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02. 5. 5. 기사
"학원 셔틀버스 지입차주도 근로자"
학원과 셔틀버스 운송계약을 하고 학원생들을 수송해 온 지입차주도 근로기준
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법원과 검찰이 지금까지 "레미콘 지입차주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
단한 것과는 반대되는 판결이어서 노동게에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서태환 판사는 1일 주차 도중 쓰러진 지입차주 임모씨
(56)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은 부당
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서 판사는 "임씨가 학원이 정한 시간, 노선에 따라 버스를 몰면서 매일 운행일
지를 작성해 결재를 받았고 임의로 운행을 중지할 수 없었던 점, 운행시간을
어겼을 때는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는 등 학원의 감독을 받아온 사실이 인정된
다"고 밝혔다.
서 판사는 "따라서 임씨는 자신의 차량과 함께 노동을 제공하는 대가로 포괄
적 형태의 임금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98년 6월 자신의 25인승 버스를 학원생 셔틀버스로 사용하기로 자동차
운전학원과 계약을 체결하고 1년 6개월간 버스를 운행해 오던 중 폐렴 등으로
쓰러진 뒤 요양 신청을 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이에 앞서 서울지검은 지난해 12월 "레미콘 차주는 임금을 목적으로 한 근로자
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레미콘업체 대표들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 무혐
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