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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64|07|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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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64|07|2008
파견법 10년의 실태와 입법 요구

:: 2009-08-21   조회: 2810

Ⅰ. 문제제기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파견법)은 1998년 7월 시행 이후 8년만에 큰 폭의 개정이 이루어져 2007년 7월부터 개정 파견법이 시행되고 있다. 2007년 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파견허용업종의 확대 - 종전에 전문적 지식 ․ 기술 또는 경험이 필요한 26개 업무에 최장 2년까지 노동자파견이 허용되던 것에서, 전문 지식 ․ 기술 ․ 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폭 확대(29개 업무 191개 직종; 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종전 세세분류로 138개 업무→187개 직종으로 증가)
◦ 직접고용 ‘간주’ 규정을 ‘의무’ 규정으로 - 종전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파견노동자를 사용할 경우 직접고용관계를 의제하던 것에서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 의무조항으로 약화
◦ 파견허용기간의 연장 - 고령자인 파견노동자에 대해서는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하는 것을 허용
◦ 차별금지규정 도입 - 사용사업체내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에 비해 차별적 처우 금지

이상의 파견법 개정안에서 드러나는 정부의 인식은 다음과 같다. ① 노동시장 유연화 및 실업난 해소를 위한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파견제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또한 이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② 차별금지 신설 등으로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 파견제를 계속 사용하는 것을 규제할 수 있다. ③ 위법한 파견의 경우 직접고용 의무규정 신설, 사용사업주에 대한 처벌 강화 등으로 불법파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였다. 파견법 개정안에 깔려 있는 정부의 인식이 타당한가를 살펴보기 위하여 다음의 쟁점들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다. 첫째, 파견제를 확대하면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인가? 파견법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자리들은 어떠한 특징을 가지는가? 둘째, 차별금지규정 도입 등으로 인건비 절감 목적의 파견 사용을 규제할 수 있을 것인가? 기업이 파견 등 간접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셋째, 개정된 파견법대로라면 정말 불법파견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을 것인가? 위장노무도급 등 불법파견이 만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하에서 파견법 시행 10년의 현실을 분석하면서 이상의 쟁점들에 대해 하나하나 검토하도록 한다.


Ⅱ. 파견법 시행 10년의 현실과 폐해

1. 간접고용의 규모

통계청이 2008년 3월에 실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를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파견노동자는 172,000명(1.1%), 용역노동자는 617,000명(3.9%)이다.

<표 1> 비정규직 규모 (단위: 천명, %)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간접고용 유형 가운데에서도 용역노동의 형식이 파견노동보다 3배 이상 많다는 사실이다. 「부가조사」에서 ‘용역근로’란 “고용된 직장과 다른 곳에서 근로”하는 경우와 “임금을 용역업체로부터 받은 경우” 모두에 응답한 것으로서, 고용주와 사용자가 동일하지 않은 고용형태인 간접고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용역근로’로 조사된 경우가 모두 파견근로형태는 아니라 하더라도, 여기에 도급을 위장한 파견근로형태가 포함되어 있으리라고 추산할 수 있다.
한편 노동부의 「근로자파견사업 현황」에서는 2006년 파견노동자의 규모가 약 6만 6천 명으로 파악되어 있는데,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2006년 파견노동자가 13만 명으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노동부의 「현황」은 파견법에 따라 허가를 받은 파견업체를 대상으로한 조사라는 점에서, 무허가 파견업체를 통한 파견근로자의 규모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노동부 「현황」을 통해 합법 파견형태의 근로자 규모를 추계해 볼 수 있고, 통계청의 「부가조사」를 통해 무허가(불법) 파견형태까지를 포함한 파견근로자 규모를 추계해 볼 수 있다.
요컨대 현재 노동시장에서 합법파견 형태의 근로자의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무허가 파견형태 및 도급으로 위장된 불법파견 형태가 더욱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표 2> 간접고용 규모의 변화 (단위 : 천 명, %)

노동부가 2004년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도 대기업 간접고용 활용정도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내용이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500인 이상 기업(건설업 제외)의 36.4%가 사내하청을 활용하고 있고, 사내하청 노동자 규모가 대기업 소속 노동자의 23%에 달하는 14만 9,520명이다.

