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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89|08|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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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1|2002
도시철도공사의 도급 계약이 문제다

:: 2002-11-16   조회: 2806

민주노총 여성연맹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정규직에서 우선적으로 해고되고 채용은 비정규직으로 되고 있는 여성노동자 (여성의 73.3%가 비정규직) 조직사업에 주목하여 최저임금 수준에서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당하고 있던 청소용역노동자들에 대한 조직사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성과로 2001년 6월 20일 서울지역 여성노조 산하에 지하철 차량기지 청소용역지부를 결성하고 이어 7월 10일 도시철도공사 청소용역노조를 결성하였다. 노조 결성 후 초기에는 회사의 노조탈퇴공작 등이 있었으나 5개월에 걸쳐 청소용역업체와 임금인상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여 임금의 경우 최저임금인상을 초과하는 10만원을 인상을 하고 단체협약도 체결하는 성과를 낳았다. 그러나 도시철도공사와 용역업체 사이의 도급계약은 여전히 노동자들의 고용 및 노동조건을 일방적으로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 일방적인 정년단축, 인원감축, 분할용역
2002년에는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환경개선과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을 들이대면서 청소용역업체를 종전의 3개 업체에서 14개로 분사하여 도급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82명 인원이 감원되었다. 또한 일방적으로 정년을 단축하여 종전 관행적으로 근무를 하던 63세 이상의 여성노동자들 100여명이 실직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무리한 인원감축으로 인해 야간에 1명만 인원이 배치되는 역사도 있어 주휴도 못 쉬고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임금인상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작년 말부터 도시철도공사의 불합리한 도급계약제도 개선을 위해 도시철도 사장과 도시철도공사 감독기관인 서울시장과 시의회 의장 면담 등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들 기관에서는 책임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하였다. 여기에는 용역업체의 노조이다 보니 갖는 한계도 있었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 '용역업체에 직접 요구하라. 우리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다', '용역업체는 권한없다. 도시철도에 직접 요구하라'는 식의 책임회피만 계속되었다.

- 노동조건 악화 및 단협의 무력화
2001년 임금인상을 하여 월 급여가 70만원이 되었는데 올해는 도시철도에서 654,600원(식대 보조비 2만원)으로 책정을 하여 오히려 임금이 2만 5천 원 깎였다. 도시철도공사 계약조건이 현재 최저임금으로 설계되어 있어 낙찰률(80% 기준에서 상하 3% 내외)에 의해 임금수준(최저임금 기준 설계에서 계약낙찰률에 따라 80.5%기준으로 상하 3% 내외로 떨어짐)이 달라지는 제도적인 문제 때문이다. 상여금 또한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다. 도시철도공사에서 설계할 때 상여금이 400%로 책정되나 계약 당시 낙찰률에 따라 80% 내외로 떨어지다 보니 상여금이 연간 50%-200%로 된다. 이러다 보니 월별로 낮은 임금을 보전하는 수준으로 실제 상여금이라고 할 수가 없다. 임금도 최저임금이 아니라 현실화하여 보통 노동자 단가로 설정해야 하며 상여금도 실제 400%를 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절대적으로 설계 임금을 줄이는 계약제도는 바뀌어져야 한다.
용역업체에 모든 청소업무의 책임과 권한을 맡겼다고 하지만 사실상 출근과 청소업무 감독과 심지어는 인원배치에 이르기까지 도시철도 공사가 직접 하고 있다. 노조에서 단체협약을 통해 생리휴가 실시, 각종 유급휴일 및 휴가를 실시하기로 합의하였으나 도시철도의 출근유지율 때문에 모든 역사의 노동자들은 한 달에 4∼5일의 주휴만 간신히 쉴 수 있었다. 이는 역사별로 전체인원의 81.7%라는 출근율을 지키지 않으면 월 도급액을 깎아버리는 도시철도의 계약서 때문이다. 노조에서 도시철도에 이의 시정을 계속 요구하여 올해부터는 법정휴가(생리휴가)를 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이번 계약에서도 출근유지율을 81.9%로 강화해 휴일휴가 사용에 제약을 주고 있다. 교섭위원에 대한 교섭회의 보장 등 노조활동 보장이 도시철도공사와의 계약 내용 때문에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해마다 계약이 변경됨에 따라, 청소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더불어 노조는 노조인정, 임단협교섭을 처음부터 다시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체 변경 시에는 고용 승계와 노조승계, 단협 승계가 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도시철도 청소용역 노조는 임금, 고용과 관련된 도급계약서상의 문제점 시정, 용역업체 변경시 단협, 고용 승계를 주장하면서 집회와 파업을 감행하였다. 도시철도는 이러한 노조의 요구를 들어 주기는커녕 거꾸로 호선별로 있던 3개 업체를 15개로 분사하고 정년제 도입, 인원감축 등을 추진하였다.
도급계약서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 감독하면서도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는 도시철도공사에 대해 청소용역노조는 불법파견 진정을 해서 불법파견이라는 결정을 받아냈다. 도시철도공사는 법원에서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어떤 대책도 취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용역업체, 도시철도공사 양쪽에서 책임 회피를 하는 상황이지만 청소용역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 조직화와 투쟁이 발전하려면 도급계약제의 문제를 폭로하고 사회 여론화해야 하며, 도급 계약 또는 불법 파견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공동으로 마련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찬배 | 민주노총 전국여성노동조합연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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