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photo_2024-02-16_06-32-57.jpg

[사진 출처: 공공운수노조]

 

택시노동자 방영환 열사가 택시완전월급제 이행과 체불임금 지급을 촉구하며 분신항거한 지 어느덧 넉 달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열사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동훈그룹 일가는 사죄는커녕 문제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운수노조와 방영환열사대책위는 열사를 끝내 죽음에 이르게 만든 악덕 택시사업주에 대한 처벌과 완전월급제 쟁취를 위한 투쟁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2월 15일(목) 저녁7시, 공공운수노조 주관 '방영환열사 투쟁 승리 문화제'가 21개 택시회사를 거느린 동훈그룹의 회장 정부길 자택 앞에서 열렸습니다. 방영환열사 영면 133일인 이날은 열사가 생전 일했던 해성운수의 대표 정승오(열사에게 자행한 폭행, 협박 혐의로 현재 구속수감 중)의 1심 결심공판이 있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관심 증대에 따른 영향으로 선고 당일 재판부는 영상자료 등 추가제출된 증거 조사를 위해 오는 2월 29일 변론재개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엄중한 처벌이 뒤따르길 바라는 모두의 염원을 담아 투쟁문화제가 진행됐습니다. 2월 15일 저녁 투쟁문화제 모습과 철폐연대 상임활동가 임용현 동지의 투쟁발언을 전합니다.

 

photo_2024-02-16_06-30-04.jpg

2024.2.15.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지도위원의 발언 모습 [출처: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photo_2024-02-16_06-30-33.jpg

2024.2.15. 민중가수 박준 동지의 노래공연 모습 [출처: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photo_2024-02-16_06-30-41.jpg

2024.2.15. 철폐연대 임용현 상임활동가의 발언 모습 [출처: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photo_2024-02-16_06-30-53.jpg

2024.2.15.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이영길 경기지회장의 발언 모습 [출처: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택시 완전월급제 실현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싸우다 먼저 가신 방영환열사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 해성운수 사장 정승오의 1심 재판이 연기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열사가 돌아가신 지 넉 달이 지나도록 사과는 고사하고 감옥에서 제 몸 빼내기에만 급급한 정승오의 그간 행태를 생각하면 새삼 분노가 치밉니다. 공탁금 3천만원을 걸고 보석을 신청하는 이 자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 돈으로 못할 게 없다”는 마인드를 가진 택시사업주가 비단 동훈그룹 정씨 일가만 있진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국의 택시사업주 대다수가 불법사납금제를 고수하는 까닭도 택시노동자를 돈 버는 기계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사납금제가 불법화된 지 이미 오랜 기간이 지났고, 2021년 서울시를 필두로 전액관리제의 전국적인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택시노동자의 (운송)수입(금)을 강탈하는 사납금제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일 단위’로 거둬들인 사납금을 이제는 기준금으로 이름만 바꿔 단 채 ‘월 단위’로 임금에서 공제한다는 점입니다.

본래 전액관리제와 택시발전법(11조 2항)의 시행 취지는 택시월급제 정착을 통해 택시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전국의 택시사업주들은 변형사납금제라는 꼼수로 지금 이 순간에도 택시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있습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정부와 지자체는 불법을 바로잡기는커녕 묵인/방조로 일관하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완전월급제 이행을 한사코 거부하고 이를 무력화하려는 택시사업주를 처벌하는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법인택시 소속 기사는 엄연한 노동자입니다. 따라서 택시회사는 '전액 지급의 원칙'을 지켜 택시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옛날 소작농들은 지주에게서 땅을 빌려 수확량의 일부를 임대료로 바치고 나머지는 딱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자기 몫으로 거둘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 이 나라에서 농지를 소유해서 중간착취를 하는 소작은 엄연한 불법이죠. 이 같은 지주와 소작농의 관계가 지금의 택시사업주와 택시노동자의 관계라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닙니다. 법인택시 사업주가 소유한 택시가 바로 그 옛날 지주의 땅이고 사납금은 농노가 지주에게 바치는 소작료와 다르지 않습니다.
전근대적인 사납금제가 아직도 존속해야 할 이유가 대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어떤 수식을 갖다붙인들 사납금제의 약탈적 성격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방영환 열사는 이런 야만적인 불법사납금제를 강요하는 현실에 맞서 ‘법대로 택시월급제 시행’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 당연한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던져야 하는 이 사회를 바꾸는 것부터 살아남은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수십년간 택시노동자들이 목놓아 외쳤던 ‘택시해방’ ‘인간해방’ 구호는 노예가 아닌 인간으로 살겠다는 존엄의 다짐이었습니다.
저 역시 택시열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방영환열사 투쟁 승리를 위해 함께 싸우겠습니다. 투쟁!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