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준의 사육장’ 울산 동구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노조탄압에 맞서 열심히 투쟁을 하고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미화원 동지들이 있다. 울산연대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당하고 농성장에서 짓밟히고 총학생회와 학교 직원을 동원한 폭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투쟁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선언하는 그 힘찬 투쟁의 현장을 철폐연대가 취재했다.
취재·글 : 안그라미 조직부장 |
6개월간의 고심, 현실에 맞선 힘찬 도약을 하다!!
정규직 보다 1시간 먼저 출근해서 9시간씩 일했고 명절에는 보수도 받지 못하고 학교에 와서 일을 했어요. 휴가나 수당은커녕 식사제공도 받지 못했지요. 밥값이 나오지 않아 돈 좀 아껴보려고 찌개를 끓이려 하면 냄새난다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창고에 가서 밥을 먹었어요. 또한 높은 곳까지 무거운 것을 옮기는 것도 저희의 몫이었습니다. 오죽 했으면 우리끼리 ‘돈 모아서 사다리를 사자’는 말을 했겠습니까? 여러 가지로 저희는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살았습니다. 그때 울산지역연대노조에서 노조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노조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가입을 못했었지만 ‘우리도 사람다운 대접 한번 받아보자.’라는 생각으로 6개월간의 고심 끝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울산과학대 동지들은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고, 그때의 기억이 나셨는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들이 글썽이는 눈물에 그들이 느꼈던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노조탄압에 맞선 조합원들의 힘찬 투쟁의 시작
울산과학대 시설관리 노동자 경비원, 식당노동자, 미화원은 엄청난 목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인간답게 살기위해서 노조에 가입하게 되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학교 측은 인간답게 사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노조를 가입하자마자 경비업체를 위장 폐업했고 경비원 1명이 끝까지 원직복직을 위해 끝까지 싸웠지만 학교 측은 지노위에서 원직 복직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판결을 불이행했다.
또 학생들 기말고사 기간을 이용하여 식당을 폐쇄했고, 학교 측은 ‘노조를 탈퇴하고 조용히 있으면 고용승계를 하겠다’면서 식당노동자들을 마음대로 해고했다. 결국 당장 수입이 끊겨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 식당노동자들은 봄 학기가 시작 되었을 때 노조를 탈퇴하고 복귀해야만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환경미화원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환경미화원 동지들은 노조에 가입하면서 부당한 대우에 저항하고 요구해 무보수 당직이 없어졌고, 식사비도 지급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업체인 (주)한영과 단체협약도 체결해 올해 2월부터 최저임금수준까지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2월 23일자로 업체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미화원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환경미화원 동지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면서 26일부터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노조에 가입하자마자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 뒤만 졸졸 쫓아다니면서 하루에 세 번씩 꼭꼭‘수우미양가’로 등급을 매겨서 매일 용역업체에 팩스로 보냈어요. 게다가 조합원들이 청소를 하려고 하면 하지도 못하게 한 적도 있어요. 그래도 노조에 가입해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있다.’는 희망하나로 가입 전보다 열심히 일을 했어요.
하지만 계약이 1년 남아있는데도 계약해지통보를 했어요. 계약해지 사유는 ‘청소가 잘 안 되서’였지만 노조 가입하기 전까지는 청소를 잘한다고 했던 사람들이 노조 가입하자마자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고 진짜 이유는 ‘노조가입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에서는 ‘식당아주머니처럼 조용히 있다 보면 연락을 하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식당아주머니들처럼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어요. 그리하여 26일부터 철야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학교 에서는 농성장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욕을 해대고 어떤 남자직원은 윗옷을 벗고 농성장에 대자로 뻗어 있기도 했어요.
‘5~6년간 같은 데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리고 3월 7일 학교 측에서는 40~50명의 직원들을 동원해 농성장에 들어왔어요. 너무 놀래서 나는 내 머리가 한 웅큼 뽑힌 줄도 몰랐어요. 밥을 먹고 있는 중이였는데 밥과 반찬을 발로 밟고 우리들까지 밟았죠. 나도 집에 가면 존경받는 엄마고 사랑받는 아내이고 딸인데 정말 참을 수 없는 모멸감이 들었어요.
지성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대학이 야만적으로 연약한 중년의 여성노동자들을 짓밟고 탄압하는 모습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학교 측은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들에게 협박을 하여 투쟁을 지지하지 못하게 하고, 총학생회를 끌어들여 수업에 방해된다며 나가라고 했다.
처음에 투쟁을 시작했을 때에는 학생들이 따뜻한 캔 커피도 사다주고, 서명운동도 열심히 해주었어요. 내 딸 같고 아들 같은 학생들이 우리를 응원해 주니 정말로 고마웠죠. 하지만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방해한다면서 농성장에 와서 난동을 부리고 갔어요. 옷까지 맞춰 입고 무슨 깡패들처럼 행패를 부리는데 정말 놀랬죠. 또 수업시간 때에 학생들에게 서명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도 한다고 합디다.
우리의 정당한 투쟁을 불법투쟁으로 둔갑시켜서 학생들을 사주하는 학교 측에 분노를 느꼈고, 자식처럼 생각했던 학생들이 그렇게 행동하니 서운하기도 해요.
학생들에게까지 이런 식으로 용역 깡패 같은 일을 시키는 학교 측에 정말 놀랄 따름이었다. ‘서명을 하면 학교를 못 다니게 하겠다.’ 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는 학교에 있는 교직원들에게 분노를 느꼈고, 그런 탄압 속에서도 꿋꿋이 투쟁하는 울산과학대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엄청난 탄압 속에서도 울산과학대 환경미화원 동지들이 희망을 간직하고 싸우는 것은 바로 ‘연대’ 때문이다. 지난 14일 집중 집회가 있었을 때에도 먼 길을 마다하고 부산에서 서울에서 연대의 흐름을 보여주었다. ‘내 일도 아닌데 이렇게 도와주는 많은 동지들이 있어서 정말 고맙다. 이렇게 착한사람이 어디에 있겠나? 다들 천사 인 것 같다.’라고 부끄럽게 말하시는 울산과학대 동지들을 보니 ‘오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서울에서도 연대의 흐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동지는 연대발언을 하면서 이사장이 열심히 하는 ‘FIFA앞에 가서 집회라도 하자.’라는 결의를 밝혀 웃음이 났지만 정말 이 동지들의 원직복직을 위해 서울에서 어떤 행동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저녁에는 화장실도 쓸 수 없고, 불도 안 들어오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연대해주는 동지들이 있어 희망이 있다고 하였다.
이들의 요구는 ‘울산과학대 측의 직고용’과 ‘학교 측의 사과’ 이 두 가지이다. 아마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될 때까지 싸우겠다.’ 라고 결의를 밝힌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꼭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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