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에서 이야기하는 해고사유가 계약기간의 종료를 이유로 한 것인지, 라인 폐쇄 등을 이유로 한 정리해고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겠네요. 정리해고라면 해고의 필요성이 설사 인정된다 하더라도 노동자와 협의와 통보 등에 일정 기간(50일 전)을 두어야 하므로 며칠을 앞두고 무작정 나오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 하지만, 질문하신 경우는 정리해고 요건을 지키지 않았다거나 하는 것에 대한 대응보다 불법파견 여부와 그에 대한 대응이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되어, 우선 급하게 그 부분을 중심으로 답변드리겠습니다.
- 생산공정중 제품보호용 테잎을 세척하여 공정에 투입하는 업무를 한다고 하셨는데,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라인의 경우 파견이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출산, 임신, 부상 등 일시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그 기간에 한해 파견이 허용되고 있지요. 그러니 지금 하시는 업무가 직접생산공정라인에 해당하는 업무라면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업무이고, 불법파견에 해당되게 됩니다.
- 파견허용업무가 아닌 업무에 파견노동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사업주(LG-)가 노동자를 직접고용해야 할 의무가 생깁니다. 그런데, 지난 2006년 11월 개악된 파견법에 의하면 이 경우에도 법적으로는 2년을 초과해서 일을 할 경우에 고용의무가 생깁니다. 또 사용자에게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지, 당연히 고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파견이 2007년 7월 이전에 이루어져서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면 이전 법의 적용을 받게 되고, 그런 경우 2년 초과시 바로 직접고용된 것으로 보게 됩니다.)
- 파견법상으로 그렇다고 해서 대응방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법의 문제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해서 정규직화를 쟁취한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우선, 구미, 경북지역에서 긴급히 상담하고 지원을 받으실 수 있는 연락처 두 개를 남깁니다. 이미 연락을 해 두었으니 언제든지 전화하시고 상담을 하시기 바랍니다. 회사가 25일까지로 해고통보를 한 상태이니 시급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민주노총 경북본부 구미지역협의회 054-463-4442 (경북 구미시 공단동 267 구미시테크노비지니스 지원센터 206호) / 경북지역일반노조 054-744-0079
지역적으로는 구미지역협의회가 가장 가깝습니다.
- 또한, 말씀하신 내용으로 보아 현재 고용주인 업체는 LG-와의 관계에서 독립성이 상당부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청업체 출신의 관리자들이 경영진을 구성하고 있고, 업무에 있어서도 원청과의 관련성이 밀접하고, 노동자들 또한 자사의 지시를 받고 일하고 계시다니, 하청업체(현 소속 업체)가 사실상은 독립된 회사로서의 실체가 없는 것을 주장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지금의 하청업체가 LG- 외의 다른 사업장에 노동자들을 파견하고 있거나 하지 않고 LG- 와만 계약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이런 경우라면 처음부터 사실상 LG- 에 고용된 것과 마찬가지임을 주장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즉 LG- 를 상대로 원래 그 회사의 노동자였음을 확인하는 소송 등을 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 최근에는 말씀하신 내용보다 더욱 원청의 지시, 감독성이 약한 경우에도 원청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이 조금씩이나마 인정되어가고 있는 것이 최근 법원 판결의 동향입니다. 노동조합에 상담하셔서 조직적인 대응과 함께 법적인 대응을 병행하여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포기하지 말고, 꼭 대응해서 정당한 권리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힘들고, 어려울지 몰라도 노동자가 뭉쳐서 투쟁하지 않고는 인간답게 대우받지 못한다는 것을 여러 유사한 사례를 통해 많이 보았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주변에 비슷한 시기에 해고되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대응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 외 노동조건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현행법상의 규정대로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 차별의 문제에 대해서는 파견노동자에 대하여 차별할 수 없음을 비정규직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규정은 차별행위에 대한 벌칙이 없고, 다만 노동자가 차별의 시정을 노동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다는 것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차별 시정을 청구했을 때 오히려 해고되거나, 재계약이 되지 않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차별을 없애는 문제 역시 노동자들이 강하게 싸우지 않는 한 법상의 조치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 근속수당의 경우, 말씀하신 것처럼 기산일을 정하여 지급하는 경우에는 입사시기로 인해 불리하게 적용되는 노동자들이 발생하지요. 이런 부분은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근속수당이라는 것이 법적으로 규정된 노동조건이 아니라 회사의 규정에 의해 부여되는 것이기 때문에, 법규정을 기준으로 옳다 그르다 하기는 힘듭니다.
- 마지막으로 질문하신 퇴직금의 경우도 특별히 기산을 달리해야할 정도의 사유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보통 퇴직전 3개월에 휴가나 휴직 등이 포함되어 평소와 크게 차이가 나게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연장근무나 휴일근무 등으로 인해 차이가 나는 부분은 그냥 직전 3개월을 기산합니다.
- 알려드린 곳으로 꼭 방문하셔서 상담을 받아 보시구요, 더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또 언제라도 글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엄진령 02-2637-1656/ 010-8579-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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