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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운동을 생각한다

 

철폐연대 부설 ‘노동권연구소’ 출범!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철폐연대가 부설 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2018년 총회 때 부설 연구소 준비를 결의하였고 2019년 총회에서 설립을 결정하여, 3월 4일 연구위원 총회를 가지고 ‘노동권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범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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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4. 노동권연구소 연구위원 총회 [출처: 철폐연대]

 

 

우리는 왜 연구소를 만들고자 했는가

 

‘노동권연구소’ 출범을 위한 준비는 매우 오래 전부터 진행되었습니다. 2015년 말 철폐연대는 비정규직 연구소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제출하였습니다. 비정규직 고용형태는 매우 복잡다단해졌습니다. 노동의 불안정화는 노사관계도 완전하게 왜곡했습니다. 고용계약을 중심으로 한 노동권은 더 이상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는 도구가 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차별은 노동자들에게 매우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경쟁, 능력주의가 노동자들의 인식을 지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노동의 불안정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사회의 변화가 노동의 불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조선업종에 위기가 닥치자 기업들은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해고했습니다. 그것은 지역 경제 전체를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불안정노동 속에서 노동자들은 삶의 희망을 잃고, 약자에 대한 혐오나 불특정다수에 대한 폭력도 확산되었습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회의도 깊어졌습니다. 이런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우리의 눈이 필요했습니다.

노동조합의 투쟁도 있고, 정부 정책에 대응하는 정책 대응도 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연구는 언제부턴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비정규직을 연구하는 많은 이들은 생계 문제에 어려움을 겪거나 전망을 찾지 못하고 정부 연구소나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는데 노동자의 눈으로 이 세계를 분석하고, 투쟁과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이론을 제공하는 흐름은 점차로 사라졌습니다. 이런 이론의 빈곤 속에서 철폐연대는 연구소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연구소 출범을 위한 준비

 

그래서 2015년 말부터 철폐연대 정책위원들은 독자적인 연구 활동을 시작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노조운동에 대해 세미나를 함께하면서 사회운동노조, 커뮤니티노조 등을 공부했고, 임금노동의 대안으로 이야기되는 탈노동․복지․기본소득 등의 담론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지역’과 관련한 논의를 하면서 활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기업이 생산을 수행하고 노동을 결합시키는 공간은 ‘지역’인데 그 지역에서 기업과 노동의 이해가 달라지는 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 논의의 틀을 이어 2016년 하반기부터는 ‘지역과 노동’이라는 주제로 연구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창원, 군산, 울산, 시흥시 정왕동, 서산, 양주, 가산디지털단지 등의 지역에서 기업과 노동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기업의 전략에 따라 노동자들의 삶의 형태는 어떻게 달라지고, 노동자들의 존재형태에 따라 기업들은 어떻게 지역에 자리잡고 통제방식이 달라지는지를 검토해왔습니다. 그리고 ‘지역과 노동’은 2018년 10월 27일 비판사회학회 학술대회의 기획섹션으로 포함되어 발표를 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토론해온 ‘지역과 노동’ 관련 내용은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토론회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2018년에는 연구소 준비를 위해서 두 차례의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하나는 “과학기술의 변화, 불안정노동의 확산, 그리고 노동(권)의 미래”입니다. 2018년 6월 8일에 열린 이 토론회에서는 플랫폼 노동과 비임금노동자의 확산, 노동권 재구성을 위한 여러 고민들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1월 17일에는 참세상연구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등과 함께 “사회적 대화”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쟁점과 과제 들을 검토하였습니다.

 

 

왜 ‘노동권연구소’인가

 

이런 연구들을 함께해 온 동지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연구소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더 많은 논의와 연구 성과를 축적하고 더 많은 연구자 네트워크의 힘을 갖고 출발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준비에 너무 오랜 기간을 소요하는 것보다는 빠르게 연구소를 만들고 연구자 네트워크를 구성해 불안정노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힘이 되는 연구소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지역과 노동’ 연구와 더불어 ‘노동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비정규직은 노동자 개인의 삶을 불안정하고 빈곤한 상태로 빠트릴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노동자들의 피어린 투쟁을 통해 확립한 노동권을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입니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실제로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원청과 교섭을 할 수 없습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아예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근로기준법의 보호와 노동3권의 보장에서도 배제되어 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자본은 자영 노동자들에게도 손을 뻗어 프랜차이즈나 플랫폼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종속시키고 이윤을 얻어가는데, 정작 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라는 허울로 노동권을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본은 기존의 노동권 제도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찾아낸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새롭게 노동권을 개념화하고 제도화하여 노동자에게 되찾아주어야 합니다. ‘노동권연구소’는 고용 형태가 어떠하든 또는 고용되어 있든 아니든, 모든 노동하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노동권의 내용과 형식을 모색하고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 바로 지금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권 박탈의 현장을 분석하고,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기여하는 전략과 정책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그 출발로서 ‘플랫폼 노동’에 대한 연구를 시작합니다. 기술 발전과 노동의 불안정화 및 개별화의 최정점에 있는 플랫폼 노동을 연구함으로써 노동 형태의 변화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으며, 그를 기반으로 계속 다양해지고 새로워지는 고용-사용 관계를 전체적으로 포괄하여 규율하는 제도와 정책 들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밀한 실태조사를 통해 새로운 노동 형태를 보호하는 제도와 정책 들을 최대한 구체화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노동권연구소’를 함께 만들어가는 이들

 

‘노동권연구소’에는 현재 장귀연, 김철식, 김혜진, 엄진령, 최은실, 이수정, 이젊은, 김영선, 박주영, 김승현, 문은영, 윤애림, 허은, 황현일 동지 등이 연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연구위원들의 관심 영역은 매우 다양합니다. 노동시간, 비정규직 노조와 교섭, 젠더와 비정규직 노동, 직장 내 괴롭힘. 재난상황에서의 노동권, 해고, 구조조정, 노조 조직화, 기술 변화와 고용·노동과정의 변화, 노동 개념의 재정립, 문화예술노동자의 노동권 등 현재 연구하고 있는 주제들도 매우 다양합니다. ‘노동권연구소’는 이 14분 연구위원들의 연구 과제를 잘 정리하여 전체 비정규직 운동과 연결시키고 더욱 풍성한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뒷받침하려고 합니다. 연구소장으로 장귀연 동지가 수고해주시기로 하였습니다.

‘노동권연구소’는 기획 토론회, 연구 프로젝트, 이슈페이퍼 및 단행본 발간 등의 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노동권연구소’에 철폐연대 회원 동지들의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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