<표 3> 대기업의 사내하도급 사용실태

2. 간접고용 노동자의 노동조건

노동부의 연구용역조사에 따르면, 2006년 현재 파견노동자의 월평균임금은 128만원, 용역노동자의 월평균임금은 106만원으로 조사되었다. 이것을 정규직의 월평균임금과 비교하면 파견노동자의 경우 정규직의 55%, 용역노동자의 경우 정규직의 45% 정도의 저임금을 받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표 4> 고용형태별 임금 현황                

그리고 주당 평균노동시간을 비교해보면 정규직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정규직보다 더 장시간노동을 하고 있다.


Ⅲ. 파견제 확대론에 대한 비판

1. 파견법으로 만든 일자리들은 어떠한 특징을 가지는가?

정부는 ‘고용창출’을 위해 파견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파견제 확대를 통해 만들어지는 일자리들은 어떠한 것인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파견제가 주로 사용된 업무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살펴보자. <표 5>는 1998년~2006년 노동부 허가를 받은 파견업체의 주요 파견업무를 정리한 것이다.

<표 5> 26개 파견허용업무 현황 (1998~2006)

개정 전 파견법에서는 “전문적인 지식 ․ 기술 또는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26개 업무에 한하여 최장 2년까지 노동자파견이 허용된다. 위의 <표 5>를 보면 “비서, 타자원 및 관련사무원의 업무”, “전화 외판원의 업무(텔레마케터)”, “수금원의 업무”, “자동차운전원의 업무” 등이 전체 파견업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8년 파견제 합법화의 주요 논거이기도 했던 ‘전문적 지식 ․ 기술․경험을 필요로 하는 업무’ 등에 파견제가 사용된다기보다는 사무직과 판매직 등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파견법에서는 “출산 ․ 질병 ․ 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 ․ 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최장 6개월까지 노동자파견이 허용된다. 다음의 <표 6>을 보면 ‘제조관련 단순노무’, ‘수동포장 기타 제조업노무’, ‘단순조립노무’, ‘전자장비조립노무’ 등 주로 제조업의 단순노무 또는 조립업무를 중심으로 단기파견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6> 일시적 ․ 간헐적 사유로 인한 파견 현황 (1998~2006)

요컨대 현행 파견법 하에서 파견노동은 주로 사무서비스직과 제조업의 생산관련 단순노무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것은 사용업체가 직접 고용하기 어려운 전문적 업무나 정규직으로 고용하기 어려운 일시적 필요가 있기 때문에 파견제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주장과 모순되는 것이다. 이러한 파견노동의 실태는 제조업과 사무서비스직에서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 중 일부가 파견제로 전환되었음을 보여 줄 뿐 아니라 노동에 대한 기업측의 수요라는 것이 실제 어떠한 성격을 가지는가를 드러낸다.

2. 기업이 파견 등 간접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07년 조사에 따르면 파견노동자를 이용하는 이유로 사용업체들은 “고용조정이 용이(48.3%)”, “비용 절감(29.3%)”, “사용자책임의 경감(5.6%)” 순으로 응답했다.

