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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45|12|2006
간병인 공대위 구성의 취지와 의의

:: 2007-01-22   조회: 2148

<간병노동자 노동권 확보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구성되다
“노무현 정부는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기만적인 말을 앞세워 이 땅 노동자들을 모두 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킬 비정규직‘보호’법안을 강행처리했습니다. 정작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하면서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부담을 증가시키고 간병인노동자의 노동권을 악화시킬 것이 예상되는 노인수발보험법 역시 강행처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던 지난 12월2일, 국회 앞에서는 의료연대노조 서울대병원간병인분회 정금자 분회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국민부담 증가, 간병노동권 악화시키는 노인수발보험법 강행처리를 규탄하고 제대로 된 노인수발보험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다. 또한 <간병노동자 노동권 확보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다.
2003년 서울대병원 간병인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간병인 문제해결 및 공공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 제자리찾기 공동대책위원회>는 병원 밖으로 내몰린 간병인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간병인노동자들의 노동권 확보와 간병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여 왔다. 그리고 지난 11월 말에는 <간병노동자 노동권 확보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로 확대 재구성되었다. 노무현 정부가 2008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노인수발보험제도로 인한 변화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간병서비스 제도화를 원했던 간병노동자들이 노인수발보험법을 반대한다?
간병노동자들은 주6일을 매일 24시간 병원에서 일하면서도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저임금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로서 4대 보험혜택에서도 제외되어 있다. 실제 병원과 요양시설, 재가에서 간병노동은 이루어지고 있고, 그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간병인들의 노동자로서 법적 지위는 보장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간병노동자들은 공적 체계를 통해 마련되는 간병서비스가 제도화된다면, 간병노동자들의 노동3권이 보장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 개호보험을 따르고 있는 노인수발보험법은 이런 기대를 무색케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법안은 간병노동자들을 시간급여를 받으며 무권리의 파견, 비정규 노동자로 제도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인수발보험법, 제정 취지조차 무색케 하는 높은 국민부담!
인구 고령화 추세는 막을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사회는 노인건강과 복지를 위한 국가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인수발보험법은 그동안 사회적 책임 없이 개별 가족과 여성에게 노인요양 책임이 전가되었던 현실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음을 인식하고, 국가가 이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월 30일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의 6개 법안 병합 심의한 결과는 이런 법안 취지를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보험료를 내야 함에도 국민들은 서비스 이용금액의 15~20%를 본인부담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이제 노인요양, 정부가 책임지겠습니다!”라며 법안에 관한 국정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정작 국가재정으로는 20%만이 부담될 뿐이다. 이는 돈은 국민과 이용자가 다 내게 하면서도, 정부는 자기가 책임지겠노라고 생색내기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정부도 인정한 인프라 부족, 그러나 민간업체들이 메워 줄 것이라고?!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전국 지자체의 중증질환 노인 요양·재가시설 수급현황을 발표하면서 “전국적으로 1만9000여 명분의 요양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지자체별로 보면 저소득층 대상 무료·실비 요양시설이 전무한 곳이 무려 59개 시·군·구에 달하며 이중 9곳은 아예 시설 설치계획조차 없다. 34개 시·군·구는 가정봉사원 파견 등 재가서비스를 담당할 시설이 전혀 없다. 그러나 복지부는 “민간자본이 속속 요양시설 설립에 뛰어들고 있어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즉 정부는 요양시설에 대한 공적인프라를 만들기보다는 요양서비스를 시장에 맡기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11월 30일 심의에 따르면, 지도 의사만 있다면 재가수발기관을 누구나 개설할 수 있어, 민간업체의 난립을 부추기게 될 것이다. 이는 요양서비스를 공적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가?!

중고령층 여성노동자의 불안정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을 토대로 시행될 노인수발제도!
요양시설이 많은 이윤을 남기기 어려운 사업임을 감안했을 때, 결국 시설은 효용성과 비용 삭감의 명분 아래 종사노동자의 근무시간 연장, 저임금 등의 열악한 처우를 재생산할 것이 예상된다. 또한 정부의 노인수발보험법에는 해당노동자의 법적지위에 대한 언급이 전무하다. 현재 간병인 노동자가 그 어떤 노동법의 적용도 받고 있지 못하는 비정규직노동자라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결국 노인수발보험법의 제정은 정부가 나서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수발’이라는 명칭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나듯이, 간병노동자들의 노동을 소극적 경제활동, 자원봉사로 유도하는 등 노동의 의미를 왜곡시키는 문제도 크다. 이는 중고령층 여성노동자의 불안정한 노동조건과 저임금구조를 고착화시키는 데에 일조할 것이다.

간병 노동자의 투쟁으로 사회공공성 쟁취하자!
이처럼 국민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저임금 비정규노동자를 양산하는 노인수발보험법이 졸속적으로 강행처리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이 명시되고 공공시설과 인력확충안이 제시된 요양보장제도이다. 또한 제대로 된 요양서비스를 위해서는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간병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이 필수적이다. 현재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살인적인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간병노동자에 대해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을 적용하고, 간병노동자의 노동기준 마련과 노동조건 개선에 힘써야 한다.
정부는 ‘노인수발보험법’과 더불어 ‘보호자 없는 병동’을 통해 그동안 가족들이 전적으로 책임져오던 간병문제를 사회적으로 책임지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서비스 확충이라는 미명 하에 국민의 생존문제가 달린 공공의 영역이 적극적으로 시장화되고 있을 뿐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 12월 8일 ‘사회적기업 육성방안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켜 민간기업을 육성시킬 방안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화는 노인 및 환자의 간병의 문제를 또다시 당사자와 보호자들의 경제적 능력의 문제로 돌린다는 점에서 결코 ‘사회적’해결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운 서비스 시장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비공식부문노동자로 일해오던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새로운 수많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의 일환으로 간병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고 있지만, 기존의 간병인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 및 노동조건 개선 등에 대한 고려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러한 요구를 직종 간 이해다툼으로 치부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간병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인 간병인 노동자들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다. <간병노동자 노동권 확보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민중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요양보장제도 및 간병제도 쟁취를 위해 투쟁을 진행해나갈 것이다. 간병노동자의 노동권 확보 및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투쟁과 연대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문설희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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