밤에는 퇴근하는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배달이 끝나고 밤에는 날을 새서라도 다음 날 배달할 우편물을 분리하는 것까지도 집배원의 일이기 때문이다. 토요일 오전 근무나 최근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된다는 말도, 적정인력이 확보되지 않고 생활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한, 집배원 노동자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이야기다.

  월 350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으로 많은 집배원 노동자들이 녹내장, 백내장, 척추디스크 등 각종 직업병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우편물 때문에 공휴일도 제때 못 쉬고, 병원도 제때 찾지 못한 채 아픈 몸을 이끌고 8시까지 출근해서 밤10시 때로는 새벽 2∼3시까지 노동한다. 오토바이 배달 중 사고가 나거나, 각종 직업상 질병에 걸려도, 산재처리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병가처리를 강요하고 있고, 이 또한 연·월차 휴가로 처리하고 있다. 병상에 있는 날이 휴가일수를 넘기면 결근처리 해버리고, 몇 년 전까지는 심지어 예비군 훈련 받으러 간 날을 결근처리하기도 했다.

비정규직 집배원 전원을 기능직으로 정규직화하라!


  이러한 장시간 노동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정규직의 절반의 임금으로 서럽게 노동하는 비정규직 집배원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우체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상시위탁, 대리업무, 재택,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등 계약직 집배원들의 형태는 가지각색이며, 이들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전국에 4000여명에 달하는 상시위탁 집배원의 경우 시급 2,100원, 월기본급 476,000원이라는 최저임금법에 턱걸이 시켜놓은 저임금으로 노동하고 있다. 지난 몇년 동안 전국의 비정규직 집배원들이 받지 못한 시간외수당은 최소 500억에 이른다. 작년 7월 13일, 14일 국회 앞, 민주당사, 한나라당사 1인 시위 및 진정서 제출 등 투쟁을 전개함으로써, 이 중 34억을 지불받기는 했지만, 우체국은 출퇴근 카드기록기를 없애는 등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연장노동의 증거를 축소·말살하고 있다.

  비정규직 집배원을 써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직 집배원을 늘려, 저임금 장시간노동을 강요하고,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 집배원들이 살기 위해서는 단결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을 전원 기능직 공무원 집배원으로 정규직화하는 길밖에 없다.

21세기에도 연좌제가...


  집배원노동자들이 불법적인 장시간노동착취와 정규직화 요구를 내걸고 투쟁에 돌입하면, 정보통신부와 우체국은 연좌제로 탄압에 나선다. 연고를 통해서만 우체국 집배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통부와 우체국은 연고를 통한 회유와 협박으로 집배원들의 단결을 가로막고 있으며, 실제로 가족과 친지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 서울, 인천 등 각지에서 근무하는 친척을 광주까지 데려와 며칠씩 잡아두고 회유하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다.

집배원이 단결해야 체신노조 바로 선다!


  집배원 노동자들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체신노조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지치고, 비정규직의 서러움을 딛고, 작년 3월 27일 서광주우체국 36명의 상시위탁집배원들을 중심으로 체신 계약직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광주 서구청에 제출했으나, 체신노조와 조합가입대상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4월 22일 반려되었다. 이후 5월 상시위탁집배원들은 체신노조에 가입했으나, 체신노조는 2001년 6월 정보통신부와 맺은 단체협약에서 상시위탁집배원운영지침을 그대로 옮겨놓고 하루 24시간 일시켜도 좋다고 합의했다. 3만 5천의 조합원들에게 연 50억의 피같은 조합비를 걷어 집배원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 어용노조, 체신노조의 현실인 것이다.

  비록 복수노조금지조항으로 노동조합을 인정받지 못한 채, 200여명의 정규직 채용과 연고를 통한 회유·협박 등의 탄압으로 함께 했던 많은 상시위탁 동지들이 떨어져 나갔지만, 노조설립투쟁의 실패후 4월부터 전국적인 정보통신부 비정규직대책위로 재결집했던 동지들을 모아, 지난 10월 전국집배원노동자협의회(준)(이하 집노협<준>)으로 조직을 재정비하여, 흩어진 전국의 비정규직 동지들은 물론 정규직 집배원들까지 규합해가고 있다.

  작년 체불임금 투쟁을 주도하고, 집노협(준) 위원장이라는 이유로 12월 31일자로 부당해고 당한 후 출근투쟁을 시작한지 20일, 서광주우체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지 17일째 되어가고 있다. 전국의 상시위탁 집배원들이 하나 둘씩 다시 모이고 있고, "장시간노동 철폐"라는 공통의 투쟁과제를 들고 정규직 집배원들도 지지와 연대를 보내고 있다. 지금은 쉽지않은 싸움을 전개하고 있지만, 전국의 2만 6천여 집배원들이 단결한다면 어용, 체신노조를 민주화시킬 수 있으며,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체신노조직선제추진위(이하 체직추)와 연대해 갈 것이지만, 직선제 쟁취가 노조 민주화와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앞서 직선제를 쟁취한 한국통신의 경우 계약직노동자들을 외면해버렸고, 철도노조도 직선제를 쟁취하기는 했지만, 홍익매점 비정규직 노동자 등 비정규직 문제는 풀리지 않은 채 남아있다. 직선제 쟁취가 노조민주화의 형식이라면, 비정규직 집배원의 정규직화 문제는 실질적인 민주화의 척도나 다름이 없다.

  수지김 사건의 주역, 윤태식의 "패스21" 주식로비 혐의로 정보통신부 고위급 관료들이 조사를 받고 있고, 연 200억에 가까운 흑자에도 불구하고 우체국은 1월 15일자로 부당하게 우편요금을 대폭 인상시켜 서민들의 물가고를 부추기는 등 국가중추신경을 담당하고 있는 정보통신부는 철저히 썩어 있다. 광주 서광주우체국으로부터 타오르고 있는 정보통신부에 대한 집배원노동자들의 투쟁이 전국으로 번지고, 대사회적인 연대투쟁으로 확산됐을 때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박석기 | 전국집배원노조협의회(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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