<표 7> 파견노동자를 이용하는 이유

즉 현재 파견노동을 사용하는 기업의 77.5%가 고용조정과 비용절감 등 인력관리를 원활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하고, 기업 외부로부터 전문인력을 확보할 필요성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기업이 파견제 등 간접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저임금 활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변화에 따른 고용조정이 더 쉽고 인력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기업이 정규직 고용을 축소할 뿐 아니라 고용조정의 필요성이 있을 때 비정규직의 투입과 해고를 반복해 왔다는 것은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그런데 비정규직 고용형태 중에서도 자본이 특히 파견 등의 간접고용을 선호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것은 파견 등 간접고용형태가 파견노동자에 대한 사용사업주의 사용자책임을 은폐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용사업주는 파견사업주와의 계약관계를 해지하거나 파견노동자의 교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해고에 대한 노동법상 책임을 비껴갈 수 있다. 또한 파견사업체간의 경쟁관계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뿐 아니라 저임금의 문제를 파견사업주에게 전가할 수 있다. 그리고 파견노동자의 노동3권 행사를 무력화시키면서도 이에 따르면 법적 시비를 비켜갈 수 있다.
간접고용의 확산이 기존의 정규직 일자리를 불안정한 일자리로 대체하고 노동자들에게 저임금․무권리의 노동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은 많은 사업장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한국통신의 경우 2000년 계약직 7000명을 일거에 정리해고 한 후 동일한 업무를 노무도급 방식으로 전환시켰다. 2004년에는 정규직 5,505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강제하면서, 희망자는 ‘정보통신설계사’라는 비정규직으로 연봉 2,000만 원에 1년간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리해고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두 도급업체 직원 신분이나 비정규직으로 계속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셈이다.
노조탄압으로 결국 지부장의 죽음을 불러온 한진중공업의 경우도 2002년 순이익이 93억인 상황에서도 ‘인력체질 개선’이란 명목으로 650명의 정규직을 명예퇴직시켰다. 노조에 따르면 이렇게 강제해고된 정규직들의 60% 정도가 협력업체(사내하청업체)를 통해 다시 취업하여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SK텔레콤의 경우 전화상담업무를 담당하는 상시인력 1,800여 명을 계약직 ․ 파견직 등으로 사용해 오다가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의한 직접고용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2000년 6월말 파견노동자를 1~2개월짜리 초단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켰다. 이어 2000년 8월 SK텔레콤은 명예퇴직한 중간관리자로 하여금 별도의 협력회사를 만들어 전화상담업무를 외주화시켰고 전화상담업무를 담당하던 여성노동자들은 다시 이 협력회사의 비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이렇게 동일한 전화상담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계약직→파견직→초단기계약직→도급업체의 계약직으로 계약형식의 변화를 겪었지만 사용사업체인 SK텔레콤과의 관계가 본질적으로 변화한 것은 아니었다. SK텔레콤이 법적으로 전화상담업무의 외주화가 진정한 도급관계라고 주장하려면 도급업체의 노동자인 전화상담원들에 대한 감독․통제권도 없어져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도급업체는 SK텔레콤의 건물에 입주해서 SK텔레콤에서 갖추어 준 건물, 시설설비, 간판, 전용회선 임대, 콜센터 설비 등을 갖고 서비스를 제공하며, 상담원수와 상담건수와 질에 따라 인센티브를 가미한 수수료를 받는 체계이다. 이 때 상담원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는 형식은 도급업체 사장이 지급하지만 실제로는 SK텔레콤에서 별도로 지급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1998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위직 위주로 명예퇴직을 종용하였고 같은해 11월 100여 명 가까운 서무직이 명예퇴직 후 3년 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 그런데 3년 계약기간만료 이후 이들은 다시 ‘우리기업’이라는 파견업체 소속 파견직으로 전환되었는데, 우리기업은 우리은행이 100% 출자한 자회사로 인사와 경영 전반을 우리은행이 지배하고 있다. 2년 후 이들은 다시 파견직에서 1년 계약직으로 전환되었는데, 2005년 1월말로 다시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다. 우리은행측은 이들이 담당하던 업무에 새로운 파견노동자를 투입하기 위하여 파견업체를 통해 새로운 인력을 모집하였다.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일한 노동자들이 정규직->3년 계약직->2년 파견직->1년 계약직으로 고용형태가 계속 바뀌었지만 실제 이들의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과 인사권은 모두 우리은행이 일관되게 가지고 있었다.
도시가스소매업을 하는 예스코(구 극동도시가스(주))의 경우 2000년 4월부터 2002년 4월까지 진방템프와 ‘비서 ․ 타자원 및 관련 사무원’ 파견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 파견노동자들이 수행한 업무는, 창구에서 직접 또는 전화로 고객들로부터 도시계약 공급관련 계약체결 접수를 받아 입력 처리하는 작업에 종사하도록 하였다. 이후 예스코는 두레비에스피라는 업체와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동일한 파견노동자들을 2003년 11월까지 계속 사용하였다. 이후 2003년 12월 예스코는 동일한 노동자들을 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였고, 2005년 11월 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전원을 해고하였다. 즉 동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2년) → (위장)노무도급(20개월) → 직접고용 계약직(2년) 형태로 계속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다가 해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이 사건은 불법파견으로 인정되어 대법원에서 사용사업주와의 직접고용 의제조항(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적용 여부에 대한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많은 기업이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형태만 달리하여 계속 사용하고 있다. 특히 노동법상 규제를 보다 덜 받고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기 용이한 간접고용이 더욱 확산되어 직접고용(기간제)→파견→노무도급→특수고용… 이런 식으로 더욱 열악한 비정규직 고용형태로 옮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차별금지규정을 도입함으로써 저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무분별한 파견제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개정 파견법에 따르면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임을 이유로 사용사업주의 사업 내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사용사업체 내에 파견노동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 이 차별금지규정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한 노동자가 담당하는 업무와 파견노동자가 담당하는 업무를 구분하는 식으로 얼마든지 이 차별금지규정을 회피할 수 있다. 정부 개정안에 대한 노동부 설명자료에서도 “정규직 임금인상 자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업무구분의 명확화, 임금피크제 도입, 직무와 성과중심의 임금체계 개선 등을 통해 사용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는 실정이다.

