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서울대공원 분수대 앞. 얼마 전 1년간의 투쟁을 마치고 복직된 서울대공원 조합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두들 밝아 보였고, 처음에 간단한 자리는 뒤로 갈수록 점점 커졌다. 복직이후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오랫동안 얘기는 끊이지 않았고, 뒤풀이까지 이어지며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현재 서울대공원의 쟁점은 시설연맹에 가입한 사람들과 이번 투쟁으로 복직한 시설관리노조 서울대공원지부 노동자들 사이에서 오는 갈등으로 인한 문제가 컸다. 이 인터뷰는 1년 동안의 투쟁의 얘기보다 투쟁하고 복직한 이후 시설관리 노동자의 삶을 다루고 싶었다. 1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계약으로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투쟁이후의 삶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1. 복직이후 달라진 점은 어떠한가요?
- 총 17명이 복직되었는데,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용역 업체가 명진으로 바뀌었는데, 우리는 여기서 2가지 정도의 일을 하고 있어요. 하나는 폐기물 운반이고, 하나는 쓰레기 수집이다. 폐기물 운반은 업체가 다른데, 신모빌(구 대원관리)에서 지부장을 비롯하여 2명이 일하고 있다. 15명은 모두 명진 소속으로 쓰레기수집을 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청에서 분리발주를 했다.
2. 노동조건이나 처우는 달라졌나요?
- 수집 쪽 빼고 아직까지 임금책정이 안되었는데, 옛날 신모빌보다는 10% 정도 오른 것 같다. 8시에 출근해서 4시반에 퇴근합니다. 휴무도 매주 쉽니다. 예전엔 매월 2번 휴무였는데, 투쟁이후 달라진 거죠. 그런데, 임금이 이상해요. 남녀 차이가 있어요. 여자분들이 연령도 낮고, 근속년수도 많은데 한 5만원 정도 임금이 낮아요. 여자들이 들고 일어나야 해요.
3. 그럼 이런 부분 교섭은 안하나요?
- 25일 교섭인데, 올해 2월에 시설연맹으로 우리가 투쟁할 때 기존에 웅비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가입을 했어요. 새로 낙찰된 명진은 이 시설연맹과 교섭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돼서 갑자기 이곳이 복수노조가 되었어요.
문제는 능력제라는 명목으로 7월에 인원 줄인다고 해요.. 70세 이상을 해고하려고 하는데...
4. 일상적인 조합활동은 되고 있나요?
- 다음주 쯤 민주노동당 심재옥 의원이 와서 비정규직 간담회하기로 했어요. 그러고 나니 작년 서울시 시의회에 안건 상정한 때 생각이 나네요. 그 때 대공원 문제 처리하는거나 탄핵이나 다른 게 없더라구요. 틀어질 일이 아니었는데..
어째든 아직까지는 크게 일상적인 조합활동을 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복직된 지 얼마 안되서 아직 안착화도 되지 못했구.. 한 3개월 정도면 우리도 안정적이 될 거예요.
5. 작년 1년 동안 투쟁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거는 있나요?
- 어느 날 시청앞에 있는데 장마라서 갑자기 소나기가 오더라구. 그 때 그래서 비옷입고 1인시위 했던거 생각나. 그리고 시의회대 경비아저씨가 시비걸어서 난리 친 것도 생각나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1년을 했는지 몰라. 하지만, 다시 하라고 하면 해야지.
얼마 전 tv에서 전태일이라는 사람 얘기가 나오는데, 거기에 그 전태일이 어머니가 어떻게 투쟁하고 다녔는지가 나오더라구, 전태일 어머니가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지만, 투쟁하면서 단련되고 생각이 바뀌는 거처럼 우리도 투쟁하다보니 단련이 된 거 같아. 앞으로도 문제되면 계속 싸울 거야.
1년 내내 투쟁을 함께 하며 정말 궁금했던 건 과연 이 분들의 투쟁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가 였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투쟁에 질기고 더 열정적인가 하는 생각을 어렴풋하게 하며, 많은 생각을 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몇 분들과의 뒤풀이 속에서 그 힘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나이가 많아서도 오랫동안 일하던 직장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어서도 아니었다. 이들의 투쟁의 힘은 다른 어떤 이유도 아닌 '투쟁의 정당성'에 있었다. 100번 생각해봐도 자신들이 잘 못한 게 없고, 이 투쟁이 정당하기 때문에 더욱더 굽히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서울대공원 투쟁의 교훈은 어떤 이론적인 분석보다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인터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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