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성명]

동국제강 장세욱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의 꼬리 자르기 수사 규탄한다!

 

 

지난해 3월 21일,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천정크레인 보수작업을 수행 중이던 사내하청 노동자 고 이동우님이 크레인 안전벨트에 몸이 휘감겨 질식사망했다. 현장에는 안전담당자가 배치되지 않았고, 기계장치의 유지보수작업 중 반드시 지켜야 할 전원 차단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기계의 정비, 수리, 교체 또는 조정작업을 할 때에 노동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해야 하고, 기계의 운전을 정지한 경우에 다른 사람이 그 기계를 운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계의 기동장치에 잠금장치를 하고 그 열쇠를 관리하거나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방호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도 동국제강은 보수작업에 투입된 하청노동자에 대해 이 같은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했다. 동국제강 경영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명백한 사건이었다. 

 

동국제강의 경영책임자는 누구인가. 동국제강 법인등기부에는 장세욱과 김연극 두 사람이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그러나 회사 경영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과 직무 책임도 등을 따져보면 창업주에 이어 ‘오너 경영체제’를 승계하고 있는 장세욱 대표이사의 역할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만약 경영책임자가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제대로 구축했더라면 이동우 님의 죽음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기에, 고 이동우 노동자의 산재사망에 있어 동국제강의 실질적 경영책임자인 장세욱 대표이사의 죄는 결코 가볍지 않다. 

 

문제는 이 사건 수사를 맡은 당국의 의지와 태도이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대구지검포항지청은 사고 발생 10개월이 지나도록 내사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중대재해 책임자들에 대한 입건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그러다가 지난 2월 14일에 이르러서야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가 이뤄졌다. 송치 대상에는 장세욱 대표이사가 빠져 있었다. 사실상 ‘바지사장’에 불과한 김연극 대표이사와 포항공장 공장장, 하청업체 대표이사만 관련 혐의로 입건한 것이다.

 

우리는 검찰의 이 같은 처분이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의지 표명에 따른 것은 아닌지 자못 의심스럽기만 하다. 대구노동청이 지난해 5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음에도, 검찰은 무려 세 차례에 걸쳐 보강수사를 지시했다는 것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작년 1월 27일 이후 이 법에 의한 유죄 판결은 아직까지도 없다. 이처럼 중대재해법은 지난 1년여의 시행 기간 중 더디기만 한 수사 속도와 솜방망이 처벌의 문제로 허수아비 신세가 되었다. 
여전히 노동안전을 값비싼 비용 지출로만 여기는 자본과 그에 편승하는 정부 정책이 문제의 원인이다. 

 

동국제강 산재사망 사고에 대한 검찰의 꼬리 자르기식 수사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비용절감 논리에 사로잡힌 기업들에 대한 봐주기 수사와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된다면, 안전한 일터 만들기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 고 이동우, 고 김용균 등 기업의 탐욕에 희생된 노동자의 유족들은 법 제정 취지에 역행하는 수사와 판결 소식에, 처벌 위주의 법이 현실과 어긋난다며 개악을 서두르는 정부 행보에 깊은 좌절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이제라도 검찰은 동국제강의 실질적 경영책임자인 장세욱 대표이사를 지체 없이 입건해 제대로 수사하고, 중대재해법으로 기소해야 한다. 
나아가 중대재해법이 그 취지에 맞게 기능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엄정한 판결이 이뤄져야 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동국제강 장세욱 대표이사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유족들 곁에서 <고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 노동자 산재사망 해결촉구 지원모임>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2023년 3월 2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photo_2023-03-02_09-40-24.jpg

 

[출처: 고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노동자 산재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