3. 개정 파견법이 불법파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정부는 파견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파견제의 허용업무를 확대하면서도 불법파견에 대한 규제 강화를 통해 파견제의 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기서 규제 강화의 내용으로서는 무허가파견 및 금지업종 파견의 경우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 의무규정 도입 및 위반시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무허가파견 ․ 금지업종파견 ․ 파견기간 위반의 경우 사용사업주에 대한 처벌규정 강화(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을 들 수 있다. 요컨대 파견업종․파견기간을 위반하여 파견노동자를 사용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파견업체로부터 파견노동자를 공급받은 경우 사용사업주에게 해당 파견노동자를 직접고용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방안이 현실에서 불법파견 확산을 막고 간접고용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데 있어 가지는 문제점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불법파견인지 여부를 가리는데 있어 노동부 ․ 검찰의 판단기준의 문제이다.
과거 노동부는 파견과 도급의 구별기준에 관한 고시를 통해 ‘근로자파견’이 아닌 진정한 ‘도급’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수급인이 사업주로서의 독립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기준으로서 노무관리의 독립성과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공급업체가 현장대리인을 세우고 사용업체의 지시를 현장대리인을 통해 전달만 하면 노무관리의 독립성은 쉽게 인정받을 수 있었다. 또한 사업경영상의 독립성 판단에 있어서도 공급업체가 일정한 실체를 가지고, 공급노동자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권한의 일부라도(사용업체와 함께) 행사하고 있으면 쉽게 독립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2007. 4. 노동부와 검찰은 합동으로 「근로자파견의 판단기준에 관한 지침」을 내놓았다. 종전 「고시」가 노무관리의 독립성 및 사업경영상 독립성에 관해 제시된 기준을 모두 갖춘 경우에만 도급으로 보는 판단 방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해, 새로운 「지침」은 각각의 기준들을 열거하면서 ‘종합적 고려’를 하여 판단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 방식의 문제점은 파견과 도급을 구분함에 있어 사용사업주와 노동자와의 근로관계를 중심으로 살피는 것이 아니라 공급사업주의 경영규모 ․ 지휘감독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데에 있다. 간접고용의 확산에 따라 공급업체들이 규모․자산이 커지고 사용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노무관리를 일정하게 분담하고 있는 현실에서, 노동부 ․ 검찰이 제시한 구분기준은 공급사업주와 사용사업주가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불법파견으로 인정된 경우 노동부의 처리방식의 문제점이다.
어렵게 불법파견으로 인정된 경우에도 정부는 직접고용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의 편의에 간접고용 노동자의 고용을 내맡기고 있다. 2004년 7월 노동부에서 작성한 「불법파견 관련 사내하도급 점검지침」에서도 “원도급자가 하도급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적법 도급․파견전환 또는 직접채용 등을 중점지도”하도록 하고 있는데, 적법 도급이나 파견으로의 전환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개선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2007년 7월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까지 불법파견으로 확인된 620개소에 대해 시정지시를 내려 79개소가 직접고용, 50개소가 적법도급․파견으로 전환했으며 시정에 불응한 303개소에 대해서는 고발조치 하였다고 한다.

