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미니인터뷰]

철폐연대 7월 [투쟁사업장 방문모임]에서는 공공운수노조 경기문화예술지부 의정부예술단지회 투쟁현장을 찾았습니다. 의정부시청앞 결의대회를 마치고 지회 동지들과 나눈 이야기를 전합니다.

 

1. 의정부예술단 지회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원래 예술단을 시에서 운영을 했었다. 그런데 재단으로 이관을 해서 운영을 하겠다고 했다. 그때부터 시와 예술단 노동자들 사이에 의견충돌이 계속 있었다. 시에서는 재단에 위탁해서 수익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시가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노동환경은 더 안 좋아질 수도 있고. 예술단이 그냥 수익에 따라 움직이는 단체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시에 반대 의견을 냈는데 그냥 무시하고 추진을 했다. 그때 목소리를 내려면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단원들과 의견을 나눠서 노동조합 가입을 하게 되었다.

 

2. 재단으로 위탁해 운영하면서 달라진 것들이 있나?

당연히 더 안 좋아졌다. 의사소통을 할 때도 한번에 할 것을 두 번에 걸쳐서 해야 되고, 시와 재단이 말이 다른 경우도 있다. 일 처리가 한 번에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예술단과 시 담당자와 연결이 원활해야 하는데, 재단이 끼게 되니까 의사소통이 불분명해지고 책임소재도 불분명해 지는 것이다.

시에서 재단으로 이관할 때 가장 크게 내세운 명분이 문화예술 쪽의 전문가가 위탁 운영을 하게 되면 더 전문성을 띠게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위탁운영한 이후에 재단에서 제대로 예술단을 활용한 적이 없다. 프로그램도 자체 기획을 한 것이 없다. 다시 직영 운영을 요구하는데 말이 전혀 먹히질 않는 상태다.

 

3. 노조 결성 이후 의정부시와의 교섭은 어땠나?

지방자치단체이다 보니 민간기업보다는 초기의 교섭은 수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워낙 열악한 처우 상태에 있었다 보니 처우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매우 더디다. 또 담당 공무원의 성향에 좌우되는 부분도 있다. 예술단에 대해 나름 호의적인 공무원이면 조금 대화가 수월하기도 하지만, 노동조합 요구는 죽어도 못 들어준다 이런 경우에는 또 진전이 없고. 무엇보다 의정부가 문화도시라고 하는데 시에서 그런 인식자체를 제대로 갖고 있지는 못하다. 문화예술노동이 아무래도 딱 그 시간만큼의 결과물이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노동의 특성이나 예술노동을 바라보는 인식, 문화정책에 대한 고민과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공무원들은 단순하게 시간, 비용으로만 계산을 한다. '우리 시도 예술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생색내기만 하는 것이지, 내실있는 운영이나, 노동조건은 관심사가 아니다보니 교섭의 진척이나 성과를 내는 것이 매우 어렵다.

 

4. 초단시간 노동 철폐, 4대보험이 주요 요구인데, 이에 대한 설명, 그리고 지금 투쟁 상황에 대해 말씀해 달라.

20년 된 예술단인데 여전히 저임금에 4대 보험도 제대로 안 된다. 현재 노동시간이 월 30시간인데, 이것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해서 다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한다. 생활도 문제고, 공연준비를 원활하게 하기도 힘들다. 현재는 출근 의무가 있는 날과 시간을 쪼개서 월 30시간만 쳐주는 것인데, 사실 연습과 공연준비 등의 일정을 하려면 그 이상을 일할 수밖에 없다. 악보를 보고, 가사 외우고, 연습을 하고, 이런 것이 단 몇시간에 끝낼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또 음악가로서, 성악가로서 가져야 하는 시간, 연습이 있다. 그 시간을 개별적으로 다 감당하게 하는 것이다. 좋은 공연을 하라고 하면서 근무시간을 늘려주지 않으면 결국 무료노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지금 요구하는 것은 4대보험 적용, 그리고 최소 월 60시간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4월 6일경에 조정중지 결정이 났고, 그때부터 쟁의가 시작되었다. 노동시간 자체가 굉장히 짧다 보니 파업을 하지는 않고, 출퇴근 전후로 선전전, 그리로 월 1회 결의대회를 한다. 수시로 지역 언론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시의회나 국회의원들을 만나서 입장을 전하고 있다.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딱 15시간 월 60시간 그럼 그거에 대한 월급만 받겠다라는 건데, 그걸 안 해주려고 시간을 끌고.. 기다려 달라해서 기다렸다. 사실 그렇게 기다린 시간이 창단 이후 20년이 된 거다. 요즘 4대 보험도 안되는 사업장 흔하지 않다. 우리가 원하는 건 엄청나게 대단한 게 아니다. 법적으로 그냥 딱 최소만이라도 좀 해달라고 시에다 요구를 하는 건데 그게 안 되고 있으니까 너무 답답한 상황이다.

 

5. 선전전이나 결의대회 등 투쟁에 대해 의정부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피켓팅이나 집회나 이런 부분에 대해 드러나게 반대하거나 안 좋은 눈길을 주는 이들은 없다. 우리가 외치는 4대 보험을 적용해라, 이런 요구에 대해 공무원들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까지 4대 보험도 적용이 제대로 안되는 건 좀 아니지 않냐는 반응이 많다. 예술단 처우에 대해 의정부시 공무원으로서 좀 창피하다라고 느끼는 분위기도 있다. 이번 투쟁을 하면서 이제 우리에 대해 좀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느낀다. 올해 쟁의행위에 들어가면서 공무원들과 안면도 트게 되고, 예술단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좀 오고 가고. 예술단에 대한 관심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6. 마지막으로, 투쟁에 관심과 연대를 보내는 동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연대를 많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조합원 수가 많지 않은데, 항상 연대를 많이 와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냥 계속 꾸준히 관심 가져주시고 와주셔서 같이 목소리 내주시면 좋겠다. 우리 34명으로는 시에서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 외부에서 많이 목소리를 내주면 좋겠다. 그런 것이 우리처럼 작은 노조에게는 엄청나게 큰 힘이 된다.투쟁이 길어지고, 고립된다거나 외롭다는 느낌이 들 때, 공공운수노조 내의 다른 지부나 단체들에서 연대방문을 해 주면 거기서 또 힘이 생긴다. 지치지 않도록 꾸준히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게 우리에게 가장 큰 약이고 힘이다.

 

 

[마치는 말]

의정부예술단을 발전시키고 단원들의 처우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겠다는 것은 1년 전 김동근 의정부시장의 취임 공약이었습니다. 때마침 그때 의정부시는 문화도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문화도시의 이름으로 예술관이니 스마트도서관이니 그럴듯하게 만들어놓았지만, 문화라는 것은 그런 시설보다 오히려 그것을 채우는 내용에서 나오는 것일진대, 예술단원들의 처우를 현실화하겠다는 공약은 아직도 허공만 떠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계속되는 예산압박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전체적으로 예술분야 예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예술단을 운영한다는 생색만 낼뿐, 제대로 된 문화정책은 없고, 당장 급한 예산이 아니라는 생각들이 예술분야 예산을 우선삭감 대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내실있는 운영이나 노동조건에는 관심이 없는 이름뿐인 문화도시에서 예술노동자들은 초단시간 노동으로 인한 저임금과 무료노동, 4대보험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34명의 조합원들의 투쟁이 힘을 잃지 않고 승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연대의 손길을 보내야겠습니다.

 

 

20230728-의정부시립예술단(1).jpg

 

20230728-의정부시립예술단(2).jpg

 

20230728-의정부시립예술단(3).jpg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