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 3시 민주노총 서울본부 교육장에는 60여명의 많은 사람들이 모여 비정규직 투쟁사례분석 토론회를 진행했다. 근래 토론회에서 볼 수 없었던 규모의 인원들을 통해 운동진영 내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토론회에서는 기업단위, 초기업단위, 특수고용직 조직화에 해당하는 3가지 유형별 사례분석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법제도적 문제에 대한 분석 등 총 4개의 발제글이 제출되었다.
기업단위 조직화 사례 분석
기업단위 조직화사례분석 발제를 맡은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은 독자조직된 5개 비정규노조와 비정규직을 조직한 5개 정규직노조의 사례를 통해서 정규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싸워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금 강하게 주장했다.
비정규직이 독자조직을 건설한 경우의 사례를 통해, 정규직 노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정규직의 고용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해서 비정규직 노조를 적극적으로 탄압하거나, 적극적으로 자본의 분할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에 나서는 길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정규직 노조에서 먼저 비정규직 조직화 계획을 세워야 함을 강조했다.
더불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끌어안고 함께 싸운 정규직 노조의 공통적인 특징이 민주노총 내에서도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투쟁했던 노동조합이었다는 점,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을 파업투쟁 과정을 통해 극복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규직 노조의 지도부가 철저한 태도를 가지고 정규직 노동자들을 설득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해서 공동의 힘으로 구조조정을 분쇄하겠다는 결의를 갖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또한 승리한 사업장에서 역시 자본이 여러 형태로 비정규직의 양태를 변화시키면서 투쟁의 성과를 무력화시키는 사례를 들면서 사업장 내에서의 비정규직 투쟁은 모든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되는 그날까지 멈출 수 없는 투쟁임을 제기했다. 끝으로 먼저 총대를 메고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사업장의 투쟁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발제를 마무리지었다.
초기업단위 조직화 사례 분석
초기업단위 조직화 사례의 발제를 맡은 박영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기획국장은 부산지역일반노조와 경기도노조, 여성노조의 사례분석을 통해 최근들어 관심이 높아지는 지역(일반)노조에 대한 높은 관심도에 따른 평가를 제출했다.
지역(일반)노조에서 발생하는 어려움 - 이탈조합원 숫자 이상으로 신규조합원을 끊임없이 충원해야 하는 어려움, 공공부문과 서비스부문에 편중된 제한적 조직확대의 어려움, 현장위원들의 현장활동을 통한 조직화의 어려움 등 - 을 제기하면서, 지역(일반)노조에 의한 비정규직 조직화는 반드시 전국조직에 의해 반드시 인력과 재정이 뒷받침되어야한다는 점, 그리고 지역(일반)노조는 반드시 핵심 조직대상을 분명히 해야 하고 적어도 그에 기초하여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을 모색하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조직대상이 겹치면서 발생하는 조직화의 경쟁이 노동자 단결을 저해한다고 지적하면서 지역(일반)노조는 개방적 조직형태의 장점을 추구하는 만큼 다른 조직과의 통합 및 문호조정에 유연한 조직이 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 조직화 사례 분석
특수고용직 조직화 사례를 맡은 한혁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직부장은 학습지, 골프장 경기보조원, 건설운송, 텔레마케터의 사례를 통해서 특수고용직 노동자 투쟁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이후의 과제를 제출했다.
특수고용직의 경우, 근로자성을 이유로 한 법제도적 한계, 개별화된 노동의 특성, 노동자로서의 자기의식의 부족, 조합원의 잦은 교체 탓으로 인한 조직불안정성으로 인한 한계, 전국적인 조직력을 갖추기 위한 조직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투쟁이 일정한 수준에서 봉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점을 지적했다.
작년 한해 진행되었던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투쟁의 경험을 통해 최근 사용자성을 회피하기 위한 시도로서의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 노동자성 완전쟁취라는 투쟁 목표의 구체화, 조직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안정적 일상활동의 정착, 민주노총 차원의 전국적인 투쟁 조직의 필요성,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관계 문제의 중요성 등을 지적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법적문제와 대응방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법제도적 문제를 지적한 민주노총 법률원의 강문대 변호사는 발제를 통해 계약직 노동자, 간접고용 노동자, 특수고용 형태의 노동자, 단기간(시간제)노동자 등 각 비정규직 유형에 해당하는 법적인 제약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웅논리와 민주노총에서 요구하는 입법 요구안을 제기했다. 기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균등처우, 저임금, 사회보험 적용의 문제 등도 함께 제기되었다.
발제 이후 논의에서는 캐디피 지급방식을 변경시켜 사용자성을 회피하려는 골프장의 구조조정에 맞선 대응과, 정규직 노조를 통한 조직화와 지역일반노조를 통한 조직화 중 어떠한 형태가 가장 바람직한 형태인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 진행되어야 할 것임을 이야기했다. 더불어 현재 정리된 사례가 현재 조직된 대기업 사내하청, 시설관리, 특수고용, 초기업단위노조, 공공부문 계약직 정도의 사례이기 때문에 지역의 작은 사례라도 유통시켜 함께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비정규직의 문제를 조직화의 문제로 접근할 경우 제한적인 결과만을 남기게 될 것이기에 조직화 측면을 넘어서서 현재 노동운동의 위기에 대한 대응과 정규직 중심의 사회적 권리를 불안정 노동자들의 생존권, 생활권으로 확장시켜내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4시간여 진행된 토론회는 광범위한 문제의식의 제기에 깊이있는 토론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4년여 진행되어 온 비정규직 조직 투쟁의 경험들을 일반화시켜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민주노총에서는 이 발제문들을 보완하여 4월 단행본으로 발간, 배포할 예정이라 밝혔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