<표 8> 노동부 불법파견 조치현황

<표 9> 고발조치에 대한 처벌내역

이에 따르면 불법파견으로 확인된 경우에도 12.7%만이 직접고용으로 전환되었을 뿐이고, 고발조치된 경우에도 대부분 벌금(통상 50만원~500만원 이하)이나 기소유예 정도로 경미하게 처벌되고 있다. 결국 어렵게 불법파견으로 확인된 경우에도 그것이 간접고용 노동자의 직접고용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조치로 끝나고 마는 것이다.
셋째, 불법파견의 경우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조항의 실효성의 문제이다.
구 파견법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구 파견법 제6조 3항). 그런데 파견법을 개정하면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사업주는 당해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로 규정이 변화되었다.(파견법 제6조의 2)
이렇게 되면 현행 파견법의 ‘간주규정’에서 후퇴하여 사용사업주의 ‘의무규정’이 되는 것이어서 사법상의 효력이 약화되게 된다. 현행법대로라면 파견허용기간을 초과하여 파견노동자를 사용한 시점부터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된 것으로 법적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개정 파견법에 의하면 설령 위법한 파견근로가 인정되어 파견법 제6조의 2의 적용을 받게 된 경우라도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었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되고 기껏해야 재판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노동부의 설명자료에서도 고용의제 조항을 고용의무 조항으로 전환하는 이유에 대하여 “당사자의 의사의 합치없이 근로관계가 강제되어 사적자치(계약의 자유)의 원칙에 반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노동부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시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여 직접고용의 유인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다.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는 경제적 제재 수단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설령 행정적 제재를 가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보다는 이것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에도 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시정명령을 내린 경우에도 사용사업주가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으로 가는 경우가 허다한데, 개정 파견법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었음을 재판상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마저 없애버린 것이다.
결론적으로 불법파견에 대한 규제정책의 목적이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다시 질문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고용의 간접화를 통한 사용자책임의 형식화나 회피를 막기 위하여 실질적 사용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묻는 것이어야 한다. 아래의 사례들은 파견법이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보호하는데 실질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들이다.

기륭전자 파견노동자의 사례
위성라디오, GPS, 네비게이션을 만드는 기륭전자는 2005년 당시 순이익 210억원으로 그야말로 '잘 나가는' 회사였다. 하지만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했다. 생산직 300여명 중 정규직은 달랑 15명뿐이었다. 나머진 계약직 40여명에 불법파견직 250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당시 월급은 최저임금보다 10원 많은 64만 1,850원. 상여금은 꿈도 꾸지 못했다. 잡담을 했다고, 말대꾸를 했다고, 잔업을 몇 번 안했다며 해고를 통보했다. 결국 2005년 7월 5일 정규직, 계약직, 파견직 노동자들이 함께 노조를 결성했다. 2005년 8월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지만 사측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 커녕 지속적으로 계약해지를 자행, 200여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그래서 시작된 전면파업이 2008년 7월 현재까지 1000일을 훌쩍 넘겨 계속되고 있다.

