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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폐업, 먹튀자본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온갖 혜택 속에 한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일본 다국적 자본 닛토덴코

구미4공단에 위치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자본 '닛토덴코'가 들어와 만든 기업입니다. 닛토덴코는 구미에서 3만평의 땅을 무상임대 받아, 세금 혜택을 받으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운영했습니다. 그렇게 생산한 LCD편광필름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로, LG디스플레이에 납품되었습니다.

 

노조결성에 이어진 구조조정, 중국으로의 물량 이전과 회사 축소

회사는 수백억 원의 이익을 내면서도 노동자들의 임금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수년간 임금이 동결되자, 2016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은 금속노조에 가입했습니다. 5백 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2018년, 2019년 연이어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납품하던 LG디스플레이의 구조정과 연동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LG디스플레이의 파주 이전을 이유로 물량을 중국으로 넘겼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한때 800명에 가깝던 노동자들은 56명으로 줄었습니다.

 

중국에서 구미로, 다시 평택으로, 다국적기업의 물량 이전과 이어진 회사 청산

그러다 코로나19로 중국 생산이 중단되자 닛토덴코는 다시 해당 물량을 구미로 들여옵니다. 구조조정했던 노동자 일부를 재고용하고, 신규채용을 서둘렀습니다. 생산이 확대되면서 더 이상의 해고는 없을 줄 알았지만 2022년 10월 4일 예기치 못한 화재로 공장이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공장을 복구할 때까지 잠시 기다리라던 회사는 그 사이 물량을 다시 평택으로 옮겼습니다. 평택에는 한국니토옵티칼이라는 닛토덴코가 만든 또 다른 계열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구미공장의 노동자들에게 회사 문을 닫는다고 통보했습니다. 모기업인 닛토덴코가 물량을 여기저기로 조정하면서 구미공장을 운영하던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청산하는 식으로 '위장폐업'을 한 겁니다.

 

‘위장폐업’에 이은 손배가압류, 폭력으로 노동자들을 몰아내려는 자본

위로금을 받고 나가라는 통보를 수긍할 수 없었던 노동자 17명이 남아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회사는 청산 절차를 진행하고, 공장을 철거해야 한다며 일터를 지키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퇴거를 강요했습니다. 손해배상 가압류를 동원해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강제퇴거를 위한 법적 절차도 밟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회사는 문제없이 평택공장을 돌리고 있고, 싸우는 노동자는 11명이 되었습니다.

 

결국 ‘먹튀’, 자본도 정부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외투기업의 실상

닛토덴코는 파격적인 특혜를 받아 수천억 이익을 내면서 공장을 운영하더니, 일방적으로 공장을 청산하면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고 합니다. 화재가 발생하자 보험금 1300억만 챙기고선, 노동자들을 압박해 빨리 쫓아내고 '튀고' 싶어만 합니다. 이런 행태를 '먹튀'라고 합니다. 외국자본의 투자 유치에 몰두하던 지자체는 대책 없이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조만간에는 공장 청산을 최종 승인하며 공권력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몰아칠지도 모릅니다.

 

삶의 위기에 맞서, 포기하지 않는 투쟁을 선택한 노동자들

권리를 위해 노동조합을 세웠더니 구조조정으로 일터를 흔들고, 노동자들을 끝내 일터에서 몰아내려 합니다. 노동자들이 자본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다만 불탄 공장터를 지키며 투쟁을 이어가는 이 노동자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일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거대한 자본에 의해 수시로 흔들리고 삶의 기반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곤 합니다. 이리저리 이동하며 이윤을 추구하는 다국적자본, 혜택만을 누리며 책임은 회피하는 외국자본은 그 고통을 더욱 가중시킵니다. 그로 인한 삶의 위기에 맞서, 남은 11명의 노동자들은 더 강하게 싸워나가리라 마음먹고 있습니다.

 

다국적기업의 횡포에 맞서 삶과 일터를 지키기 위한 투쟁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싸움은 여기저기 노동자를 부품처럼 갖다 붙이며 편리하게 사용하다가 내다 버리는 다국적기업의 횡포에 맞서 삶을 지키는 투쟁입니다. 기업이 마음대로 떼었다 붙였다 하는 동안, 노동자들의 삶은 끊어졌다 가늘게 이어지는 불안한 상황을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닛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완전히 청산하려 합니다. 여기저기 물량을 옮기며 생산을 유지하면서 ‘위장폐업’으로 노동자들만 잘라내려는 모기업 닛토덴코에 고용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지워야 합니다.

 

세금혜택으로 투자만 유치하고 나몰라라 하는 지자체에 책임을 묻는 투쟁

또한 이 투쟁은 지역과 국가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활동하는 자본에게는 계속해서 규제를 덜어주면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지자체에 책임을 묻는 투쟁이기도 합니다. 노동자들의 일터가 외국자본이 마음대로 휘젓고 가는 폐허로 남지 않게 하려면, 설사 철수를 하더라도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노동자들과 합의를 하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사라지지 않을 권리, 존엄으로 나아가는 투쟁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은 '사라지지 않을 권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사업주 마음대로 기업 문을 닫는 게 무슨 문제냐는 이들에게 맞서서, 삶과 노동을 이어가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부품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 투쟁을 끝까지 지켜봐 주길 바랍니다. 11명 남은 노동자들이 위장폐업, 먹튀를 일삼는 다국적기업에 맞서 어떻게 싸워내는지, 그래서 끝내 어떻게 이겨내는지 지켜봐 주길 바랍니다. 또한 이 노동자들에게 자본이 어떤 행태를 취하는지, 구미시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공장철거를 위해 노동자들을 내몰아 달라는 자본의 청원에 법원은 어떻게 답하는지, 지켜봐 주길 바랍니다. 그 시선 하나하나가, 노동자들의 투쟁에 힘이 되고, 노동자의 삶을 일회용 부품 취급하는 자본을 감시하는 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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