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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우리의 투쟁

 

아직 끝나지 않은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투쟁

 

김진경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지부장

 

 

 

 

보라매병원은 1955년 6월 서울시에서 서울시민의 보건의료 및 의료구호 활동을 목적으로 ‘서울특별시립 영등포병원’이란 명칭으로 설립되었다. 그 후 1987년도에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고자 서울시는 서울대학교병원과 위․수탁 계약을 맺어 운영하게 되었고 1991년 보라매병원으로 이전하여 현재까지 서울대병원 소속 노동자들이 파견되어 일하고 있다.

 

4 오늘 우리의 투쟁-1 보라매병원 비정규직투쟁01.jpg

 

2020.8.12. “보라매병원 정규직 전환 이행 촉구” 천막농성 80일차 아침선전전 모습. [출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 합의 파기

 

작년 9월 3일 서울대병원 노사는 우여곡절 끝에 ‘비정규직 없는 병원’, ‘안전한 병원’을 내걸고 합의하였다. 노사합의서 6항에는 ‘위 노사합의 내용은 본원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합의를 거친 후, 서울대병원 본원, 강남센터, 보라매병원에 동일하게 적용한다. 본원 및 강남센터는 2019년 11월 1일자로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완료한다. 단, 보라매병원은 서울특별시와의 협의를 거쳐 전환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합의 이후 서울대병원 본원과 강남센터 614명 파견 용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 전환이 되었지만 보라매병원 246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보라매병원 진료예약센터와 장례식장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임에도 보라매병원은 이들을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도 “노사합의를 존중하며 노사가 논의하여 정규직전환 하면 된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보라매병원 역시 2019년 내 정규직 전환은 어렵고 2020년 3월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러나 2020년 들어 보라매병원은 “진료예약센터와 장례지도사는 정규직 전환 대상자가 아니”라며 노사합의를 파기하려 하였다.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배제하려는 보라매병원의 억지

 

진료예약센터 업무는 향후 사람이 아닌 AI(인공지능)가 대체할 것이고 장례지도사는 고도의 민간 기술을 요하므로, 정부 지침에 따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보라매병원을 찾는 많은 중·고령 환자·보호자 분들의 경우 AI와 같은 신기술을 매개로 한 진료예약이 어렵다. 그럼에도 보라매병원은 구체적 계획도 없는 자동화를 근거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진료예약 센터 노동자들에 대해 자동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어렵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을 할 수 없다”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또한 장례지도사는 처음에는 파견용역이 아니라 임대사업이라 말하더니, 거짓말이 드러나자 말을 바꿔 고도의 민간 기술을 요하는 업종이라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고도의 민간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도급 계약은 장례업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캡스텍’이라는 보안 인력 파견용역업체와 체결했다.

보라매병원도 장례식장 업무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막상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는 제외하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함께 싸워 함께 승리하겠다는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투쟁

 

작년 9월 노사합의 이후부터 지금까지 간접고용 전원 정규직 전환 합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보라매병원은 이처럼 거짓말과 억지 주장을 둘러대며 정규직 전환을 지연시키고 있다.

또한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장례식장과 진료예약센터 직종을 제외하는 것에 대해 노동조합이 동의해주면 다른 직종은 바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며 노동자 분열 획책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보라매병원 미화, 환자이송 직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병원의 분열 정책을 단호히 배척하며 함께 투쟁, 함께 정규직화를 결의하였다.

이처럼 병원의 분열 정책을 극복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로비농성을 진행했고 지난 5월부터는 천막농성으로 투쟁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보라매병원은 합의사항 이행을 거부하였고, 이러한 병원의 태도에 분노한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함께하는 투쟁으로 돌파하기 위해 7월 28일 임금인상,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 이행을 내걸고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이틀째 파업참가자는 정규직전환 노사합의 당사자인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을 만나기 위해 단체교섭 장소로 찾아가 농성에 돌입했고, 파업 11일차 서울대병원 병원장으로부터 대표자급 교섭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수 있었다.

서울대병원장으로부터 대표자급 교섭을 이끌어내었으나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는 길은 쉽지 않다. 2019년 보라매병원 정규직화의 큰 걸림돌이었던 김병관 보라매병원장이 병원 개원 이래 최초로 3연임 되었고, 노동자들의 투쟁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바람이 불어도 40도가 육박한 더위에도 변함없이 투쟁의 구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천막농성장처럼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작년 서울대병원은 차별 없는 병원,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통해 국립대병원 최초로 합의를 하였다. 서울대병원의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는 경북대병원,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 제주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학교치과병원 등 여러 국립대병원에 좋은 울림으로 작용하였다. 특히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각 국립대병원은 이번 코로나19 방역조치 때 직접고용 정규직화로 전환된 청소노동자들의 헌신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즉 “국립대병원 안에서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곧 환자의 안전”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낸 것이다.

 

20년 동안 빗장 속에 닫혀있던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정규직화의 첫 시작을 서울대병원이 열었던 만큼, 마무리도 끝까지 투쟁할 것이며, 코로나19 재난을 가장한 자본의 위협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막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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