KTX 여승무원의 사례
원래 정부조직이었던 철도청은 2005.1.1. 철도공사로 전환되었는데 이를 전후로 하여 대대적 인력감축, 비정규직 도입, 외주화가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철도청은 2004. 4. 고속철도사업을 개시하면서 370여 명의 여성 승무원을 자회사인 철도유통으로부터 불법파견받아 사용해왔다. 여승무원은 철도유통(주)과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지만, 실제 업무지시와 배치, 채용 및 교육, 징계 및 해고에 대한 권한은 철도청(현 철도공사)이 행사해왔다. 2005년 10월 여승무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자, 철도유통(주)은 선별적 재계약이라는 방식으로 노조활동을 탄압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철도공사의 불법파견 사용을 고소 ․ 고발하는 한편 2006년 3월부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KTX 여승무원의 투쟁과 관련하여서 주로 두 가지 법률적 쟁점이 제기되었는데 하나는 불법파견인지 여부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차별의 문제이다.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서는 2005. 9.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에서 불법파견이 아닌 적법도급으로 판정하였으나 이에 대한 사회적 항의가 계속되자, 2006. 7. 서울지방노동청에서 재조사에 착수하였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파견적 요소가 상당히 발견되었음에도 ‘종합적 고려’를 하여 판단한다면서 적법도급으로 판단한 바 있다. 한편 여성 승무원에 대한 차별적 처우와 관련해서는 2006. 9. 국가인권위원회가 '성별 등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로 인정하고 사용사업주인 철도공사에 대해 시정권고를 하였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계속 부인하고 있으며, 3억여 원의 손해배상청구, 철도역사 및 철도공사 건물에 대한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승무사업위탁을 철도유통(주)에서 또다른 자회사인 KTX관광레저로 변경(사실상 현 승무원의 해고)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코스콤 비정규직노동자의 사례
코스콤은 기획재정부 ․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대주주인 공공기관으로서 1,000여명의 직원 중 비정규직 직원이 550여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년간 위장노무도급으로 간접고용 노동자를 사용해왔는데, 이들은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을 하면서도 정규직의 1/4 수준의 저임금을 받으며 일해 왔다. 2007. 5. 19.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 코스콤비정규지부를 설립하여 사용사업주인 코스콤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해왔으나, 코스콤 사측은 교섭을 회피하면서 상급기관의 지시가 있어야 직접고용이 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해왔다.
코스콤의 위장노무도급 사용 실태에 대해서는 국정감사(2007. 10) 및 노동부(2007. 10)에서도 지적된 바 있고, 서울남부지법(2008. 7. 15. 2007 가합 10338 및 2007 가합 10732)에서도 코스콤이 해당 간접고용 노동자들과 위장근로관계 내지 불법파견 사용을 하였음을 인정하였다.
코스콤비정규지부는 2007. 9. 12. 파업 돌입 이후 현재까지 파업 및 농성투쟁을 계속하도 있다. 그동안 코스콤 사측은 실질적 교섭을 회피하면서 용역깡패와 공권력을 동원하여 노조의 농성투쟁을 폭력적으로 탄압한 바 있다. 십 수년간 불법 파견을 사용한 사용자는 200만 원의 벌금만 내고, 노동기본권에 대한 폭력적 탄압에 항의한 노동자는 8천만원이 넘는 벌금을 내야 하는 것이 지금의 비정규직의 현실인 것이다.

