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폭증하는 우편물에 비해 집배원 노동자 인력의 증원이 이루어 지지 않아 집배원 노동자들이 살인적인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비정규직 집배원들의 노동환경을 더욱 열악하다는 것이 전국 집배원 노동자 협의회(준)의 투쟁과 몇몇 언론을 통해서 알려졌다. 더욱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체신노조는 전혀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2001년 6월 정보통신부와 맺은 단체협약에서 상시위탁집배원운영지침을 그대로 옮겨놓는 행태를 보여 비정규직 집배원 노동자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이제는 정말로 집배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집배원 단일 조직이 필요한 때이다. 집노협(준)이 그러한 역할을 해내기 위해 일차적으로 필요한 것이 집배원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그로 인한 심각한 건강문제를 사회의제화시키는 것이나 아직 이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조차 이루어져 있지 않은 실정이었다. 이번 조사사업은 집배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건강문제에 대하여 폭로하고 나아가 노동조건 개선과 인력 확충을 요구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전국의 13개 우체국에서 295명의 집배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조사대상자들의 하루 노동시간의 평균은 14.2시간으로 법정 노동시간을 훨씬 초과한 수준이었고 시간외 수당을 제대로 지급 받지 못하는 사람이 93.4%에 달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비교한 결과 정규직의 근속기간의 평균은 11.4년, 상시위탁의 경우 2.7년으로 정규직 집배원이 훨씬 근속기간이 길었고 이들의 평균 나이를 비교한 결과 정규직이 40.3세, 상시위탁이 33.1세로 정규직이 높았다. 이는 상시위탁이 정규직이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과 상시위탁의 이직률이 높음을 시사하여 준다. 정규직과 상시위탁의 하루 노동시간을 비교한 것은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장시간 노동시간은 모든 집배원에게 해당하는 가장 큰 문제이다.
노동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우편물량의 증가정도를 조사한 결과 매년 9%씩 우편물이 증가함에 비해 집배원 수는 5년간 16%증가에 그쳤다. 설문조사에서 근무기간동안 노동시간의 변화에 대해 91.9%가 늘었다고 답하였으며 늘어난 시간은 평균 3.2시간이라고 답하였다. 한 달 중 휴일근무는 2일 이상이 전체의 43.9%로 휴일이 2~3일에 그치는 노동자의 수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규정외 업무에 대해서 30.8%가 보험모집, 우편주문상품, 경조카드 판매등의 규정외 업무를 한다고 대답하였다. 노동조건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도는 92.1%가 불만족이라고 답하였다.
건강문제에 대한 평가를 위해 사고와 질병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사고는 48.5%가 경험이 있다고 하였으며 이중 절반이 하루도 쉬지 못했다고 답하였다. 질병의 경우 대부분의 질병이 일반인에서보다 유병률이 훨씬 높게 조사되었는데 특히 관절염, 요통, 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일반인보다 5~10배 정도 높은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중량물 취급과 장시간 오토바이 운전, 반복적인 분류작업이 큰 위해요인으로 밝혀졌다. 질병의 치료 여부에 대해서도 83.8%가 시간이 없어서 치료를 하지 못했다고 대답해 적절한 의료 이용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함을 알 수 있었다. 치료비용 부담에 대한 질문에서 사고나 질병의 경우 모두 산재나 공상처리가 미약하고(사고 9.3%, 0.6%) 자신의 비용부담(사고 54.3%, 질병 98.2%)이 가장 높게 나왔으며 이는 특히 질병의 경우에 더 두드러졌다. 호흡기계 증상에 대한 질문에서 절반 이상이 기침, 가래로 고통받고 있어 종이먼지 또한 집배원 노동자의 노동환경에서 중요한 위해요인으로 밝혀졌고 80.5%가 휴가나 휴일에 증상이 완화된다고 하여 직업관련성임을 시사하였다. 또한 여러 인터뷰의 결과 육체적인 스트레스 못지 않게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집배원 노동자들이 처해 있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요구해야 할 것은 첫째, 노동시간 단축이다. 장시간 노동시간은 현재 정규직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모든 집배원 노동자들에게 닥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장시간 노동시간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건강은 물론, 가정생활, 여가 생활 등 노동자의 삶 전체가 파괴되고 있다. 정부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여 모든 집배원 노동자들이 법정 노동시간인 주 44시간을 지켜 일할 수 있게 해야한다.
둘째,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적정인력확보가 가장 필요한 조건이 되므로 인력확충을 해야 한다. 현재 전국의 집배원 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14시간 일하고 휴일근무를 2회 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평균 10시간 일하고 휴일 근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인력을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8000여명을 더 충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된다. 실제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이 이보다 더 함을 고려할 때 정부는 더 많은 인력을 충원해야 할 것이다.
셋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필요하다. 비정규직의 임금차별, 불안정한 신분보장을 개선하기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시급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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