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6월 3일 대구경찰청장은 “현재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과격 폭력시위로 변질될 우려와 함께 지역경제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장에 파업대오가 들어오면 곧장 경찰서로 연락하라는 ‘협조문’을 대구건설현장에 배포했다.‘화장실을 지어 달라’, '쇳가루 섞인 모래 밥' 먹지 않게 간이식당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최소한의 인간조건’을 걸고 지난 해 76일간의 파업을 벌였던 울산플랜트노동자들의 투쟁을 기억한다. 울산의 80미터 높이 SK정유탑을 오르고, 서울 SK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위에서 곡기를 끊어가며 외쳤던 그 처절한 외침에 대해 수구보수언론 누구도 귀를 귀울이지 않은 채 이 동지들을 ‘폭도’로 매도했던 그 여름.

검찰과 경찰은 파업 다음 날 부터 체포영장을 남발하고 폭력진압에 나서기 시작했다. 합법적 파업을 벌이는 노동자들의 시위에 대해 검경은 살인적인 폭력적 진압을 계속하며 이들을 자극했다. 집회 참석인원 전원인 825명을 연행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더니 평화적인 3보1배 참가자 700여명 전원을 연행하는가 하면 ‘노동해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배후세력을 운운하기도 했다. 약 40여명이 넘는 핵심활동가들이 구속하고, 200여명의 노동자들에게 소환장을 남발하던 검경은 정확히 ‘SK건설자본의 구사대’였다. 우리는 ‘검경’이라는 작자들의 치밀하고 폭압적인 폭력행위와 대대적인 공안탄압을 바라보며, 책임회피와 외면으로 일관했던 SK건설자본을 향한 분노만큼이나 큰 분노에 떨어야 했었다.

1년이 흘렀고, 6월 1일 대구경북건설노조 조합원 1500명이 파업에 돌입했다. 토목건설현장의 180만 비정규직 건설노동자들의 선봉에서, 토목건설노조 역사상 최초의 ‘집단교섭’ 쟁취를 위해 대구경북지역 건설현장 대부분의 일용노동자들이 함께하는 파업이다. 그런데 6월 3일 대구경찰청장은 “현재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과격 폭력시위로 변질될 우려와 함께 지역경제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장에 파업대오가 들어오면 곧장 경찰서로 연락하라는 ‘협조문’을 대구건설현장에 배포했다.

대구경찰청은 가용경력(?)을‘최대한 동원’하여 건설노조원들의 공사 현장 방해 등 불법 집단행동을 ‘사전에’ 차단하고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집행으로 ‘반드시’ 사법 처벌할 방침이란다. 그러면서 지역건설소장들에게 △건설노조에서 불법적으로 공사 방해를 하면 즉시 112 신고할 것 △폭력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반드시’ 경찰에 고발 할 것 △사회이목을 끌기 위한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점거농성 등에 대비, 일과 후 공사장 출입문 및 타워크레인 시정 장치를 철저히 할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노사당사자가 평화로운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중에, 누구도 요청하기 전에 나서서 경찰이 스스로 나서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노동자들의 파업을 ‘과격폭력시위’를 운운하며 매도하는 것이 경찰의 임무인가! 대구경찰청장이 당부하는 협조사항들을 보라, 파업에 대면한 사측의 관리자들이 구사대에게나 요구할 당부사항과 꼭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하루를 벌어 하루를 지탱해야 하는 건설일용노동자들이 거리에 나와 있는 이유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하기를, 그래서 폭력을 유발해서라도 억지로 손해배상이니 가압류니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자본들에게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라’는 협조문을 배포하기를 차마 경찰에 바래본 적은 없다. 그러나 스스로 건설업체의 관리자를 자처하고 나선 대구경찰청장의 노골적인 개입행위는 도를 넘어도 너무 넘어버렸다.

대구경찰청장에게 정중히 ‘협조’를 당부한다. 건설노동자들의 파업을 매도하고, 이 파업을 파괴하기 위한 선동을 당장 중단하라! 노사관계에 대한 개입행위를 멈추라! 어떤 형태로든 대구건설노동자들의 파업을 파괴하고자하는 행위들을 지속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이 파업을 도발하고 탄압하려 한다면 그것이 바로 대구건설노동자들의 파업을 더욱 비타협적이고 장기적인 투쟁으로 이끌어갈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당신들이 그토록 염려해마지 않는 ‘지역경제’가 어떻게 파탄 나는지를 보게 될 것이다.

대구건설노조의 파업은, 7단계에 달하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2중 3중의 착취를 당하며, 해마다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어나가는 건설현장 180만 토목건설일용비정규노동자들의 선봉에 서 있는 파업이다. 이 땅의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도 이 정당한 파업에 대한 파괴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대구경찰청에 경고하는 바이다.  


2006년 6월 6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