4. 노동권의 박탈

간접고용 확산에 따른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노동3권의 실질적 무력화라고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 박일수 열사의 분신을 계기로 두 달여 투쟁을 진행한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동조합의 경우 2004년 4월 7일 현대중공업과 △하청노조 활동보장, △하청노조 활동 관련 해고자 복직, △하청업체 노동관계법 준수 지도, 감독, 불응시 재계약 금지, △현대중공업노조와 단협 통해 하청노동자 처우개선, △민형사상 책임 불문 등 9개항에 합의한 바 있다.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현재 현대중공업은 사내하청노조 조합원과 간부의 출입증을 빼앗고 출입을 방해하고 있다. 노조는 여러 번 노동부에 현대중공업측의 출입방해를 부당노동행위로 진정하였으나, 노동부는 “출입방해가 설령 사실일지라도 현대중공업이 해당 조합원과 사용자 관계가 아니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만 답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건물에서 냉․난방, 전기, 전력, 수도, 가스 공급 유지 등 건물관리 업무를 하던 노동자들이 전국시설관리노조에 가입하고 2004년 8월 12일 파업에 들어가자 원청인 굿모닝신한증권은 파업을 시작한지 2시간만에 용역회사의 계약을 해지하였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파업에 돌입한 다음날 굿모닝신한증권에서 󰡒노조 요청을 들어 줄 것이니 냉동기 가동을 재개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교섭을 요청하였는데, 대표자들이 교섭을 하고 있던 그 순간 경찰들은 파업 장소에 있던 조합원 19명 전원을 연행했고 그 중 2명은 구속시킨 점이다. 적법한 파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관리노동자들이 굿모닝신한증권과 무관한 ‘제3자’이기 때문에 ‘불법적 점거’라는 것이 원청과 경찰의 논리였다.
2003년 3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내 사내하청노동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아산공장사내하청지회가 결성된 이후부터 노동조합 간부와 핵심활동가들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사찰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던 중 2004년 11월 노조 간부에 대한 사찰내용이 포함된 현대자동차 특수경비대의 근무일지 일부가 입수되었고, 현대자동차노조(아산지부)의 문제제기에 의해 아산공장장 명의의 사과문이 게시된 바 있다. 2005년 1월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으로 꾸려진 진상조사단의 활동을 통해 사내하청노조 활동가들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사찰과 탄압행위가 사실로 폭로되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내하청노조 간부의 사업장 출입과 사업장내 조합활동을 ‘업무방해’로 고소한 현대자동차의 주장이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져 사내하청노조 간부에 대한 출입금지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져 비정규직노조의 조합활동이 사실상 금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이닉스-매그나칩의 경우 2004년 10월 사내하청노동자들이 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를 결성하고 12월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하자, 사내하청 조합원이 소속되어 있는 사내하청업체들이 모두 폐업신고와 직장폐쇄를 단행하였다. 그런데 사내하청지회에서 불법파견 진정을 하자 청주지방노동사무소는 사내하청업체 중 1군데 만이 불법파견으로 인정될 수 있고, 불법파견으로 인정된 사내하청업체의 경우도 폐업신고를 하고 하이닉스-매그나칩은 새로운 사내하청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에 개선조치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정하였다.
정부의 주장대로 파견노동자를 보호하는 법 개정을 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간접고용노동자의 노동3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어야만 맞다. 파견법 제22조 제1항에서는 “사용사업주는 … 파견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 등을 이유로 근로자파견계약을 해지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벌칙조항조차 마련되어 있지 못한 형편이다. 한편 파견노동자들이 가입한 노조에서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교섭요청을 하자 노동부는 “일반적으로 단체교섭의 당사자가 되는 사용자는 근로계약의 당사자인 파견업체”라는 내용의 질의회시를 하여 사용사업주의 단체교섭거부에 정당성을 부여한 경우도 있다.
아마도 파견이라는 형식을 통해 노동조합 활동이나 단체교섭 요청을 부인하거나 탄압할 수 있다는 점이 사용사업주에게 있어서 파견제가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이처럼 사용자에게는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게 하고 노동자에게는 기본적 권리마저 누릴 수 없도록 만들어온 것이 지난 10년간의 결과이다. 개정 파견법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어떠한 인식이나 반성도 찾아볼 수 없다.
관련하여 2005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비정규직 남용 및 권리 부재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기간제 고용 사용사유제한, △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 파견법 현행 유지, △불법파견시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제, △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하는 노동기본권 행사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법개정 방향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는 2008년 6월 한국정부에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실제적 조치들을 취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 기륭전자 등 많은 제조업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에 대해 원청과 하청 자본이 벌이고 있는 계약해지와 해고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한국정부가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특히 ILO는 “제소 내용이 확인될 경우 최우선적 구제책으로서 해고된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을 원직복직시키기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취할 것, 만약 사법당국이 객관적이고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조합원들의 복직이 가능하지 않다고 결정한다면, 그동안 고통 받은 모든 손해를 구제하기 위한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하며, 반노조적 차별행위를 단념시킬 수 있는 충분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향후 이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 등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였다. 나아가 “현대자동차와 기륭전자, KM&I, 하이닉스/매그나칩의 하청노동자들의 고용기간과 조건에 대하여 교섭 역량 강화 등의 방식을 포함하여 단체교섭 성사를 제고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하도급을 남용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기제를 개발할 것”을 요구하였다.


Ⅳ. 결론: 간접고용 철폐와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입법요구

1. 파견법 철폐, 직접고용 원칙화

파견 ․ 용역 ․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은 무권리의 노예노동이라는 점에서 철폐되어야 한다. 정부는 1998년 파견법을 도입하면서 “전문적인 지식․기술이 필요한 경우”나 “일시적․임시적 고용이 필요한 경우” 간접고용을 합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여의 경험은 간접고용이 결국은 저임금과 노동기본권의 억압을 가져올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는 시간이었다. 전문적인 지식 ․ 기술이 필요한 경우라도 그것이 기업의 상시적인 업무와 관련되어 있다면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이 정당하다. 정말로 일시적 ․ 임시적으로만 고용할 필요가 있다면 그 때는 1년의 한도 내에서 기간제 고용을 사용하면 된다. 따라서 간접고용을 합법화시킨 파견법은 폐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파견법의 폐지만으로 간접고용을 모두 근절할 수는 없다. 현재에도 파견법에 의한 근로자파견 형식이 아니라 도급계약 형식으로 불법파견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위장노무도급을 구분하여 원청과의 직접고용관계를 인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업안정법에 위장노무도급을 판별하는 기준을 강화하여 규정하여야 한다.

