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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여명의 조합원들은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내걸고 흔들림없이 파업대오을 유지하고 있다. 구조조정 외주화 저지의 최전선에 KTX여승무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잘못된 철도운영의 시계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여승무원들은 직접고용-정규직화의 요구가 관철될 때민중언론 참세상전국적인 관심 속에 나흘간 진행된 철도노조의 파업은 지난 4일자로 종료됐지만, KTX 승무원들의 파업은 힘차게 진행되고 있다. 파업 8일차를 맞은 350여명의 조합원들은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내걸고 흔들림없이 파업대오을 유지하고 있다.

꿈의 고속철? 이중착취 노동탄압의 폭주차

철도공사는 지난 2004년 꿈의 고속철이라는 거창한 포장을 하며 KTX를 개통했다. 공사는 기관사 검차승무원 등은 정규직인데 반해서 KTX의 여승무원만을 개통시부터 철도유통(구 홍익회)에 외주위탁했다.

대부분 20대초반,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꿈의 고속철도를 탄다는 자부심에 차 있던 KTX의 승무원들은 2년 시간을 거치며 뼈저리게 비정규직의 설움을 피부로 겪었다.

상시적이고 핵심적인 동일 업무를 함에도 임금은 현저히 차이가 났고, 고객응대·안전관리·객실점검에서 화장실청소까지 도맡아 하면서도, 월차 뿐만 아니라 병가라도 하루 낼라치면 당장 일당이 깎여야 했다. 일당 깎이는 것은 둘째치고 재계약 불이익 협박에 못이겨 아픈 몸을 끌고 기차에 올라야 하는 것 여승무원의 현실이었다.

결국 지난해 말 KTX승무원들은 한국노총을 떠나 민주노총 산하 철도노조로 상급단체를 변경하고 노동조건 개선을 본격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철도유통은 '선별재계약'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노조를 탄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규직노동자들과 동일한 사복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KTX승무원들을 '승무정지' 시켰다.

  승객의 안전을 수익논리에 던져버린 공사    

승무원은 기차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안전업무와 일상적 안내, 비상사태 발생시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제반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노약자 승객 등에 대한 일상 안전업무가 늘고 있고, 고속철인 KTX에서는 대형사고의 가능성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때문에 안정적인 안전업무 수행 훈련과 체계적인 지휘관할, 무엇보다 승무원들의 노동조건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철도공사는 승객관리 업무와는 무관한 판매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철도유통(구 홍익회)에 KTX 여승무원을 외주위탁했다. 결과는 자명했다.

개통 첫날인 2004년 4월15일 KTX 승무원들은 근무표가 작성되지 않아 새벽까지 비상대기를 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무전기, PDA 등 필수장비가 고장나도 '모르쇠'로 일관해 업무상의 불편은 물론 사고 등 유사 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고 여승무원들은 말한다. 지난해부터 KTX 승무원들의 교육은 철도공사에서 도맡아해 왔다. 그러나 올해초 불법파견 문제가 지적되자, 철도공사는 교육은 물론 같은 KTX를 타는 철도공사 정규직 팀장에게 열차 내에서 업무 지시를 내리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러한 KTX 열차 내의 업무 분담과 권한 등이 이원화됨으로 인해 벌어진 혼선 등의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승객이 받게 되는 것이다.

철도 공사는 위탁자회사인 철도유통의 승무운용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였다. 그런데도 공사는 외주화를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KTX관광레저'라는 기업에 다시 위탁하겠다고 나섰다. 감사원에서 부실, 매각·청산대상을 판정받은 기업에 말이다.
한술 더떠서 'KTX관광레저'는 여승무원들에게 물품판매업무까지 떠넘길 계획이라고 한다.

공사가 앞장서서 비정규직 탄압하는 작태를 거두라

철도공사는 3월 7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4월 30일까지 한국철도유통의 승무사업을 완전히 마무리하도록 정리해고 통보 등의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승무사업자인 KTX관광레저는 신규채용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4월 1일부터 승무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X 관광레저는 지난 3월 3일 신규채용 공고를 냈으나 아무도 응시하지 않아 무산된바 있다.

더욱이 직위해제 통보가 조장 등으로 까지 확대되어, 파업7일째인 3월 7일 현재까지 7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렇듯 철도공사는 KTX승무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해고위협과 직위해제 등으로 파업을 무력화 시키려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국가기간산업인 철도 민영화시도를 거듭해왔다. 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민영화대신 공사화를 선택했지만, 철도공사는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구조조정과 외주화를 시도해왔고 그 시도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공공성으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이윤의 잣대로만 철도 경영을 생각하는 정부와 철도공사는 철도부채를 구조조정과 외주화를 통한 비정규직 확대로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조정 외주화 저지의 최전선에 KTX여승무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잘못된 철도운영의 시계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여승무원들은  직접고용-정규직화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어떠한 투쟁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세우고 있는 것이다.

KTX승무원들의 위탁 철회, 직접고용-정규직화 요구는 너무도 정당한 요구이며 비정규직 문제에 조금이라도 해결의지가 있다면 공사경영진은 요구에 응해야 한다.

철도공사는 '휴대폰 문자 메세지'로 직위해체를 통보하는 식의 저열한 탄압을 중단하라. 문제의 본질을 가린채 "승무원들의 임금도 월 183만 원으로 정규직 수준, 승무원들이 물품판매를 하기 싫어 직접고용을 요구한다"는 악선전을 중단하라. 여승무원들의 요구에 대한 침묵을 거두라. 시급하게 대화의 장에 나서라.

언제든 쓰고 버리면 그만으로 보이는, 그래서 아무 힘도 없게 보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질긴 투쟁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고 싶지 않다면, 비정규직이 양산하는 빈곤과 삶의 불안정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폭발적으로 연대를 부르는지 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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