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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동자는 단결할 권리가 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

 

 

현대차 대리점 판매노동자의 사용자는 현대차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50%를 넘어서고 있다.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들을 갈라놓으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떨어뜨리려는 기업과 정부의 행태로, 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되었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특수고용’으로 일하는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단결권도 침해되었다. 형식상은 ‘위탁’의 형태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노동자인 이들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갖지 못하고 있다. 판매직이나 A/S 직군을 넘어서, 최근에는 제조업에서도 임금을 건당임금의 형태로 바꾸면서 계약형식을 왜곡하여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과 정부는 노동자들을 노동권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판매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자동차 직영 판매점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이 노동자들은 고정임금을 받고 판매수당을 추가로 받는다. 그런데 대리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직이다. 이 노동자들은 기본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 지급을 받는다.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다. 무려 전국에 2만 명이나 되며, 이 노동자들은 ‘자영업자’의 형태를 띠고 있다.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지만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복리후생도 적용받지 못하고 임금도 실적에 따라 지급받기 때문에 매우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의 진짜 사장은 현대자동차이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의 업무 전과정에 개입해왔다. 채용과정에서 판매사원 등록 혹은 거부, 명함과 사원증 발급, 영업기본교육,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아침조회 공문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사내전산망을 이용하여 업무 수행을 하도록 한다. 현대차는 지침과 지시를 통해 대리점 노동자들이 판촉활동을 하고, 당직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대리점에 판매목표를 하달하고 각종 판촉 활동을 지시하며, 고객에 대한 헬로우콜을 할당하고 결과를 입력하도록 하며 각종 판촉물품을 제공하는 것도 현대차이다. 그리고 정기적인 교육, 판매실적 부진자에 대한 교육, 판매실적에 따른 포상과 진급, 징계와 감사도 현대차가 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대리점 노동자들을 자신의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함께 싸워야 함께 이길 수 있다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은 2015년 8월 ‘자동차판매연대’라는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단결하여 싸우는 것 말고는 자신의 권리를 찾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노동조합에 대해 설립신고증을 교부했다. 그런데 그 뒤 현대차 사측의 노조탄압이 진행되었다. 조합원임이 밝혀지면 노동자들은 해고를 당했고, 조합원이 중심이 된 대리점은 아예 폐업을 해버렸다. 회사측은 ‘노조를 탈퇴하면 살려주겠다’면서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 그런 이유로 자동차판매연대 조합원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위축되어 있으며 해고된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1인 시위와 소송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판매연대는 조직을 지키고 함께 싸우기 위해 2016년 5월 21일 금속노조로 가입하는 조직형태 변경 총회를 성사시켰고 ‘금속노조’에 가입 신청을 했다. 그렇지만 9개월이 넘도록 금속노조의 가입승인을 받지 못했다. 판매연대의 가입을 반대하는 노동자들은 “회사 쪽에 대리점의 할인판매 등 불법영업에 대한 규제와 대리점 폐쇄를 요구해왔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정규직 판매노동자들은 할인판매를 자행하는 대리점 판매노동자들 때문에 시장질서가 어지럽혀졌다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직영 노동자들과 대리점 노동자들은 갈등하고 불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직영 노동자들과 대리점 노동자들을 경쟁시키고 이것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 것은 현대자동차이다. 대리점 노동자들이 할인판매 등 불법영업을 하게 되는 것은 현대자동차의 실적 압박 때문이며,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기본급이 없이 오로지 판매실적으로만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대리점 노동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판매를 해왔고 이것이 현대자동차의 영업전략이기도 했다. 본사와 대리점운영팀은 이런 영업에 눈감거나 혹은 암암리에 조장을 해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리점 영업방식을 없애고 직영판매점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대리점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막는다고 해서 대리점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정규직 노동자들만의 투쟁으로는 노동자들의 갈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불법을 저지르도록 조장하는 현대자동차 회사에 문제제기하고, 그 불법에 희생되어 출혈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설득하여 함께 싸워야 한다. 그럴 때 불법도 근절되고 대리점 폐쇄와 직영화도 현실화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제기한 바로 그 이유로, 자동차판매연대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더욱 독려하고 함께 싸우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판매연대 금속노조 가입을 승인해야 한다

불안정노동이 확대되는 지금,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으로 단결해야만 권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정부로부터 이 단결권을 부정당하고 있다. 설립신고필증을 받은 합법적인 노조라고 하더라도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 있고 노동조합으로서 활동의 권리도 부정당하고 있다. 그래서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그동안 근로기준법과 제2조 노동자의 개념을 넓혀서 노동자성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라고 요구해 왔다. 특히 특수고용 노동자의 단결권 보장을 요구하는 노조법 제2조 개정안은 2017년 민주노총의 핵심적인 요구이기도 하다. 그런데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조 건설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기업과 정부의 방해를 뚫고 노조를 만든 이들이 오히려 노동조합의 벽에 부딪쳐 권리를 잃도록 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기업은 끝없이 노동자들을 갈라치기한다. 노동자들이 그런 차별과 배제를 수용하는 순간 노동자들은 기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고용의 안전판이 된다고 생각하면 정규직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수용할 것이고, 그것은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킨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때로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할 때 대체인력이 되어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런 갈라치기에 순응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단결을 위해 끝없이 노력할 때 노동조합의 힘도 강화될 수 있고, 정부와 기업의 구조조정에 맞서 싸울 수 있다. ‘단결’이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이자 정신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3월 2일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 자동차판매연대 가입 승인건이 상정되었지만 오랜 시간 논쟁 끝에 정족수 미달로 유예되었다. 그렇지만 많은 대의원들이 판매연대의 가입 승인과 노동자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모든 노동자는 단결할 권리가 있다’는 단순한 원칙, 그리고 금속노조는 가입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있다는 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매우 높았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도 지금 당장은 사측의 불법행위 조장으로 인해 대리점 판매노동자들과 갈등했겠지만, 함께 논의하고 함께 싸우는 과정에서 그런 갈등을 극복하면서 힘을 키워나가는 소중한 경험을 쌓게 되기를 바란다. 그 첫 걸음이 판매연대노조가 금속노조에 가입하도록 승인하는 것이다.

 

 

1 현대차대리점 앞 선전전 [출처 자동차판매연대노조].jpg

[출처: 자동차판매연대노조]

 

모든노동자는단결할권리가있다_김혜진-질라라비201704.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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