<직업안정법 제33조의 2(도급 등과의 구별) 신설>
① 근로자를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용시키는 자는 다음 각호 모두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공급사업을 행하는 자로 본다.
1. 도급계약의 목적․내용이 특정되어 있고 단순히 노동력의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경우
2. 다음 각목의 사항에 관하여 도급인의 사업과 독립적으로 스스로 결정하고 직접적으로 지시․관리하는 등 노동력을 스스로 직접 이용하는 경우
  가. 업무수행방법, 업무수행결과 평가 등에 관한 사항
  나. 휴게시간, 휴일, 휴가, 시업 및 종업시각, 연장근로 등에 관한 사항(근로시간 관련사항의 단순한 파악은 제외한다)
  다. 배치결정과 그 변경 및 복무상 규율, 채용 및 해고, 인사이동과 징계에 관한 사항
  라. 도급인과 구별되는 독자적 사업목적에 따른 작업조직 및 작업수행방식
3. 다음 각목에 해당되는 경우로서 도급인 또는 위임인으로부터 독립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
  가. 소요자금을 전부 자기 책임 하에 조달․지급하는 경우
  나. 민법, 상법 기타 법률에 규정된 사업주로서의 모든 책임을 부담하고, 그 근로자에 대하여 법률에 규정된 사용자로서의 모든 의무를 다하는 경우
  다. 자기 책임과 부담으로 제공하는 기계, 설비, 기재(업무상 필요한 간단한 공구는 제외) 또는 자재를 사용하거나, 스스로의 전문적인 기획과 기술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로서 단순히 근로자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경우
  라. 도급계약에 대한 보수가 수급인의 근로자의 수, 근로시간 등을 기초로 산정되는 것이 아닌 경우
② 제1항의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그것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는 것을 면하기 위하여 고의로 위장된 경우에는 근로자공급사업을 행한 것으로 본다.

위에서 밑줄 그은 부분이 현재의 노동부 ․ 검찰 지침을 보강한 내용이다. 즉 진정한 도급관계라고 인정되려면 원청의 사업과 구별되는 사업목적과 작업조직을 가져야 하고, 원청의 필요에 따라 노동력을 투입하는 것은 위장도급으로 불법적 간접고용이라는 것이다. 현재 노동부의 입장처럼 하청업체 관리자가 있으면 그것이 곧 인사상 독립성이고 하청업체가 일정한 자본만 있으면 곧 경영상 독립성이 인정된다는 식으로는 간접고용을 근절할 수 없다. 설령 원청 관리자가 직접 간접고용 노동자에게 지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청의 필요에 따라 노동력이 투입되고 그 대가로 도급계약의 보수가 산정된다면 그것도 불법적 간접고용으로 보아야 한다.

2. 원청(사용)사업주의 사용자 책임 인정

입법요구안은 불법파견 근절에만 머무르지 않고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따로 분명히 못밖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4조 개정안>
근로계약의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당해 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개정안>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계약 체결의 형식적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당해 노동조합의 상대방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거나 또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있는 자도 같다.

근로계약상의 고용주가 아니더라도 해당 노동자의 노동조건 결정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영향력이 있으면 노동법상의 사용자로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불법파견임을 인정받고 원청에 대해 직접고용관계를 주장하는 투쟁을 주로 벌여 왔지만, 앞으로는 직접적 고용관계까지는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결정력이 있는 자에게 사용자 책임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청 자본이 점점 더 간접고용화를 고도로 발전시켜 직접적인 지시․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원청을 상대로 하는 노동조합활동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3. 직접고용의 원칙 명문화

비정규직 사용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면서 직접고용 ․ 상시고용이 노동법의 원칙임을 확인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남용을 방지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원칙을 위반하여 비정규직을 사용한 경우 정규직화됨을 명시하여야 한다. 간접고용의 경우는 근절되어야 하기 때문에 불법적 간접고용으로 일한 시점부터 직접고용으로 전환됨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직업안정법 제33조의 3 신설>
이 법 위반의 근로자공급사업이 행해진 경우에는 공급을 받은 자가 당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본다. 다만, 당해 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윤애림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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